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스크랩] 그대 이름은 그림자

鶴山 徐 仁 2005. 11. 23. 10:05

      그대 이름은 그림자

      시/ 김동규-낭송/전향미

      당신은 마치
      맑은 거울속에 들어있는
      그림자와 같아서
      아름다운 모습을 내게
      보여주기만 할 뿐,
      손에는 하나 잡히지도 않으면서
      거울표면에 매달리려고 안간힘을 쓰다가도
      못내 미끄러져 버리고 마는 물방울처럼,
      나를 그렇게 만들어 놓습니다.


      당신은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반사되는
      그림자와도 같아서
      내 가까이 다가온다는 형상만을
      보이게 하여만 줄 뿐,
      좀처럼 함께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여 주시지는 않습니다.


      당신은
      저 호수위의 수면에 젖어있는
      달빛의 그림자와 같아서
      때 되면 살며시 내게로 찾아와
      가슴 속 가득히 당신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만 더 채워놓고선
      흔적없이 또 달아나고 맙니다.


      당신은
      내 눈망울 속에 남아있는
      잔상과도 같아서
      눈감고 살며시
      당신을 안아보는 나의 두 팔 안에서
      하나 남아있는 한숨 속에서
      덩그라니 몸부림으로 떨다 지친 당신의 여운
      당신은 그 여운 하나만을 남겨 둔채로
      오늘도 내곁에서
      또 그렇게 쉽게 떠나가고 맙니다.





출처 : 안개꽃화원
글쓴이 : 꿈꾸는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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