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鶴山의 넋두리

총체적 위기의 우리 사회를 보면서

鶴山 徐 仁 2005. 12. 30. 19:37

나라의 리더가 자신의 몫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그릇이고 보니 온 나라의 곳곳에서 날이 날마다 어수선하고 소란스러워 이 나라의 앞날이 어떻게 어디로 갈려고 하는지 도대체 갈피를 잡을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으나 그렇다고 뾰족하게 누구 한 사람이라도 이 난국을 바른 방향으로 제대로 이끌어 갈만한 대들보 역할을 할만한 인물 조차 찾기도 어려운 세상에 이르고 보니 이게 우리의 국운(國運)의 한계인가 하고  생각을 하면 한심하고 개탄스럽고 울분이 치솟는다.

요즘 우리 사회는 어찌 된 영문인지 법치국가의 근본 틀은 허물어지고 사라져 가는 행태가 만연하여, 사사건건 법은 뒷 전이고 목소리 큰 놈들이 판을 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법이야 어떻던 집단으로 목소리만 크면 그것이 잘 먹혀 들고 있으니, 이 나라 이 사회 속에서 무엇인들 하나라도 이 판국에 제대로 정상적으로 돌아가길 기대할 수 있겠는가?

재야 시절에는 말 잘하는 사람으로 한 때는 청문회 스타라는 이름으로 뜨기도 했던 리더께선 지금도 사탕발림의 임기언변술은 여전히 살아서 통치권 행사에서도 곧 잘 병주고 약주는 식의 연기는 숙달이 된 탓인지 거부감 없이 서슴치 않고 잘 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경찰청장 사퇴 종용에 앞서 농민의 아들인 그가 머리 숙여 사과를 하면서, 경찰청장의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경찰청장은 임기직이므로 자신이 짜를 수는 없다는 묘한 술수로 나오는 행태는 역시 그의 숨은 면모가 잘 들어나는 한 단면으로 각인되고도 남음이 있을 것 같다.

그가 사과문을 발표하고난 이후에 연이어 그의 여당 추종자들은 곧 바로 경찰청장의 자진사태를 은근히 압박하여, 오늘 드디어 경찰청장의 자진사퇴를 이끌어 내고, 퇴임식은 역대 어느 청장의 퇴임식에서도 보기드문 눈물바다를 이룬 것을 그 역시 보았을 터이니 어떤 처신이 올바른 것인가는 스스로 현명하게 결론을 얻을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경찰청에서는 부당한 처사에 의해 사임하는 청장의 퇴임식이 서울 본청과 서울지방청에서 이루어지는 판국에 국회에서는 민생국회라는 이름을 빌고 핑게 삼아 국가의 중대사안인 국가예산을 거대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파행으로 단 10분 만에 처리하는 방망이를 두들기고 있는 꼴이라니 열우당은 해도 해도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들은 자신들의 의지에 따라 세상이 돌아갈 것으로 착각하고 그들을 적대시 하는 눈초리로 보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을 얼마나 얕보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도가 지나치면 스스로 화를 자초해 부른다는 세상 돌아가는 진리를 아무리 무지하다고 해도 조금은 알고 있을 터이라 믿는다. 아무리 권모술수로 국민들을 현혹시키고자 애를 쓴다고 해도 이제는 때가 늦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고, 더 버티어 보았자 마지막 발악의 행태도 머지 않아 그 끝이 나타나리라고 확신하기에 그들의 말로가 눈에 선하게 보이는 것 같다.

새해는 '개띠'의 해인데, 미친 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생각이 너무나도 절실하게 떠오른다. 하지만, 개띠의 해를 앞두고 군에서 운용하고 있는 '군견(軍犬)'에 대한 얘기가 한 신문의 기사를 통해 소개 된 것을 보니, 양심적 병력거부라는 말이 또 다시 이 노병의 가슴을 짓누른다.

