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Give & Take로서의 사랑 (2)

12. Give & Take로서의 사랑 (2) | 성과♡사랑 ...... 출처: http://blog.naver.com/mirror/3001989   ▲ 뭉크 : 사춘기의 소녀는 엘렉트라 컴플렉스에서 벗어나 신체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젖가슴이 생기는 등 몸이 여성다워진다. 그에 따라 처음으로 이성에 눈을 뜬다. 그래서 정서적으로는 매우 불안정해서 곧잘 센치해지고 더러는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 ▷ 2001년 2학기 때 제 친구(?)가 OCU로 수강했던 [성과 사랑]이란 강의의 텍스트입니다. ▷ 내용은 수정하지 않았으며, 다만 글씨 크기, 색깔 등은 제가 보기 편하게 바꿨습니다. ▷ 이 문서에 대한 모든 권한은 강의를 하신 동덕여자대학교 박홍태 교수님께 있습니다. --------------------------------------------------------------------------   [성과 사랑 12] - Give & Take로서의 사랑 (2)   안녕하세요? 박홍태 교수입니다.   현재 강의 주제는 < Give & Take로서의 사랑 >입니다. 사랑이 Give & Take라면 무엇을 주고받고, 왜 주고받고, 그리고 어떻게 주고받는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지난 강의에서는 무엇과 왜의 일부분을 설명하였습니다. 오늘은 그것에 이어 왜의 세 번째 가치부터 시작하여 왜와 어떻게에 대하여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강의를 시작하겠습니다.   **********************************   셋째, 사랑은 참[眞實, 眞理]의 가치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보았듯이, 사랑의 Give & Take는 내가 줄 수 있다는 것과 상대가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동시에 충족할 때 이루어진다. 내가 줄 수 있다는 점이 사랑의 출발점이라면 상대가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사랑의 귀결점으로 사랑에서는 두 당사자들이 출발점이자 귀결점인 셈이다. 그런데 주는 것과 받는 것은 있음과 없음이라는 상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결국 있는 존재에서 출발하고 없는 존재를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둘에 공통적인 것은 존재가 된다. 그런데 존재와 관계한다는 점에서 사랑의 또다른 성격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사랑이 참의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있는 내 존재로부터 출발한다고 할 때도 그것은 거짓된 것이 아닌 참된 존재이고, 없는 상대의 존재를 채워준다고 할 때도 그것은 거짓된 것이 아닌 참된 존재인 것이다. 왜냐하면 존재 자체가 참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사랑이 참을 생산하는 과정임을 의미한다.   참을 굳이 구분하면, 존재론적 차원과 인식론적 차원을 말할 수 있는데 사랑은 그 둘을 모두 요구한다. 우선 존재론적으로 존재하는 어떤 것도 거짓으로는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거짓을 피해야 할 이유는 그것이 존재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에 수반되는 고통이란 어쩌면 참된 존재, 곧 생명을 생산하기 위한 필요조건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본디 존재는 인식을 전제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사랑에서 더욱 요구되는 것은 인식론적 참에 대한 이해이다. 인식적 참이란 사랑의 방향이 올바른 길인가 아닌가, 또 주고받는 것들이 존재에 참된 것인가 아닌가를 항상 검증할 필요가 있는데 그 필요를 충족하는 것으로서 옳은 것을 옳다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하는 是是非非의 정신을 일컫는다. 지적한 대로, 거짓으로는 어떤 존재도 충족되지 않고 또 완성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사랑의 이름으로 허위의 양산이 그치지 않는 것은 사랑이 감정의 문제로 전개되기도 하려니와 무엇보다도 是非의 정신이 실종된 결과이다. 사랑에서의 시비의 정신이란, 앞에서 사랑한다는 것은 대등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상대를 소유·지배·명령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는데 이를 위해서도 그렇고, 또한 그것은 상대를 우상화·절대화하여 그 상대를 맹목적으로 숭배·찬미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을 그 노예나 종으로 전락시키는 것도 아니라고 하였는데 이를 위해서도 그렇다. 이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랑을 검증하고 진실을 찾기 위한 조건이 된다.   3. 우리는 어떻게 < Give & Take >하는가?   이제 마지막으로 < Give & Take >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즉 사랑의 방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사랑이 특별한 관계를 함축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사랑을 하는 방식 자체가 비일상적인 특별한 방식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이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인 만큼, 아마 사랑의 방법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은 그러한 방식이 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러면 그 방식은 과연 무엇일까? 이에 대한 논의는 무엇보다도 인간의 일반적인 관계 방식에 대한 이해, 곧 인간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지금까지 인간에 대한 정의는 무수히 많다. 그런데 그 중에서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가장 보편적인 정의는 무엇인가? 