鶴山의 草幕舍廊房

Faith - Hymn

나의 예수님

鶴山 徐 仁 2006. 4. 6. 11:59
 
 


나의 예수님


소록도 전도사님과 함께 찾았던 남성교회.
소록도에서 세 번째로 세워진
그 자그마한 교회 앞마당에 이르렀을 때,
귓가에 은은한 피아노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지. 금. 까. 지. 지. 내. 온. 것. 주. 의. 크. 신. 은. 혜. 라.”
띄엄띄엄 연주되는 피아노 소리를 따라
살며시 안으로 들어갔을 때,
나는 평생토록 지울 수 없을 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썩어 뭉그러지니 손으로, 손가락 하나 없이
팔목까지만 겨우 남은 뭉툭한 손으로
피아노를 연주하시던 할아버지.
게다가 다리마저 썩어내려
양 다리가 무릎까지 밖에 남아있지 않은 모습이었지요.
“할아버지 피아노는 어떻게 배우셨어요?”
“내가 젊은이만한 나이에 이곳에 처음 와서
여기서 예수님을 만났지.
날 피하지도, 버리지도 않는 예수님 말예요.
그게 고마워서 예수님 위해서, 이웃을 위해서
무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피아노를 배우기로 한 거예요.”

  -권오성의 ‘나는 소록도에 계신
                 예수님을 보았습니다’(낮은 울타리 4월)중에서-

나의 예수님을 고백해 봅니다.
지금까지의 내가 걸어온 길을 함께 오신 그 분.
수렁 같은 길도, 깊은 골짜기 길도,
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흑암과 같은 길
단 한번도 잡은 손을 놓지 않으신 주님.
때로 그 분의 손을 뿌리치기도 했지만
그때도 잠잠히 기다리시며 날 위해 간구하신 분.
그 분의 깊은 사랑에
나는 오늘도 붙들임 바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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