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사랑의 구조와 요소

10. 사랑의 구조와 요소 | 성과♡사랑 ...... 출처: http://blog.naver.com/mirror/2817264   ▲ 트루와 : 판은 반은 염소이고 반은 사람인 반인 반수이다. 그런데도 그는 시링크스라는 요정을 사랑했다. 판이 그녀를 보고 쫓아오자 그녀는 물의신에게 살려달라고 요청을 해 갈대로 변했다. 판은 그녀를 잊을 수 없어 그 갈대로 피리를 만들어 평생 불고 다녔다. 성적도착 중에는 인간이 동물과 사랑을 하는 증상이 있는데 이 신화는 그 가능성을 상징하고 있다. -------------------------------------------------------------------------- ▷ 2001년 2학기 때 제 친구(?)가 OCU로 수강했던 [성과 사랑]이란 강의의 텍스트입니다. ▷ 내용은 수정하지 않았으며, 다만 글씨 크기, 색깔 등은 제가 보기 편하게 바꿨습니다. ▷ 이 문서에 대한 모든 권한은 강의를 하신 동덕여자대학교 박홍태 교수님께 있습니다. --------------------------------------------------------------------------   [성과 사랑 10] - 사랑의 구조와 요소   안녕하세요? 박홍태 교수입니다.   이번주 강의 주제는 사랑의 구조와 요소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사랑을 주관적인 느낌이나 감정으로 간주한 나머지 사랑이란 자기 스타일로 자기가 알아서 하는 것일 뿐 거기에 어떤 보편적인 구조나 법칙 같은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설사 사랑이 감정이라 하더라도 거기에는, 좋은 사랑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따라야 할 어떤 일정한 틀과 그것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제가 생각한 사랑의 얼개는 < Give & Take >이고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는 관계성, 생명성, 자발성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약간 사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만, 그 구조와 요소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럼, 강의를 시작하겠습니다.   *****************************   1. 사랑은 감정인가   사랑은 감정인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는 것이다. 앞에서 사랑은 느낌에서 시작한다고 이미 말한 바 있으니 그 점에서 사랑은 감정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만일 이 물음에 함축된 바가, 사랑이란 오직 감정일 뿐이고 결코 그것을 넘어선 다른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그에 대한 대답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사랑은 궁극적으로 감정을 넘어선 존재(실존)의 한 양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이 창조라면 그것은 존재에의 창조이고 자유라면 존재에의 자유일 것이며, 또한 모험이라면 존재에의 모험이고 용기라면 존재에의 용기인 것이다. 사랑이 고귀하고 위대해질 수 있는 것은 그것이 감정의 차원을 넘어 새로운 존재와 실존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랑이 감정이라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다음과 같은 비유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물이 나오지 않은 마른 펌프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그 펌프에서 물이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냥 펌프질을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물을 부어주어야 할 것이다. 물을 부으면서 펌프질을 하면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되어 있는 지하수로부터 물이 쏟아져 나오게 되는 데 감정이란 바로 마른 펌프에 맨처음 붓는 물과 같은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항이 있다. 그것은 물을 붓는다고 해서 반드시 깨끗한 물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맑은 물이 없으면 구정물도 좋고 그것도 없으면 심지어 오줌이라도 상관없다. 아무튼 온갖 종류의 물이면 되는 것인데, 이것은 사랑을 일으키는 느낌이라는 것이 반드시 어떤 특정한 느낌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함축한다. 사랑의 감정은 다양하다. 그것은 곧 사랑으로 나아가는 길은 360°열려 있다는 것으로서 어떤 사랑은 전통적인 방식대로 그리움에서 시작하겠지만 어떤 사랑은 무관심 속에서 심지어 증오로부터 돌발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어떤 대상에 대한 감정과 느낌이 무엇을 통해서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문제삼을 필요는 없다. 그 방식의 선택은 개개인의 인생관과 가치관, 또는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문제는 그것이 지하수로부터 맑은 물을 끌어올릴 수 있는가 하는 데 있는 것이다. 