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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際.經濟 關係

[스크랩] 중국 노인들의 다양한 여가생활

鶴山 徐 仁 2006. 1. 20. 19:31

중국 노인들의 다양한 여가생활


   설날이 되려면 아직도 일주일이 넘게 남았는데, 북경은 벌써부터 밤낮으로 폭죽을 터뜨리고 있네요. 동네의 어귀마다 어린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폭죽놀이에 열중입니다. 가느다란 막대 폭죽을 땅에 심어놓고 불을 붙인 후, 고사리 같은 두 손으로 귀를 꽉 막고 있네요.

   한편, 모두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조용한 휴식을 취할 무렵, 짙은 어둠이 깔려 있는 밤하늘로 누군가가 웅장한 소리를 동반한 화려한 폭죽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작은 소리에도 민감한 블로그 안주인은 폭죽 소리에 화들짝 놀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랍니다. 앞으로 한 달 정도는 이렇게 콩을 볶는 듯한 소리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전에도 이야기 드렸지만, 올 해부터는 북경시내에서 폭죽 터트리는 것을 허용한지라, 예전처럼 사람들이 몰래 폭죽을 터트리고 도망가면 동네 경비원이 “짠쭈(站住 - 게 섰거라!)”하고 외치며 쫒아가는 추격전은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갑자기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네요. 하하~


   오늘은 전에도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 노인 분들의 여가생활(중국 노인들의 여가생활 ← 클릭하세요)에 이어 한 겨울의 추위를 여가생활로 이겨내시는 노인 분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현대사회는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고령층의 인구가 늘어나면서 각 국가들은 이에 대비한 각종 정책들을 수립하고 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 한국에서 지하철 무임승차권을 자율적으로 시행해 본 결과 그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접한 적이 있습니다. 자율이라는 것이 우리에게는 아직도 낯선가 봅니다. 

   중국도 점차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복리후생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현재 정년퇴임하신 분들에게는 이미 기본적으로 (소속되었던 직장에서 분배한)집이 평생토록 보장됩니다. 그리고 매달 연금식으로 생활비가 지급됩니다. 물론 직장에 다닐 때 보다야 적겠지만, 그렇다고 터무니없이 적은 것도 아닌 충분한 생활을 영유할 수 있을 정도의 연금이 나온답니다. 아울러 곳곳에 노인 분들을 위한 복지시설(공원, 노인정, 체육시설 등등)을 건립하고, 다양한 행사 등을 개최한답니다.

 

   그동안 우리 블로그 부부가 중국에 살면서 체험한 바로는 한국보다 오히려 중국이 노인 분들을 위한 복리후생이 체계적으로 더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국이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으로서 어른에 대한 예절(禮節)이 깍듯하다는 사실은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정신적인 이상(理想)의 추구 보다는 현실적인 제도(복리후생)가 뒷받침되어야 진정한 동방예의지국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럼, 중국의 노인 분들은 어떻게 황혼을 보내고 계실까요?

   그야말로 다양한 취미생활들을 하시며 여생을 즐겁게 보내시고 계신답니다.

   그동안 우리 블로그 부부가 북경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만나 뵌 노인 분들을 카메라에 담아보았습니다. 저희와 함께 노인 분들의 생활 속으로 한 번 들어가 보실까요?

 

   거동이 불편하신 듯 지팡이를 벗 삼아 어디론가 가시는 할아버지.

   날씨가 춥다고 집안에만 계시는 것보다 이렇게 산책을 하시는 것이 건강에도 좋으실 듯...

 

   공원마다 이렇게 정년퇴임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모이셔서 다양한 활동들을 도모(?)하고 계시네요.

   도대체 무엇을 하시고 계시는 걸까요?

 

   카드놀이에 열중하고 계셨군요. 구체적으로 어떤 놀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놀이방식이 ‘원 카드’하고 비슷한 것 같습니다.

   남녀평등을 중시하는 중국이라 그런지 이런 카드놀이에도 남녀 구분이 없네요. 하하~

 

   또 다른 한쪽에서는 좀 더 활동적으로 할아버지와 젊은(?) 누님들께서 정열적으로 춤을 추고 계시네요.

