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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지난 4·30 재·보선 때도 국회의원 6명, 시장·군수 7명, 지방의원 10명을 각각 뽑은 23군데 선거에서 모두 졌었다. 올해 두
차례 27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모든 선거에서 0대27로 영패를 한 것이다.
이 정권은 선거 결과가 세상 만사의 옳고 그름을 결정해 주는 것인 양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은 헌법보다 위에 있다”고 말해 왔다.
그런 정권이라면 지난 재·보선에서의 쓰라린 패배를 국민이 내준 숙제로 받아들이고, 그 숙제를 풀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라도 보였어야 했다. 그러나
이 정권은 유권자가 선거를 통해 “잘못됐다”고 심판한 방식보다 더 민심과 동떨어진 방향으로 지난 6개월간 국정을 운영했고 그런 정권을 국민은 또
한 번 냉정하게 심판했다. 이 시점에서 정부 여당은 “민심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는 새로운 ‘所信소신’으로 낙제점 국정 운영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국민의 뜻을 떠받들던 당초의 ‘소신’으로 돌아갈 것인지 스스로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 선택은 이제 정권의 문제일 뿐 국민들로선
이래라 저래라 말할 기분도 아니라는 것이 정확한 지적일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번에도 ‘재·보선 전문당’이란 별명이 무색하지 않은 성적을 거뒀지만 좋아할 일은 아니다. 한나라당은 대구 동을에서 가슴 졸이는 승부를 벌였다. 이 정권이 대한민국의 역사와 오늘을 뭉개버리는 얼치기 주장을 펴는 사람을 보호하느라 사상 처음으로 검찰 지휘권을 발동하는 소동을 벌이지 않았다면 한나라당은 자신의 텃밭을 여당에 넘겨줬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 정권의 낙제점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서 助演조연에 머문 덕분에 主演주연인 여당보다 국민의 냉혹한 심판을 조금 덜 받았을 뿐이다. 국민들은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도대체 무얼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추궁하고 있음을 이번 선거에서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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