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산책 마당
이만큼 / 최영선 보고 싶었어라는 말 앞에선 맑은 하늘빛이 찰랑대는 듯 하고 너를 좋아해라는 말 사이에 다소 곶이 놓이면 폴짝폴짝 징검다리 뛰는 기분이 든다 맨발로 뛰어든 계곡물에 찰방찰방 물장구치는 소리가 묻어날 것 같고 좋은 친구가 무척 그리운 날은 마음속으로 조용히 이만큼 이만큼 속삭이면 두 팔을 크게 벌리고 싶어진다 너를 만나 행복하듯이 이만큼 행복하듯이 한꺼번에 터져 버릴 것 같은 지금 이 기분 한 톨 한 톨 정다운 추억들이 아름답고 문득문득 이만큼 하면 향기가 솔솔 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