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사진과 映像房

[스크랩] 겨울의 피는 꽃들

鶴山 徐 仁 2005. 12. 6. 10:09
출처 : 안개꽃화원
글쓴이 : 꿈꾸는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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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민수 기자] 겨울과 맞물려 있는 이른 봄에 피어나는 꽃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얼음새꽃이라고도 부르는 복수초, 봄의 전령의 대표격인 설중매, 겨울의 끝자락에 봄바람 불어오게 하는 바람꽃들은 봄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을과 맞물려 있지만 완연한 겨울에 피어나는 꽃들도 있답니다. 대표적인 겨울 꽃은 동백이요, 남녘 땅에서는 수선화도 한몫을 하지요. 비파나무의 꽃과 팔손이나무 등 추운 겨울이 되어서야 피어나는 꽃들이 있답니다. 바보꽃도 있고, 제철에 피어난 것들도 있습니다. 아무리 따스한 남녘 땅 제주도라도 12월에 만나는 꽃들은 각별할 수밖에 없습니다.

▲ 개구리발톱
ⓒ2005 김민수
개구리발톱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개구리발톱은커녕 개구리를 만져보신 적도 없으시다구요? 그럼, 개구리뒷다리를 구워 소금에 찍어 '오도독!' 먹어보신 기억은 있으신가요? 어떻게 그런 걸 먹느냐구요?

어릴 적 개구리 사냥을 다니곤 했습니다. 근육으로 똘똘 뭉친 개구리 뒷다리를 철사에 끼워 장작불에 구워 먹으면 세상에서 가장 맛난 간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개구리다리를 많이 먹고서도 개구리발톱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어느 날 꽃이 진 후 개구리발톱의 씨앗을 보았더니 영락없이 개구리 다리의 지느러미를 닮았더군요. 그래서 아마도 이런 이름이 붙여진 것 같은데, 이 꽃은 개구리들이 겨울잠을 잘 무렵부터 새순을 내고 양지바른 곳에서는 한겨울에도 꽃을 피웁니다. 그후 개구리가 깨어날 경칩까지도 넉넉하게 버팁니다. 바보꽃이라고 하기엔 좀 그런 꽃입니다. 그렇다고 지천인 것은 아닙니다. 발품을 팔아야 작은 꽃 수줍은 듯 보여주는 꽃이랍니다.

▲ 뱀딸기
ⓒ2005 김민수
지천이던 꽃들도 이제 겨울이 되니 몇 종류로 국한이 됩니다. 그 몇 안 되는 종류를 각기 다른 모양으로 담으며 봄꽃들이 올라올 때까지 꽃에 대한 갈증을 풀어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간혹 이렇게 바보꽃들로 인해서 횡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대표적인 바보꽃을 피우는 것들 중에는 진달래와 개나리가 있습니다. 도시에서도 종종 한겨울에 피어난 것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상 외의 꽃을 만나는 것은 더 큰 횡재랍니다. 뱀딸기의 꽃, 그것도 앙증맞게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세상을 빼꼼이 내다보는 작은 꽃봉오리를 만났으니 큰 횡재를 한 셈이죠.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아직 세파에 물들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세파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것이 부끄러운 일은 아닙니다만 아직 세파를 겪지 않은 아기와 같은 모습, 그냥 귀엽습니다.

▲ 별꽃
ⓒ2005 김민수
별꽃을 볼 때마다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와 반짝이는 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별똥별이 떨어진 자리에 피어난 꽃이 있다면 바로 별꽃이 아닐까 싶습니다. 별꽃의 특징은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크지 않지만 반짝이면 별이 어둠 속에서 더 빛나는 것처럼 꽃들 중에서도 눈에 띄게 예쁜 꽃들이 별꽃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별꽃은 바보꽃일까요, 아닐까요? 제철에 피어나는 꽃이랍니다. 물론 내년 봄까지 쭈욱 이어서 필 꽃이죠. 겨울에 밤하늘 바라보신 적 있으신지요? 밤하늘의 별이 가장 맑게 빛나는 계절이 있다면 겨울이랍니다. 그 겨울하늘에 빛나는 별을 닮은 꽃, 별꽃이 피었습니다.

▲ 비파나무
ⓒ2005 김민수
이제 막 본격적으로 피어나기 시작한 비파나무의 꽃입니다. 6월경에 열매가 노랗게 익는데 작년에 그렇게 고대하고 또 고대를 했는데도 열매를 맛볼 수 있는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냥 동냥해서 들은 바로는 여름날의 갈증을 없애는데 그만이라는 정보가 그에 대해서 아는 전부입니다.

언젠가 육지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한겨울에 피어나는 꽃 중에서 비파꽃을 보고 싶다는데 도대체 그런 꽃도 있는가 싶더군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 돌담 곳곳에 집집마다 많이 심겨진 나무가 비파나무더군요. 씨앗만 흙에 던져놓아도 이내 나무가 된다는 비파나무의 생명력은 겨울을 담고 피어난 꽃에 있을 것 같습니다. 겨울꽃이라는 티를 좀 내려고 하는지 꽃봉오리에도 꽃잎에도 솜털이 가득합니다.

▲ 수선화
ⓒ2005 김민수
수선화가 피었으면 이젠 기다리던 꽃들이 다 핀 셈인가 봅니다. 오늘 그를 만나고 나니 올 한 해 수선화로 시작해서 수선화까지 마감을 했구나 싶어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겨울꽃이야 동백에서 시작할 수도 있고, 수선화에서 시작할 수도 있지만 여리디 여린 꽃, 금잔옥대라 불리우는 향기가 진한 꽃 수선화는 이제 봄이 오기까지 여기저기 흐드러져 꽃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것입니다.

▲ 애기동백
ⓒ2005 김민수
동백의 종류도 여러 가지인데 그저 겹동백 정도로만 알았던 꽃인데 애기동백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더군요. '애기' 자(字)가 들어간 꽃이라면 마냥 아이들을 보는 것 같아 좋아합니다.

그동안 만났던 '애기' 자가 들어가는 꽃들을 세어보니 애기동백, 애기물매화, 애기고추나물, 애기괭이눈, 애기괭이밥, 애기나팔꽃, 애기달맞이꽃, 애기똥풀, 애기풀, 애기도라지 등등 많기도 합니다.

▲ 팔손이나무
ⓒ2005 김민수
팔손이나무의 꽃은 불꽃놀이를 하는 듯 피어납니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공 같기도 하고, 혈액순환을 위해서 손에 쥐고 다니는 지압공과도 같은 모양입니다. 겨울에 피는 것은 아니고 가을의 끝자락을 잡고 피어나서 겨울까지 피어 있다 봄이 오면 까만 열매를 송글송글 맺는 나무입니다.

꽃이 흔하지 않는 12월에 만난 꽃들이라 더 각별하고, 추운 겨울 마다하지 않고 좋아라 피는 꽃들이 있어서 삶의 힘을 얻습니다. 그들은 옷 하나 안 입고도 겨울 좋아라하는데 내 삶에 겨울이 온다고 해도 뭐가 걱정일까 든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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