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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조종사 비행준비실

鶴山 徐 仁 2005. 12. 10. 12:50

▲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 이틀 째인 9일 오전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 위치한 조종사 대기실이 조종사들의 발길이 끊겨 썰렁한 모습이다. 이날 파업으로 대한항공은 전체 여객ㆍ화물 항공편 편도 399편 중 252편이 결항 돼 승객들과 화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연합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사흘째…“10일·11일 하늘길 마비 사태 올 것”우려증폭
[쿠키 사회]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이 계속되면서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 평균 결항률은 회사측의 마지노선이었던 70%에 근접할 전망이다. 10일부터 연말 성수기가 시작되는데다 항공편으로 운반해야 하는 고가의 최첨단 전자제품 수출량도 연말을 맞아 폭주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와 노조는 여론의 눈치만 보고 있어 조속한 타결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3일째 날개 접은 KAL

대한항공은 주말 수송 인파가 몰리는 10일과 11일 사실상 하늘길이 마비되는 사태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10일에는 전체 388편 가운데 266편이 운항을 못해 결항률은 69%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선은 212편 중 제주행 20편만 운행돼 결항률은 무려 91%에 이른다. 국제선 화물기 역시 29편 중 암스테르담프랑크푸르트 노선 등 7편을 제외한 전편(76%)이 결항된다. 11일에도 395편 중 262편(66%)이 결항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선과 국제 화물선 결항률은 각각 90%,89%다.

때문에 휴대전화,반도체,LCD,PDP 등 첨단 전자제품을 수출하는 IT·전자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대한항공츤 IT제품 수출이 집중되는 프랑크푸르트,오사카 노선에 외국인 조종사 등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 그러나 12월은 1년 중 수출물량이 가장 집중되는 시기여서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는 예상보다 훨씬 커질 전망이다.

평행선 달리는 노사협상

노사는 파업 39시간 만인 9일 오후 14차 교섭을 재개했지만 회의는 정회,재개,정회를 반복하다 1시간여만에 결렬됐다. 영종도 대한항공 화물청사 2층에 마련된 회담장에는 노사 양측에서 5명의 교섭위원이 나와 상견례 후 곧바로 교섭에 들어갔다. 노조는 기존 임금 인상요구에서 2%P 내린 4.5%의 양보안을 제시했으나 사측은 종전 2.5%인상안을 고수해 교섭은 10여분만에 중단됐다. 회의는 노동부 박종선 노사조정과장의 설득으로 한차례 더 진행됐지만 입장차가 커 역시 20여분만에 결렬됐다.

대한항공 이종희 사장은 ‘파업참가 조종사 여러분께’라는 호소문에서 “우리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노사 모두 패자가 될 것”이라며 “파업을 풀고 업무에 북귀해 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노조는 농성장인 인천연수원으로 배달된 이 사장의 호소문 접수를 거부했다. 노조는 “사측이 진지한 협상 대신 속보이는 호소문 발표식의 언론플레이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노갈등

과장급 이하 운송직원,객실승무원,정비사 등으로 구성된 대한항공 일반직 노조가 조종사 파업에 반발하고 나서 ‘노노갈등’ 상황이 빚어졌다. 일반직 노조는 ‘조종사 노조 파업을 바라보는 일반노조의 입장’이라는 성명서에서 “한솥밥을 먹는 동료에게 영향을 미치거나 일반노조 조합원의 몫을 빼앗는 결과가 초래되서는 안된다”며 조종사의 일방적인 파업돌입을 비난했다.

일반직 노조는 2000년 복수노조 형태로 별도의 노조를 구성한 조종사들과 미묘한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조종사의 파업돌임으로 내년 초 지급받을 예정이었던 100% 성과급 지급이 취소되자 일반직 노조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일반직 노조 관계자는 “조종사의 파업은 모든 직원이 열심히 일해 벌어놓은 파이를 혼자만 독차지 하겠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인천=우성규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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