사랑을 오직 감정적 차원의 문제로 보는 것은 지하수로부터 물을 쏟아내지는 못하고 물붓기만을 반복하는 것과 흡사하다. 사랑의 이치를 이해하지 못한 결과이다. 사랑에서 느낌은 아주 소중한 것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느낌에 대한 태도로서 그 느낌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그 느낌을 타고 그것이 지시하는 존재의 세계로 상승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느낌은 사랑 자체가 아니라 그 사랑의 본질에 이르기 위한 길라잡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사랑은 이중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감정이 껍질이라면 존재는 그 속살로서, 감정은 존재를 둘러싸고 있으면서 그곳에 이르도록 하는 하나의 유인책 또는 일종의 통로가 되는 셈이다. 그런데 사랑을 감정 차원에서만 보는 것은 사랑의 핵심인 존재 차원을 상실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사랑이 존재인 것은 성으로부터 출발한 사랑의 본질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은 우리에게 생명을, 곧 존재(실존)를 생산·창조하거나 또는 그것을 심화· 확대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만약 감정이 사랑이 될 수 있다면 그러한 맥락에서이고, 하느님이 인간을 창조하고 인간이 아이를 낳고, 또 예술가가 작품을 생산하고 과학자가 새로운 것을 발명하는 것이 모두 사랑이 될 수 있는 것도 또한 그러한 맥락에서일 것이다. 그것과 반대로, 존재를 손상하거나 폐기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것에 플러스적으로 작용하지 않은 것은 그것이 어떤 것이라고 해도 결코 사랑이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이것이 전쟁과 강간 등 어떤 종류의 폭력도 결코 사랑이 될 수 없는 이유이다. 어떤 대중가수는 사랑을 노래한다면서 "왜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작아지는가"라고 목청이 터지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데, 어떻게 졸아드는 것이 사랑이 될 수 있겠는가? 어찌 상대의 눈치나 보고 불안해하면서 전전긍긍해 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말인가? 이러한 발상은 사랑을 감정으로만 본 결과이다. 이러한 관점에 서게 되면 더욱 강렬하고 자극적인 사랑을 위해 더욱더 그러한 종류의 감정을 생산하려고 감정을 몰아치거나 왜곡하고 조작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감정에서 오는 쾌락보다는 오히려 존재에서 오는 고통이 사랑을 확증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랑은 궁극적으로 존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2. 사랑의 구조와 요소   그러면 사랑이 단순한 감정적 차원을 넘어서 존재성을 갖는 것이라면 그것은 보편적인 의미에서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은 "그렇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사랑을 감정의 문제로 간주한 나머지 사랑에는 어떠한 보편적 법칙도 없이 주관에 따라 제멋대로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설사 사랑을 심리의 문제로 보더라도 거기엔 심리적 구조가 있을 것이요 존재의 문제로 볼 경우엔 존재의 구조가 있을 것이다. 스턴버그 같은 이는 친밀성, 열정, 결정/책임감의 삼각 개념으로 사랑을 설명하고 있는데 그의 설명이나 최근에 나타난 여타의 것들도 사랑을 대체로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미 플라톤의 {향연}에 나타나 있듯이 존재론적 차원에서의 사랑에 대한 설명은 그 역사가 사뭇 깊은데, 사랑을 궁극적으로 존재의 문제로 보는 여기에서도 존재론적인 의미에서 그 구조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여기서 제시하는 사랑의 구조는, 한마디로 말해 < Give & Take >이다. 그러나 < Give & Take >라는 것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도식이 과연 사랑에 관한 구조로서 사랑의 제반 특성뿐 아니라 기존의 여러 형태의 사랑을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하나의 틀로서의 기능 여부는 결국 < Give & Take >가 사랑과 연관하여 어떻게 설명되느냐에 달린 문제일 것이다. 지금부터 그것에 대해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우선 < Give & Take >가 세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그것은 < Give-Take >와 < & >, 그리고 그 둘 사이를 이어주고 있는 <빈 여백>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보자. 