하물며 이 땅에서는 개도 국방의 소임을 수행하는 마당에 종교를 이유로 병력을 거부하는 무리들이 아직도 우리와 함께 이 사회에서 살고 있다니, 그리고 이보다 더 미운 것은 이들에 동조하고 편승하는 자들이다. 그 대표적인 자가 바로 그 누구도 아닌, 인사(人事)에서는 특별히 코드를 강조하는 이 나라의 리더가 자신의 코드에  아주 잘 맞는 인물을 뽑아 앉혀 놓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6일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헌법과 국제규약상 양심의 자유의 보호 범위 내에 있다며 국회의장과 국방부장관에게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도록 권고했다. 인권위의 이런 인정·권고는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공인한 것으로 코 앞의 적을 두고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수행해야 할 국방의 신성한 의무는 망각한 처사로서 이 사회에서 향후 또 다른 하나의 큰 갈등을 일으킬 씨앗을 뿌리고 있는 짓이며 장차 이와 관련하여 많은 파문을 유발하게 될 것이다. 이 번의 사태는 양심적 병력거부를 공적으로 유권해석하여 정당화시키고, 바로 이에 짝짝궁 하여 열우당 일부 극열 의원들은 이를 학수고대하며 기다렸다는듯이 당장에 대체입법을 거론하고 있으니, 앞으로 군대에 가지 않을 소위 양심적 병력거부자가 되기 위한 무리들이 몰려들 모기독교 종교집단은 교회건물을 미리부터 증축하고 새 신도들을 받을 차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다른 기독교 종단도 국기에 대한 예와 집총거부를 새로운 교리에 넣어서 양심적 병력거부를 주창하지 않는다면 청년 남성 신도들은 병력면제교파로 이동해 가버리고, 젊은 여성들만이 기존 기독교회로 가는 양상이 나타나지 않을 까 벌써 부터 밑그림이 좀 보이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현역 대대장으로 복무 중일 때 그 교파와는 인연 아닌 악연이 좀 있다. 입대 후 수년 간 멀쩡하게 모범적으로 잘 근무하고 있던 대대의 초급하사관(지금의 부사관) 한 명이 결혼을 하기 위해 교제하기 시작한 한 여성의 전도에 따라 그 문제의 교에 들어간 후로 국기에 대한 예를 표할 수 없다느니, 집총을 할 수 없다느니 하여 한 동안 머리가 아팠던 적이 있기 때문에 몇 십년이 지난 지금에도 이 문제와 관련한 보도를 접하자 흥분을 감출 수가 없다. 현실 사회와 근본적으로는 내세를 추구하고 있는 종교라는 양립성의 분기점을 구분하여 사고하지 못하는 집단과는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심정이다. 장차 이 문제는 양심적 병력거부와 아님 이와는 대칭이 아니라 상관적 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는 비양심적 병력거부자를 어떻게 판별 할 것인지도 예의 주시해 볼만한 대목이라고 여겨진다.

어쨌던 요즘 이 사회는 경제적 상황 뿐만 아니라 이념적 갈등에다가 여기 저기서 피켓을 들고, 쇠파이프에다가 죽창, 몽둥이를 들고  나서서 폭력으로 공권력을 비웃는 집단 이기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이니, 속칭 개판이라고들 하는 정치판 뿐만 아니라 각 부문 별로 어느 한 곳 문제가 아닌 곳이 없는 것 같다. 연일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황우석교수의 문제도 현재 이 사회에서 함께 공생하고 있는 우리들은 모두 빠지고 어찌 그 한 사람에게만 돌 팔매질을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다. 실상 이 나라 이 사회 속에서 자신있게 어느 한 가지 하나라도 온전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되 묻고 싶을 뿐이다. 삐딱한 사고로 한 쪽으로만 기우러진 무리들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 누구인들 총체적인 사회적 위기가 도래하고 있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만 움직일 것인지, 아님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그냥 듣고 보고만 있을 것인지의 판단은 우리들 가운데 그나마 정상적 사고를 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제발 누가 좀 일어나 이 위기의 돌파구를 헤쳐 나가기 위한 길을 찾는데 선도적으로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설 수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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