보기를 들면, 인간을 정치적 존재나 종교적 존재라 했을 때, 그것은 정치적 또는 종교적 관계를 맺는 사람들에겐 적용될 수 있지만 정치와 종교의 범주에서 벗어난 사람들에겐 적용될 수 없는 정의인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들에게 포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정의는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해보면, 인간이 언어적 존재라는 것이 거기에 해당된 정의일 것이다. 언어도 로고스이고 생각도 로고스이다. 말과 글은 소리와 형태로 外化된 로고스요 생각은 침묵 속에서 일어난 內在的 로고스로서 언어와 생각이 본질적으로 같은 종류의 것이라면 인간은 어느 누구도 언어적 존재, 즉 로고스적 존재라는 범주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만일 언어를 잃어버린다고 해도 인간이라면 결코 생각이나 의식을 잃어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실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언어로써 존재하고, 언어만큼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은 누구나 말과 글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말과 글로써 서로 평가하고 평가받는다. 누구나 자기 언어의 한계를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언어는 감옥이고 절망이 되지만 언어를 통해 또한 나를 벗어나 타인에 다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그것은 해방이요 희망이 되는 것이다. 그러한 언어는 단순히 표현과 정보의 도구적 차원을 넘어 모든 사람이 지니고 있는 사람됨의 정도를 나타내주고 있다. 따라서 예컨대, 고매한 말을 하는 사람은 그의 인격이 고매함을 나타내고, 천박한 말을 하는 사람은 그의 인격이 천박함을 나타내는 것이다. 언어는 나의 모든 것이기 때문에 자기의 언어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곧 자기를 잃어버린다는 것을 의미하고, 만일 맹목적으로 남의 언어를 흉내낸다면 그것은 자신의 삶보다도 타인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을 함축한다. 내가 필히 나의 언어의 세계를 가져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고, 그런 의미에서 언어는, 하이덱거의 말처럼, 인간의 "존재의 집"이 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인간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언어적 관계인 것이다. 그 언어가 나와 너 사이에서 구체화될 때 그것은 곧 대화의 형식으로 나타나고, 언어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곧 일상생활에서 대화적 존재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바로 사랑하는 방법의 요체가 들어 있다.   인간이 본질적으로 언어적, 대화적 존재라는 점에서 인간이 추구하는 사랑도 언어와 대화의 형태를 띌 수밖에 없게 된다. 사랑은 궁극적으로 실천이지만, 그것은 행동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우선 언어에 의한 실천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대화란 비유적 의미가 아니라 실제로 구체적으로 행해지는 대화를 가리킨다. 앞에서 사랑의 검증에 대해 말하였는데, 가장 간명한 검증의 척도는 바로 대화의 유무인 것이다. 사랑한다면서 그 사이에 전혀 대화가 없다면, 그 관계를 결코 사랑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화가 반드시 사랑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대화가 없다면 사랑이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以心傳心을 하나의 대단한 대화 형식으로 보고 흔히 사랑의 방식으로 그것을 추구하려 하지만, 설사 以心傳心이 하나의 대화술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아무나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그 경지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일상에서 바람직한 것은 이른바 以心傳心을 아예 착각이나 허구로 간주하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침묵 속의 대화"라는 것도 또한 대화의 수단일 수가 없다. 구체적으로 말을 주고받는 가운데 우리가 추구하는 사랑에 관한 모든 것이 발생하고 확증되며, 그런 의미에서 사랑은 다름이 아닌 바로 (언어적)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랑은 대화의, 그 양과 질의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 바, 누구나 자신의 사랑의 정체를 알고 싶다면 그 대화의 상태를 추적하면 될 것이다.   사랑이 대화이므로 좋은 사랑을 위해서 요구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대화에 대한 전반적인 능력의 향상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습득하듯이 사랑의 대화도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서 습득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좋은 사랑이 꾸준한 연습과 훈련을 요구한다는 것을 절감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사랑을 능력의 문제보다는 대상의 문제로 보기 때문이다. 다만 좋은 상대를 만나지 못해 그렇지, 자기가 바라는 상대를 만나기만 하면 아름답고 열정적인 감격적인 사랑을 할 수 있다는 착각이야말로 인간이 지녀온 가장 오래된 착각 중에 하나일 것이다. 위대한 예술가나 운동선수가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만들어지듯이 위대한 愛人도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대화의 주제가 너무 방대하여 다 이야기할 수 없지만, 이를 위해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대화에 관한 핵심적인 두 사항이 있다. 하나는, 대화의 목적에 대해서이다. 대화의 목적에 대해 여러 가지 주장이 가능하겠지만, 사랑의 대화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대화는 대화 그 자체가 계속적으로 유지되도록 행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상대가 대답하도록 질문하고 또다시 질문할 수 있도록 대답해야 하는 것이다. 내 말로써 모든 논의에 종지부를 찍는 것은, 어떤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라면 모르겠으나 대화의 관계를 지속해야 하는 사랑의 경우에는 善이라 말하기 곤란하다. 