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鶴山의 넋두리

상주 참사의 보도를 접하면서...

鶴山 徐 仁 2005. 10. 4. 15:09


10월3일 개천절에 일어난 상주의 참사는 제3회 상주자전거축제의 마지막날 행사로 MBC 가요콘서트에 태진아,현철,장윤정,설운도,김수희,휘성,SS501 등 인기스타들이 대거 출연하여 오후 7시부터 녹화행사를 펼칠 예정이었기 때문에, 이 가요콘서트를 보기 위해 1만명 가량의 방청객들이 모여 들기 시작하였으며, 행사 장소인 상주시민운동장에는 모두 4개의 출입구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이 많은 군중에도 불구하고 선착 순 입장에다가 두 개의 출입문만을 개방하여 이 가운데 사고가 난 한 출입구인 직3문에서만 5000여명 정도가 기다리고 있다가 문이 열리자 맨 앞에 서 있던 사람이 뒷사람들로 부터 밀려 넘어지면서 연쇄적으로 넘어져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렇게 한꺼번에 사람들이 좁은 출입구로 몰리면서 관람장인 운동장으로 들어서던 관람객들 가운데 구귀출(여·63)씨 등 11명이 인파에 깔려 숨지고 70여명이 중경상을 입은 대참사는 또 한 번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지 않는 각종 행사에 대비한 안전에 대한 고질적인 불감증과 더 어이없는 것은 역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연을 주최한 사단법인 국제문화진흥협회측은 이날 행사에 2만여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해 상주시민운동장 스탠드와 잔디밭에 2만개의 좌석을 배치 하였지만, 현장에 투입된 인력은 경찰력을 포함해 전부 130여명이었고, 그나마도 80여명은 협회 등에서 급히 동원한 경호경비업무에 전문성이 전혀 없는 대학생 아르바이트생들이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만일의 사태를 예상하고 필히 준비 되었어야만 할 안전 사고에 대비한 구급요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는 어처구니 없는 실상에 우리 사회의 단면을 다시 한 번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외형적으로는 국내.외에서 생산한 여러 다양한 종류의 많은 차량들이 주말이면 도시 외각도로에 홍수를 이루고 있으며, 서울의 도심지는 물론이고 여의도나 강남에는 고층빌딩이 숲을 이루고 있지만, 아직도 한편으로는 이같이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로 분류되는 압사 참사가 다수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질서의식의 부족과 관계당국의 안전 불감증이 공존하여 끊이지 않고 사고는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접하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오래 전의 사건이긴 하지만 1959년 7월에 부산 공설운동장에서 발생한 참사는 국내에서 발생한 첫 번째의 대형 압사사고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당시 사건은 제헌절을 맞아 시민위안잔치가 열렸던 운동장에 3만여명이 한꺼번에 몰렸고 갑자기 소나기가 퍼붓자 이를 피하려 운동장을 빠져나가던 사람들이 뒤엉키면서 넘어져 67명이나 압사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던 사건이었습니다. 그 후로 1960년 1월에는 설날을 이틀 앞두고 목포행 저녁 완행열차를 타려던 귀성객들이 서울역사의 계단에서 집단으로 넘어지면서 31명이 압사하고 40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사고가 일어났었고,한동안 조용하던 동일한 유형의 압사사고가 1990년대에는 이번 상주사고와 같이 주로 연예인들을 보기 위해 공연장에 몰려든 청소년들이 앞을 다퉈 서로 먼저 입장하려는 과정에서 참사가 빚어졌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즉, 1992년 2월에 전세계 청소년들의 인기를 얻고 있던 '뉴 키즈 온 더 블록'의 내한공연을 보기 위에 무대 앞쪽으로 몰려든 여고생들 틈에서 한 학생이 넘어져 압사한 사고였고, 1996년 12월 대구에서는 대구MBC의 '별이 빛나는 밤에' 공개방송을 보러온 10대들이 서로 먼저 입장하려고 출입문 쪽으로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10여명이 인파에 깔려 여학생 2명이 질식해 숨지고 4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였습니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섰어도 이같은 후진국형 사건이 우리나라에서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2001년 1월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는 인기그룹 클릭B 멤버들을 뒤쫓아가던 여중생 1명이 뒤따라오던 30여명의 10대 여학생들에게 깔려서 심장마비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 하였습니다. 


