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2중대' 발언에 민주·민노 '발끈'

야 4당 원내대표 회담 결과와 관련,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을 ‘한나라당 2중대’에 비유한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이 이들 두 당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이화영 의원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회의를 통해 전날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한나라당과 함께 ‘최연희 의원 사퇴 촉구 결의안’을 내기로 하고 이해찬 전 총리 골프 파문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키로 한 데 대해 “민주당, 민주노동당이 ‘원내교섭단체 요건 완화’라는 ‘떡’을 기대하고 자신들의 정체성과 어긋나게 한나라당과 공조를 매우 튼튼하게 하고 있어 유감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총리가 사퇴한 마당에 정치공세에 불과한 한나라당의 ‘골프 파문 국정조사’ 요구에 민주당과 민노당이 동조하는 등 ‘한나라당 2중대’로 전락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며 “두 당의 이 같은 처사는 매우 옹졸하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각각 논평과 브리핑 등을 통해 이 의원의 발언은 “이성을 잃은 망언”이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어제(15일)는 열린당 의원들이 분풀이하듯 벌 떼처럼 고건 전 총리를 공격하더니, 오늘은 이화영 의원이 민주당과 민노당을 ‘한나라당 2중대’로 비하했다”면서 “열린당이 이해찬 총리 골프사건의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원내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기대하고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공조키로 했다‘는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지난 16대 국회에서부터 줄곧 국회 교섭단체 요건을 완화하자고 주장해 왔다”며 열린당 정동영 의장의 이날 방송기자클럽 토론회 발언을 빌어 “‘정치가 크게 어렵지 않다’고 해도 세치 혀만으로 되는 게 아니란 점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우리는 열린당이 지난해 한나라당과 ‘대연정’하자고 애걸복걸하던 애절한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 또한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교섭단체 요건 완화가 민노당에게 한 조각 ‘떡’이 될 수 있겠다”면서도 “엄청난 국고보조금과 각종 특혜조치를 ‘시루떡’ 채로 끌어안고 있으면서 국민들에게 근심과 걱정만을 안겨주는 거대 양당이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이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여당으로서 온갖 특혜를 누리면서도 정체성도 계획도 의지도 없는 열린당은 아예 ‘떡집’을 차린 셈이다”며 “열린당은 이미 한나라당과 다를 바 없는 한 통속 정당이고, 본부중대-2중대를 가릴 수조차 없을 만큼 하나로 가고 있다. 그런 열린당이 최연희 사퇴 결의안과 국정조사 공조에 대해서 민노당을 비난하는 태도는 어처구니가 없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장용석기자

입력 : 2006.03.17 11:16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