   할아버지 좋으시겠당~

 

   또 다른 한 쪽에서는 다양한 연령층의 연주자가 모여 악단을 이루고 있네요.

   맨 왼쪽의 군용 모자를 쓰신 분이 악단장(樂團長) 같습니다. 중국의 전통악기와 서구의 악기가 조화를 이뤄 멋진 화음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왼쪽에서 두 번째 담배를 물고 기타를 치시는 할아버지께서는 상당히 세련되셨네요. 아마도 과거에 통기타로 많은 여성분들을 울리셨을 듯... 하하~

 

   연주가 있으니 노래가 빠질 수 없군요.

   또 다른 한 쪽 옆에서는 이렇게 직접 앰프와 마이크를 들고 나오셔서 많은 대중 앞에서 한 곡조 뽑고 계십니다. 혹 예전에 한 소리 하셨던 가수가 아니셨는지...

 

   겨울철 여가활동으로 얼음낚시가 빠질 수 없겠지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고기가 아니라 세월을 낚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추위와 바람에도 아랑곳 하지 않으시고 연을 날리고 계십니다.

   사실 연을 멀리 날리다 보면 이것도 적지 않은 운동이 된답니다. 더욱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계시면, 노안(老眼)도 어느 정도 예방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저 멀리 창공에 떠 있는 할아버지의 “라오잉(老鷹 - 매)” 연(鳶).

   얼핏 보면, 진짜 새처럼 보인답니다. 오른쪽에 작게 보이는 것은 혹시 비행기?

   하하~ 이것도 역시 연(鳶)이랍니다.

 

   위에서는 가짜 새를 날리시더니, 여기서는 진짜 새를 날리시려나 봅니다.

   어떻게 새를 날리실까요?

 

   먼저 새를 힘차게 상공으로 날려 보낸 후, 할아버지는 입에 대롱을 물고 그 안에 하얀 구슬을 넣어 하늘을 향해 세게 분답니다. 그러면 새는 허공에 떠있는 하얀 구슬을 바로 낚아채고는 다시 할아버지의 품으로 돌아옵니다.

   새가 도망가지도 않고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면,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중국 노인 분들이 가장 즐겨하시는 취미거리 중의 하나가 바로 새를 키우는 것입니다.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시면 항상 이렇게 새장을 들고 나가시지요. 어떤 분들은 한 번에 4개의 새장을 들고 다니시기도 한답니다.

 

   동네 운동기구 옆에 설치된 알록달록한 붙박이 장기판에서 장기를 두고 계시네요.

   길을 가던 젊은이가 유심히 관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혹 훈수라도 잘못 두게 되면 곰방대로 한 대 맞지 않을까 싶네요. 하하~

 

   공원의 한쪽에서는 열심히 태극검(太極劍)을 연마하고 계시네요.

   혹 할머니가 너무 예쁘셔서 추파를 던지시는 할아버지들을 막기 위한 호신용?

 

   벽을 마주하고 혼자 테니스를 치고 계십니다.

   면벽 수행이 아니라, 면벽 테니스를 치시네요. 인적도 드문 곳에서 이렇게 혼자 치시는 것을 보니 조금은 안쓰럽네요.

 

 

   할아버지들께서 “먼치우(門球 - 게이트 볼)” 게임을 즐기고 계시네요.

   예전에 한국에서도 노인 분들께서 ‘게이트 볼’ 게임 하시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 게임이 연세가 드신 분들께 더 적합한 운동인가 봅니다.

 

   저녁노을을 뒤로 하고 황혼의 뒷길을 걸어가고 계시는 어느 노부부의 뒷모습.

   할머니께서는 몸이 불편하신지 휠체어에 앉으시고, 할아버지께서 할머니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뒤에서 밀고 계시네요.

   반평생을 동고동락(同苦同樂)하시며 함께 살아오신 두 분. 지금은 한 분이 몸이 불편하셔도 또 다른 한 분은 이렇게 손과 발이 되어 곁을 지켜 주시는 모습을 보니, 왠지 마음 한 켠이 울컥해지네요.

 

   할아버지, 할머니 건강하시고 두 분 행복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출처 : 블로그 > 중국에서 살아가기 | 글쓴이 : cass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