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인터넷 포털에 '안티 교사' 카페 극성

鶴山 徐 仁 2005. 10. 12. 16:18
성추행 소문등 인신비방·욕설 난무…얼굴사진에 낙서하기도
초.중.고교생 사이에 선생님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는 '안티 교사' 카페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담임 선생님 등 특정 선생님에 대한 험담과 비난을 퍼붓는 것은 물론 선생님의 사진을 올려놓고 얼굴에 낙서를 하기도 한다. 청소년기의 장난이나 인터넷의 부작용으로 치부하기에는 정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모 고등학교 학생주임인 A교사는 최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자신의 이름을 키워드로 검색했다가 눈 앞이 노래졌다. 'XX는 꺼져버려라', 'XX를 왕따 시키자' 등 자신을 무차별적으로 비난하는 '안티 카페'가 개설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었다. 카페에는 심지어 '여학생의 가슴을 만졌다' 등의 근거 없는 성추행 소문까지 유포되고 있었다.

A교사는 "제자들이 나를 이렇게 싫어한다고 생각하니 수업 들어가기가 두려워졌다"고 하소연했다.

D포털사이트에 등록된 이런 안티 교사 카페만 수십개. '담죽모'(담임을 죽이고 싶은 모임), '담저모'(담임을 저주하는 모임)' '안티 담탱이'(담임 선생님을 지칭하는 은어) 등 카페 이름부터 섬뜩하다. 이들 카페는 회원 수가 5명 안팎인 것부터 300여명까지 넘는 것까지 규모가 다양하다.

카페에 등록된 게시글의 내용은 도를 넘는 경우가 흔하다. 선생님의 이름 끝에 욕설을 붙이는 것이 관행처럼 돼있고, "△△를 죽이자. 얼굴만 봐도 구역질 난다""담탱이는 공주병 말기 환자. 만날 짝퉁만 입는 게 X가지 없어" 등 인신공격성 비방과 원색적인 욕설이 난무한다. 한 학생은 선생님에게 혼났던 일들을 일일이 설명하고 "복수할테니 기다려라"는 식의 협박성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 안티 교사 카페에서는 회원이 선생님의 얼굴 사진에 점이나 수염을 그려놓는 등 낙서를 하기도 했고, 담임 선생님의 자녀 사진까지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악의적인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참교육학부모회의 황수경 상담실장은 "논리적인 비판보다는 입에 담지 못할 욕설들을 글로 남기면서 선생님에 대한 분을 푸는 것"이라며 "입시 교육만 강조하고 기본적인 윤리 교육에 소홀하다보니 학생들이 감정을 조절하고 자신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배우지 못한 탓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런 안티 카페는 학교나 반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알아야만 가입할 수 있는 등 절차도 까다롭다. "더럽고 재수 없는 6학년 X반 담임은 누구일까요" 등 퀴즈를 내거나 1993년 이전 출생자에 대해 가입을 제한하는 식으로 회원을 가려내고 있다.

이처럼 제자들에게 안티 대상으로 찍힌 교사들은 심각한 정신적 충격에 시달린다. 제자들에 대한 배신감과 함께 자신이 학생들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식의 자괴감에 휩싸여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김성천 부대표는 "피해를 입은 교사들은 경찰에 신고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도 제자들과 사이가 멀어질 것 같아 이내 포기하곤 한다"며 "교사들 스스로가 제자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해야하며, 학생들에 대한 사이버 윤리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해용 기자 <hysohn@joongang.co.kr>  
  2005.10.12 10:56 입력 / 2005.10.12 10:58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