사랑은 성취가 아니라 과정인 것이다. 다른 하나는, 대화의 주제에 대해서이다. 대화는 일반적인 것으로부터 특수한 것으로, 외연(外延)이 넓은 것으로부터 좁은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 성경의 창세기에서 하느님의 창조 과정이 빛으로부터 시작하여 창조의 궁극목적이 되는 아담과 이브가 맨나중에 이루어진 것은 (존재의) 창조과정에 대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을 말해준다. 존재를 창조하는 사랑의 과정도 결국 이 원리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정신적인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정서적인 것으로, 그리고 육체적인 것으로 나아가고 필요하다면 마지막에 섹스가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만일 정신과 정서가 없다면 곧바로 육체나 섹스로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늘날 사랑의 대화가 육체적인 것으로만 이해되는 것은 여기에 그 원인이 있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는 섹스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데, 그것은 섹스가 하나의 특수한 대화의 형식이라는 것이다. 섹스는 정복하고 정복당하는 전투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섹스에는 대화에 요구되는 제반 조건들이 또한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기존의 남녀 관계에 있어 하나의 불행이라면 섹스가 전투로 이해된 나머지, 전투에 용인된 모든 수단과 방법이 또한 섹스는 물론 사랑에도 용인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후에 사랑에 관한 가치는 사랑의 방법이 대화라는 것과 연관된다. 두 번째 사랑의 방법을 든다면 그것이 인내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사랑이 인내인 것은 그것이 생명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어머니의 임신과 출산에서 보듯이 생명에 가장 긴요한 덕목이 참고 견디는 인내이기 때문이다. 제 성질대로 해서는 결코 생명이 탄생하지 않는다. 앞에서 사랑은 대화라고 하였는데, 대화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있는 것으로서 서로 같다면 대화가 있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대화에 가장 긴요한 것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서로 다른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경청하고 거기에 대해 성심껏 답변하려는 태도로서의 인내인 것이다. 비유해서 말하면, 생명이 있는 곳엔 반드시 사계가 있는 법이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계절이 있는가 하면 가뭄과 홍수가 지고 눈보라 치는 겨울도 있는 법이다. 결실은 이 모든 과정을 무사히 통과했을 때 얻는 것이 아니던가. 그런 의미에서 인내는 사랑의 전 과정을 나타내는 가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중요한 것은 인내라고 무조건 참는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과연 인내할 때 새로운 생명의 세계가 열릴 가능성이 있느냐가 인내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적 문제가 될 것이다. 그에 대한 판단은 육체가 아닌 오직 정신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을 뿐이고, 그를 위해 여기서도 정신은 또다시 요구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랑의 가치로서 자유를 들 수 있다. 자유로움은 사랑을 통해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궁극적인 목적점이라고 하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라도 사랑은 자유 가운데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앞서 사랑의 방법이 인내라고 한 것은 그것이 생명의 요소였기 때문이었는데 여기서 자유가 요구되는 것도 또한 그것이 생명의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사랑하기 때문에 상대에게 강요 또는 억압하거나 심지어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도 억압과 폭력이 사랑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사랑하기 때문에 억압으로 모종의 관계나 물질적 지원을 요구한다는 것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분식(粉飾)한 거래일 뿐 사랑일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는 사랑하기 때문에 무한한 자유를 얻게 되는데, 때때로 우리는 그 자유가 자신의 능력에 버겁거나 또는 위기와 같은 자유에 수반된 부가적 가치가 두려워 사랑을 오히려 일종의 억압이나 구속으로 여기거나, 좀더 나은 상황이긴 하지만, 오직 의무로서의 지극한 희생이나 헌신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사랑에 헌신과 희생이 따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자유를 생산하는 헌신과 희생이어야 하는 것이다. 자유를 위한 일종의 권리로서의 헌신과 희생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사랑을 하면서 그것이 과연 정말 사랑인가 아닌가 궁금할 때가 있는데, 앞서 대화의 유무 여부가 사랑을 검증하는 방법이라고 하였는데 우선은 주관적인 관점에서 내가 진정 자유로움을 느끼는가 아닌가가 사랑을 결정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유로움을 주지 않은 사랑은 지금이라도 그만두는 것이 현명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무엇을, 왜, 어떻게 Give & Take할 것인가를 말하면서 아홉 가지의 가치를 이끌어 내었다. 여기서 말한 아홉 가지 가치 외에도 사랑을 위한 기타 다른 가치들도 요구되겠지만 그것들은 이 아홉 가지로부터 충분히 파생될 수 있는 것들이라고 하겠다.   ▼ 꾸르베 : 여자끼리 육체적인 애정을 느끼는 경우는 레즈비아니즘이라고 하는데 남자의 동성애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