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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대에 선 호주 청년의 마지막 편지

鶴山 徐 仁 2005. 12. 10. 12:43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입력 : 2005.12.08 21:2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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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 마지막 편지
싱가포르에서 마약사범으로 붙잡혀 지난 2일 교수형에 처해진 베트남계 호주 청년 응우옌 뜨엉 반(25)이 자신의 처형을 두시간 앞두고 감방 바닥에 엎드려 쓴 마지막 편지가 8일 공개됐다.

호주 언론들에 공개된 이 편지에서 응우옌은 자신의 저지른 잘못들에 대해 진심으로 용서를 빌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결의를 밝혀 죽음 앞에서 보여준 그의 용기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있다. 다음은 편지 내용.

“사랑하는 형제자매, 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열심히 싸우고 기도해주신 여러분, 그리고 제가 상처를 주었던 모든 분들, 제발 저의 죄를 용서하시고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저의 사과를 받아들여주십시오.

이제 마지막 순간입니다. 나의 모든 것은 이제 여기에서 끝이 납니다. 제발 제가 여러분들에게 실망과 상처만 주고 떠나는 사람이 아니기를 빕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지금 내 가슴이 여러분에게 전하는 말에서 힘과 위안을 찾게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지금 여기에서 형제자매들이 저를 위해 올리는 기도 소리를 들으면서 지나간 일들과 이제 막 다가오는 일을 곰곰이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주님께로 돌아갑니다. 그 분은 우리들을 무척이나 사랑해주시고 우리 모두 안에 계십니다. 그분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은 우리들입니다. 저는 하늘나라에 가서도 항상 여러분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을 향한 저의 사랑은 끝나지 않을 것이며 여러분 곁을 떠나는 일도 절대 없을 것입니다.

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고 싶으시면 여러분의 가슴에 손을 얹어 보십시오. 그곳에 제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제 기쁜 마음으로 주님께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제 저의 기도 속에 있을 것입니다. 절대 슬퍼하지 마시고 주님의 사랑으로 가능했던 저의 삶을 축복해주십시오.

이것이 제가 남기는 마지막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여러분과 다시 만날 것입니다. 커다란 믿음과 용기와 굳은 의지로 살아가십시오.

이제 저의 시간은 다 됐습니다. 여러분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있기를 빕니다. 저는 여러분들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절대 걱정하지 마십시오.”

지난 2002년 캄보디아에서 호주로 헤로인을 반입하려다 싱가포르 공항에서 붙잡혀 사형선고를 받은 응우옌은 이 편지를 쓰고 나서 두 시간 뒤인 새벽 6시께 철창문을 열고 들어선 간수와 함께 자신의 발로 걸어가 교수대에 섰다.

싱가포르 당국은 포승줄로 묶어 사형수를 교수대로 호송하는 게 관례였으나 응우옌이 스스로 걸어가 교수대에 서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는 뜻을 밝힘에 따라 이를 허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쌍둥이 형제의 빚을 대신 갚아주려고 마약 운반책을 자청했던 것으로 알려진 응우옌의 장례식은 7일 멜버른 시내에 있는 세인트 패트릭 성당에서 어머니와 쌍둥이 형제, 친구와 일반 시민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