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2008학년도 입시에서 수능시험을 자격고사화 하고 논술과 면접 비중을 크게 늘리기로 함에 따라 주요 사립대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서울대의 새 논술 문제 유형이 `변형된 본고사' 논란으로 교육부와 갈등을 빚을 우려마저 낳고 있어서 사립 대학들의 고민은 더 크다.
대학들은 서울대의 입시안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자체 평가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데는 뜻을 같이 하고 있어서 새 입시안이 `논술ㆍ면접 강화'라는 대세를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주요 사립대 행보 = 연세대와 이화여대, 서강대와 성균관대 입학처장들은 지난달 30일 저녁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나 서울대 입시안과 각 대학의 입시안 향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서 처장들은 "내신이나 논술ㆍ면접, 수능 등 특정 전형요소의 반영비율을 급격히 늘리지 않기로 한다"는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내신을 포함해 특정 전형요소의 반영비율을 급격히 늘리거나 줄이지 않겠다는 것이지만 사실상 수능 9등급제로 수능 변별력이 약한 상황에서 내신 반영비율을 유지한다는 것은 사실상 논술ㆍ면접의 강화를 의미한다.
모임에 참석한 한 입학처장은 "내신이든 논술이든 갑자기 반영비율을 큰 폭으로 올리면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할 뿐만 아니라 논술 사교육 시장으로 학생들이 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처장들은 이 뿐만 아니라 "내신은 주요과목 위주로 반영한다"는 데에도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일부 과목의 경우 내신에 포함되지 않거나 포함되더라도 최소 비율로 반영돼 수험생들의 입시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이르면 다음주 윤곽 = 연세대 박진배 입학처장은 "서울대의 입시안과 무관하게 우리가 준비해온 2008학년도 입시안의 윤곽을 이르면 다음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처장은 그러나 새 입시안이 서울대와 같은 방향을 택할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서울대를 의식하지 않고 백지 상태에서 준비했고 결과는 (서울대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화여대 박동숙 입학처장은 `논술ㆍ면접'의 역할이 더 커지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당초 교육부 요구대로 9월 이후 새 입시안을 발표하려 했지만 고1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큰 만큼 준비가 되는대로 이달 중이라도 새 입시안의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고려대 김인묵 입학처장은 "내신ㆍ수능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학생을 거를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한데 서울대는 그 방법으로 논술을 택한 것"이라며 "고대는 논술은 당연히 포함되고 토플과 같은 자격시험도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특목고-일반고 희비 엇갈려 = 내신 강화를 골자로 한 2008학년도 입시안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듯 했던 특목고는 서울대를 포함한 주요 대학들의 논술ㆍ면접 강화 분위기를 크게 반기고 있다.
대원외고 강신일 교무부장은 "수능 변별력도 떨어지고 학교간 학력차도 실존하기 때문에 입시제도가 그대로 가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며 "연고대 등 주요 사립대는 서울대보다 더 자유로운 입시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 외고 학생은 홈페이지에 `가뭄에 단 비'라는 표현을 써가며 서울대의 방침을 환영했다.
그러나 내신 점수를 잘 받기 위해 특목고 진학 실력을 갖추고도 일반고로 바꾼 학생과 학부모들은 특목고 학생들과 논술 실력을 겨뤄야하는 새 부담을 안게 됐다.
건대부고 윤경춘 교사는 "본고사라는 말은 쓰지 않아도 결국 본고사 형태로 가게 될 것"이라며 "일반고 학생들은 아무래도 불리함을 감수해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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