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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엽수가 주를 이뤄 단풍빛이 유난히 좋은 제2관문 부근 조곡골 산길의 단풍빛. |
문경새재계곡은 단풍 산행지로는 아직 이름이 덜 알려진 편이다. 하지만, 계곡가 숲속 여기저기 굵은 단풍나무가 섰고, 탐승로를 따라서는
인공식재한 단풍나무가 줄을 이었으며, 단풍나무는 아니지만 붉고 화사한 빛을 보이는 활엽수림이 우거져 매우 화사한 가을 풍경을 연출한다.
문경산악구조대원들은 “여기 사람들은 단풍 구경하러 우정 내장산이나 설악산 갈 필요를 못 느낄 정도”라고 새재계곡의 가을 풍치를
자랑한다. 자기 고장 자랑이니 100% 믿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렇게 자찬할 정도라면 제법 볼 만하지 않을까 싶다.
문경새재계곡에서 단풍빛은 용추부터 동화원 어간이 특히 아름답다. 큰 나무들을 남기고 잡목들을 모두 쳐내어 숲이 시원스러우며,
아름다운 단풍색도 잘 드러난다. 계곡가쪽으로도 색감이 좋다고 한다. 새재계곡은 커다란 암반과 주변의 여러 깊은 산속으로 갈래진 지류가 무수히
많아 늘 수량이 풍부한 계곡이다. 검게 용틀임한 장송이 선 옛 정자 교귀정, 드라마 왕건에서 궁예가 마지막을 맞는 장면을 촬영한 곳인 절경의
용추 암반 등으로 장식되어 있기도 하다.
문경산악구조대장을 오랫동안 맡았던 김동욱씨는 “새재계곡에 내장산처럼 붉고 화려한
단풍나무는 별로 없지만, 잎이 아름답게 물드는 활엽수종이 많다”며 문경 산꾼들이 ‘2관문계곡’이라 부르는 제2관문인 조곡관에서 주흘산정으로
이어지는 계곡의 가을풍치를 특히 아름다운 것으로 꼽는다.
조령 제1관문(주흘관)에서 산행을 시작, 주흘산 정상을 지나 제2관문으로
하산하는 산행이 이 지역에서 택할 수 있는 최상급의 가을산행 코스라고 그는 말한다. 그외, 주흘산에서 곧장 부봉까지 가서 동화원으로 하산하는
6~7시간 걸리는 다소 긴 종주도 좋다고 한다. 위에서 내려다보며 즐기는 가을 풍치는 조령산 종주 코스가 으뜸이라고 한다.
절정기는 10월20일부터 열흘
새재계곡의 단풍 절정기는 10월20일부터 말까지의 약 열흘간.
이중 하루를 택해 새재계곡을 경유하는 조령산이나 주흘산, 혹은 부봉 산행을 한 번 즐겨보자. 계곡을 길게 걷고 싶다면 동화원까지 가서 부봉만
살짝 돌아오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새재계곡 길은 깔끔한 마사토 흙길로, 맨발로 걸어 오르는 사람도 많다. 문경시가 맨발 등산객들을 위해
조성하고 가꾸어온 ‘맨발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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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재계곡의 청류와 어우리전 단풍. | 부봉은 문경새재 도립공원 가운데에 6개 암봉으로
이루어진 산이다. 멀리서 볼 때 가마솥을 엎어놓은 것 같은 형국이란 뜻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이 암봉 능선을 가며 내려다보는 새재계곡의 가을빛이
또한 기막히다는 문경 꾼들 말이다.
부봉의 6개 봉우리는 동쪽부터 시작해 각각 제1, 2, 3, 4, 5, 6봉으로 부른다. 해발 높이도 제1봉 921m, 제2봉 935m,
제6봉 919m 등으로 모두 비슷하다. 이 6개봉을 차례로 밟으며 가는 것이 상례다. 안전로프도 대개는 이렇게 동쪽으로 서쪽으로 가기에 편하고
안전하게끔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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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령 제2관문. | 새재계곡을 주욱 따라 올라가노라면 제2관문 지나
동화원휴게소(054-571-2554)란 곳에 다다른다. 주등산로에서 오른쪽으로 슬며시 비켜선 이 음식점에서 부봉 산행을 시작하고 끝맺는다.
동화원휴게소 뒷길로 돌아들어 ‘부봉 2.2km’ 팻말을 지나 골짜기 안으로 접어든다.
동화원에서 40여 분 걸으면 통바람이
넘나드는 산성 동문 위에 다다른다. 여기서 오른쪽이 부봉 방향으로, 능선을 20분쯤 오르면 가파른 암벽이 시작된다. 각 봉마다 급경사지엔 매듭을
지은 밧줄이 매어져 있다. 간혹은 밧줄을 잡고도 오르기가 까다로운 데가 있으므로 노약자는 산행을 삼가야 한다. 알바위 암봉으로 치솟은 부봉의 각
봉우리마다에서 내려다뵈는 새재계곡의 가을 경치는 줄곧 시선을 빼앗는다.
제5봉 오름길은 부봉에서 가장 위태로운 구간으로, 좌우로
펼쳐지는 경치도 그만큼 좋다. ‘제2관문 2.5km, 동화원 2km’ 팻말이 선 제6봉 전의 네 갈래 길목에서 왼쪽으로 하산해도 된다. 그러나
제6봉 정상이 최고의 조망을 보이므로 반드시 올라본다.
제6봉은 정상에 멋진 낙락장송을 왕관인양 얹고 있기도 하다. 이 장송을
지나 정상을 넘어서면 다시 동화원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타난다.
교통
중부내륙고속국도로 가다가 문경새재 나들목으로 나오면 이내 신설 4차선 3번
국도를 만난다. 이후 5km쯤 북상하다가 우측 도로로 빠져 2km쯤 올라가면 문경새재 도립공원 입구다. 서울→문경
동서울종합터미널(02-446-8000 ARS)에서 30~40분 간격(06:20~20:00)으로 직행 또는 고속버스 운행. 2시간40분 소요.
문경→문경새재 도립공원(제1관문) 시외버스정류장(054-571-0343)에서 1일 16회(07:20~18:50) 운행. 5분 소요.
숙박
새재 도립공원 입구에 문경관광호텔(054-571-8001),
문경새재유스호스텔(571-5533), 초원민박(054-571-1760), 새재모텔(571-1919), 목련가든(572-1940) 등이
있다.
먹거리
문경새재 도립공원 관리사무소 근처 식당가에 있는
왕건식당은 각종 찌개류를 맛있게 하며 조식도 된다(054-571-8823). 깊은산속 화로구이는 활성탄과 목초액을 먹여 키운 돼지고기 생삼겹살과
7가지 한약재를 사용한 갖은 양념과 참숯불로 유명하다(054-571-7978).
문경종합온천
한 번에 두 가지의 온천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온천장이다. 지하 900m의
화강암층과 석회암층 사이에서는 칼슘중탄산천, 지하 750m 화강암층에서는 알칼리성 유황천이 분출된다고 한다. 알레르기성 피부염, 병후 회복,
피부미용 등에 좋다고 한다. 입욕시간 06:00~20:00, 입욕료 어른 6,000원, 어린이(7세 미만) 5,000원. 전화
054-571-800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