첫째, < Give-Take >는 관계맺음(또는 교환)을 나타내는 가장 일반적 방정식으로 이것은 사랑이 하나의 관계 맺는 방식임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모든 관계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사항이 전제되어 있는데, 하나는 관계 주체들의 결핍성이고 다른 하나는 그 관계맺음의 상호성이다. 관계 주체의 결핍성이란 결핍된 자만이 즉 불완전한 자만이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다. 관계란 자족하지 못하여 타자를 필요로 하는 데서 성립하는 데 관계를 맺은 만큼 그 타자에 의존됨을 의미하지만 결핍되지 않은 즉 충족된 것들은 타자를 요구할 필요도 그래서 관계를 맺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관계맺음이란 결핍을 메워 충족되기 위한 즉 완전해지기 위한 과정으로 사랑은, 말하자면, 그 한 방법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관계가 결핍된 것들 사이에서 성립한다고 했을 때. 엄밀한 의미에서 관계는 쌍방적인 것으로 일방적 관계는 엄밀한 의미에서 관계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관계란 주는 만큼 받아들이고 받아들인 만큼 주는 것인데, 주기만 하고 받지 않고 받기만 하고 주지 않는다는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관계라 할 수 없다. 관계는 대등한(이를테면, 맞서는) 관계와 종속적(이를테면, 꿀리는) 관계로 구분될 수 있는데 상호 의존하는 대등한 관계가 진정한 관계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점은 뒤의 자발성과 연관해서 생각해볼 문제이다. 오만한 자가 사랑할 수 없는 이유나 짝사랑이 좋은 사랑이 될 수 없는 이유도 다 여기에 있는 것이다. 사랑이란 무엇보다도 올바른 관계의 정립인 것이다.   둘째, < & >에 관해서이다. 사랑이 < Give-Take >의 관계라면 그 점에서 사랑은 형식상 매매(賣買)와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왜냐하면 매매도 < Give-Take >로 이루어지는 관계의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때때로 사람들이 사랑을 거래처럼 하는 이유는 < Give-Take >라는 점에서 사랑과 거래를 혼동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랑과 매매는 내용상 분명히 구분되는데 그것은 바로 Give와 Take를 매개하는 < & >의 차이 때문이다. 사실 < Give & Take >의 구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 & >이다. 그것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 Give & Take >의 성격이 결정되는데 매매의 경우에는 그것이 화폐나 물건이라고 한다면 사랑의 경우에는 생명이다. 이런 근본적인 차이 때문에 아무리 빈번하게 많은 물건들을 주고받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본질적으로 사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의 < & >는 생명성으로 사랑은 생명을 주고받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생명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랑이 (생명체를 낳는 구체적인 행위가 되는) 섹스와 혼동되는 경향이 없지 않지만, 바로 그 때문에 사랑이 화학적 변화의 관계임을 알 수 있다. 생명 발생의 원형인 정자와 난자의 결합 관계에서 보듯이 생명은 물리적 관계가 아닌 화학적 관계에서만 탄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생명이 어떤 종류의 것이냐에 따라 사랑의 성격이 또한 좌우된다. 생명이란 자체 운동 원리를 갖는 것으로서 그 원리에 의해 생명이 확산되고 그 확산과 더불어 생명의 추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에 따라 사랑의 확산과 추상도 또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신에 대한 사랑과 예술에 대한 사랑 등이 가능한 것도 이러한 확산과 추상을 통하여 거기에 또 다른 차원의 생명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Give >(또 < Take >)와 < & > 사이를 연결해 주고 있는 여백에 대해 말해보자. 위에서 볼 때 사랑이란 하나의 생명현상으로서 언제나 상호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관계성과 생명성은 서로 자신을 상대방에게 투사한다는 말인데, 그렇게 투사하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 Give & Take >에서 < Give >(또 < Take >)와 < & > 사이에 빈칸으로 존재하는 자발성이다. 자발성이란 인식과 의지가 결합함으로써 작용할 수 있는 능동적 성질로서 각 개체들이 결핍성을 뛰어넘어 서로가 서로에게 이끌리게 하는 힘이 된다. 이를테면, 관계를 더욱 관계답게 하고 생명을 더욱 생명답게 하지만 동시에 관계와 생명을 매개하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자발성이 중요한 것은,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지 않으면 생명체의 탄생이 없듯이 관계성과 생명성이 결합하지 않으면 창조적인 사랑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랑이 진정으로 사랑일 수 있는 것은 오직 자발적일 때인 것이다. 