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스크랩] 1907년 한국의 <자유론>

鶴山 徐 仁 2005. 12. 26. 18:23

아래는 대한매일신보(大韓每日申報)에 실렸던 19071213일자 논설입니다. 그 글을 사진으로 옮겨 놓은 다음, 원문을 살리면서도 내용을 알기 쉽게 하기 위해 요즘 말로 조금 풀어써 본 것입니다.

 

글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본에게 외교권을 잃고 (1905년) 이젠 국권을 송두리째 빼앗길 (1910년) 위기에 처한 대한 제국의 앞날을 걱정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래서 나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백성 한사람 한사람이 자기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고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98년 전의 이 글이 요즘 한국 사람들에게 주는 뜻은 무엇일까요? 2005년을 사는 우리는 1907년에 이 글을 쓴 필자에게 '우리는 당신이 1백년 전에 당부한 것을 충실히 행동으로 옮기고 있습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글쎄요...^^ (평).

 

 

 

논설: 자유론

 

한 사람은 한 사람의 권리가 있고 한 나라는 한 나라의 권리가 있습니다. 만일 한 나라가 그 나라의 권리를 자유롭게 행사하지 못하면 다른 나라들이 그 나라를 나라로 대접하지 않고, 한 사람이 자기 권리를 자유롭게 행사하지 못하면 사람이 그 사람을 사람으로 대접하지 않습니다.

 

요즘 우리 한국 사람들도 자유권을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자유권을 말하는 사람들이 과연 자유권이 어떤 것인 줄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행동하는 것을 보면 남에게 아첨이나 하여 벼슬을 구하고, 사람을 속여 재물을 모으고, 지위가 조금 높고 재산이 조금 넉넉하면 자기 밖에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다른 사람을 멸시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자유일까요? 나라는 다 팔아먹고 백성은 다 망해 버려도 자기만 넉넉해서 기생 춤이나 보고 화투판에 몇 백원 몇 천원씩 쓰고 다니는 것이 자유일까요? 나라의 권리는 털끝 만한 것까지도 모두 남에게 줘버리고 그들에게 날마다 갖다가 바칩니다. 그러고도 오히려 모자라서...

 

 

...뇌물을 쓰고 그 지위와 권리를 잃지 않으려고 밤낮 애를 씁니다. 이런 것을 가리켜 속담에 이르기를 배를 주고 배속을 빌어먹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것을 다 자유라고 할 수 있을까요?

 

자유권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하나님이 내려 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천자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다 각각 정한 권한이 있어서 털끝 하나 만큼도 서로 빼앗지 못하는 것이 바로 자유권입니다. 그러므로 남의 권리를 빼앗는 사람은 하나님을 어기는 사람이고, 자기의 권리를 남에게 넘기는 사람은 하나님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입니다.

 

권리라는 것은 그 무겁고 가벼움을 따져서 적당하게 사용하고 더하고 덜한 것을 평균낸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내가 가진 것을 내 마음대로 쓰는 것이 자유라고 해서, 기탄없이 마음대로 술이나 취하고, 남의 옷차림을 망쳐놓기도 하고, 남의 명예도 손상하고, 자기 가산을 탕진하고, 자기의 사회적 지위를 해롭게 하면서도 이것이 내 자유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남들이 그 사람이 자기 자유권을 자유롭게 쓰는 것이므로 옳다고 말해 주겠습니까?

 

한 몸의 권리에도 각각 한정이 있습니다. 귀는 듣는 권리가 있고 눈은 보는 권리가 있고 입은 ...

 

 

...말하는 권리가 있고 손과 발은 운동하는 권리가 있어서 각각 제 권한이 있습니다. 그러나 귀로 음란한 소리를 듣지 않고 눈으로 악한 빛을 보지 않고 입으로 간사한 말을 하지 않고 손으로 뜨거운 불을 잡지 않고 발로 위태한 곳을 밟지 않는 법입니다. 듣고 보고 말하고 운동하는 것이 다 내가 가진 권리라고 하지만 그래도 그 권리를 그렇게 행사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것은 자유가 아니라고 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듣고 보고 말하고 운동하는 것을 반드시 적당하게 하는 것을 진짜 자유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에게 있는 권리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있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을 보면 자유의 권리를 적당하게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욕심의 노예가 되어서 자기 세력을 믿고 다른 사람을 억누르고 자기 팔 힘을 믿고 다른 사람을 핍박합니다. 이런 것은 다른 사람의 자유권을 빼앗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반드시 세력과 필 힘이 자기보다 더 센 사람을 만나면 자기의 자유권까지 빼앗기게 됩니다. 사람들이 어리석어서 이런 이치를 밝게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이 위에 계시니 어찌 그런 사람을 미워하셔서 재앙을 내리시지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자유로운 나라는 그 나라 백성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법률을 제정해 놓고 있습니다. 또 자유로운 사람은 귀와 눈과 입과 손발의 듣고 보고 말하고 운동하는 권리를 한정하기 위해 성현의 훈계를 배우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 한국 동포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의 자유권을 잃지 말아서 나라의 자유권도 회복하기를 슬피 울면서 바라는 바입니다. (끝)

 

 

평미레 옮겨서 드림

2005/10/22

 

(주의: 형광펜으로 노랗게 칠해 놓은 낱말에 너무 신경쓰시지 말기 바랍니다. 다른 목적으로 스크랩해 놓은 것을 게을러서 그대로 옮기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뿐이니까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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