여기서 자발성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만일 사람이 혼자 있다면 자발성은 (필요)없을 것이다. 자발성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만 요구되기 때문이다. 애당초 없는 것이 작용할 리 없고, 또 설사 작용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의미 없는 것이다. 또한 살아있지 않은 것에서도 역시 자발성이 (필요)없을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그것은 오직 살아있는 것들만의 권리요 징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 타자와의 관계 >니 < 살아있음 >이니 하는 말들이 함축된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곧 < 변화 >라는 것이다. 즉, 사랑의 본질이 자발성이란 사랑의 본질이 변화에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변화하는 것이야말로 관계를 지속해야 하는 이유이고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증거가 된다. 일반적으로 사랑에서의 변화를 비지속성을 나타내는 불길한 징조로 받아들이면서, 그것을 위한 노력이 억제되고 있다. 변화가 하나의 위기이고 거기에는 언제나 위험이 동반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러나 그 위기와 위험이 바로 가능성을 가져오는 것이 아닌가. 가능성이란 것이 없다면 자발성의 작용은 전혀 무익하게 되고, 생명체가 그렇듯이 변화를 모르는 사랑은 화석화되어 생명을 잉태·출산하지도 못하게 된다. 생물학적으로 생명체는 부동(不動)의 육지가 아닌 끊임없이 파도가 치는 바다에서 탄생하였다. 파도는 바로 변화를 의미한다. 이 사실은 생명의 탄생을 위해 사랑이 어떠해야 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변화를 내포하는 자발성은 사랑을 위한 필수적 조건이 되는 것이다.   이상에서 사랑은 관계성·생명성·자발성이라는 세 요소로 구성되어 있음을 보았다. 이것들은 마치 삼각도형처럼 서로가 서로를 지탱해주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의 상태에 따라 전체의 상태가 결정되는 관계에 있게 된다. 사랑은 세 요소의 함수관계에 따라 구체적으로 그 모습이 결정된다고 하겠다. 기능적으로 말하면, 관계성은 사랑이 드러난 외적인 측면이고 생명성은 내용을 이루는 감추어진 측면이며 자발성은 그 둘을 관통하면서 하나의 유기적 전체를 이루도록 하는 통합적 측면이다. 그런데 사랑을 < Give & Take >의 형식으로 이야기할 때, 기본적으로 다음 세 가지 사항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첫째, 사랑은 항상 < Give >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이다. 만일 사랑이 장사와 같은 계량적인 관계라면 Give하고 Take하든 또 Take하고 Give하든 그 결과에 차이는 없겠지만, 사랑은 존재론적 관계이기 때문에 항상 있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하는 것이다. 이 점은 사랑의 형식으로서 < Give & Take >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적 사항으로 "Nothing comes from nothing"인 셈이다. 둘째, 흔히 사랑에서는 사랑하는 자(the lover, 고대 그리스 어로 erastes)와 사랑받는 자(the loved, eromenos)가 구별되면서 에라스테스의 능동성과 에로메노스의 수동성이 강조되어 왔는데 < Give & Take >에서는 그런 구별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사랑은 누구에게나 항상 있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요, 또 < Give & Take > 관계에서 Give와 Take가 동시에 이루어짐으로써 Give는 곧 Take를 그리고 Take는 곧 Give를 논리적으로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는 일방적으로 주고 누구는 일방적으로 받는다는 것은 일종의 권력 관계를 성립시키는 것으로서 그런 구별은 사랑이 권력에 의해 심히 오염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한 사례라고 하겠다. 셋째, 사랑이 < Give & Take >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사랑이 본질적으로 모순이라는 것이다. 사랑의 이름으로 도달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바로 이 모순을 통해서 형성된다는 것이다. 에로스의 설명에서도 언급된 사항이지만 사랑의 경우에도 이 모순을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따라서 사랑의 양상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 < Give & Take >를 < 주고 받기 >, < 주는 것 그리고 받는 것 >, < 줌 그리고 받음 > 등과 같이 우리말로 표기하지 않고 그냥 영어로 표기한 것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일 뿐만 아니라, 세 마디로 된 영어 표현이 사랑의 세 요소와 그 특성을 좀 더 분명하게 나타내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