아직도 이런 후진국형의 사람이 사람들에 짓밟혀서 죽음을 당하는 압사사고는 우리 사회에 여전히 만연하고 있는 사고들의 대부분이 불가항력적인 사고로 분류 될 수 없는 것들이고, 대다수의 사고는 인재라는 결과를 잘 알고 있습니다. 불가항력적인 사고가 아주 극소수 일 뿐이라는 것은 대부분의 사고가 안전불감증이 가져 온 것이고, 반복의 가장 큰 이유는 사고수습에서 책임전가를 통한 명확한 사고 교훈을 얻지 못한 채 미봉책으로 일관함으로써 이에 따라 철저한 보완과 대비가 소홀하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안동에서 계단도 설치되어 있지 않은 비상구를 통해 나가다가 추락사한 사건 등에서도 법타령이나 하고 인력타령이나 하다가 흐지부지 넘어가고 있는 사실을 보면서 이번 참사도 또 무슨 교훈을 우리에게 남겨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보도들을 보면 사건발생 하루가 다가오니 벌써 부터 오리발작전이 이곳 저곳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접할 수 있습니다. 다음의 관련기관들이 말하는 경위들을 보시면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심지어 우리 10대 청소년 팬들의 극성도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는 데, 사고난 후에 이것을 지적할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이라면 사전에 대처를 하는 게 마땅하고 옳은 처사가 아닌가요? 사고 당시 녹화 현장은 오후 5시30분까지 출입이 통제돼 있었지만 사고가 발생한 출입구인 직3문은 열리기게 바쁘게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수들을 좀더 가까운 자리에서 보기 위해 소위 10대 '오빠부대'들은 앞사람을 무조건 밀치기 시작했다는 것이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증언이라고 합니다. 관련기관들은 이것을 핑게라고 공언하고 있는 게 한심하기 그지 없을 뿐입니다.


관련기관들이 말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고 언론매체에서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상주시= 1억원을 받고 행사 일체를 위임받은 국제문화진흥협회와 MBC,경호업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주시 관계자들은 병원 영안실을 찾아 유족을 위로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말을 내뱉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 김모씨는 “상주시청 모 간부가 국제문화진흥협회와 MBC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며 보상은 그쪽에서 잘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국제문화진흥협회= 경찰이 경비인력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사고당시 직3문의 열쇠도 공무원이 가지고 있었다며 오히려 상주시와 경찰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협회는 상주시로부터 실제 비용보다 훨씬 싼 1억원을 받고 콘서트 등 3개 행사를 추진해 안전관리에 소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사고에 대비한 화재보험을 가입하지 않아 보상문제를 둘러싸고 유족과 갈등이 우려된다.

비영리단체인 협회는 자회사 ㈜유닉스를 만들어 상주시와 계약을 체결했고 이 업체는 연인원 140명 용역비 2000만원에 K경호업체와 경비용역을 체결했다.

그러나 K경호업체는 당일 50명을 행사장에 배치키로 한 계약을 무시하고 20여명만 배치했다.

◆MBC= 당초 주관사로 알려졌으나 상주시와 주최측이 가요콘서트 프로그램 제작만 의뢰했고 경비경호는 양측이 담당하는 상관없는 일로만 알고 있었다는 한발 물러선 입장이다. MBC 김영희 예능국장은“프로그램 제작지원비만 받고 별도 계약을 하지 않았는데도 초청장에 MBC가 주관사로 무단 표기돼 깜짝 놀랐다”라고 밝혔다.

콘서트 기획담당 김엽PD는“리허설 마지막 공연때 직3문쪽에서 소란이 일어나 진행요원이 ‘10발짝 뒤로 물러서라’는 멘트를 했지만 상황은 걷잡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 주최측의 경비인력 부족에 대해 무대주변과 교통은 경찰,출입구 및 스탠드 관리는 경호업체가 맡기로 했을 뿐 달리 인력 요청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상주경찰서 장향진 서장은 “지방경찰청 인력현황을 봐가며 인력을 운용해야 돼 정식공문으로 요청해오면 결재받아 지원하겠다고 했으나 그후 아무런 요청이 없었다”고 밝혔다. 상주=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김상조 기자 href="mailto:jskimkb@kmib.co.kr">jskimkb@kmib.co.kr>


 


아무쪼록, 이번 사고가 늘 그랬지만 소수의 하위직 몇 사람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게 할지도 모르지만 궁극적으로 보면 오직 위에 열거한 기관의 당사자들만의 몫이 아닌 우리들 국민 전체의 문제인 것만은 분명하며 우리들 모두가 어떤 수준의 국민의 생활을 하고 있는 지를 깊이 반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자신이 운이 좋아서 사고가 있는 장소에 없었을 뿐이지 우리가 이 사회의 일원으로 살고 있는 한 언제 어느 곳에서 자신도 당할 지 모르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이번 사고를 한 지방행사에서 행사기관의 미숙한 처사로 일어난 어쩔 수 없는 사고라고 치부하지 말고, 차후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시시비비 만큼은 분명히 잘 가려서 책임소재를 흐지부지 하지말고 엄정하게 대처함으로써, 이 사고를 통해 사고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온 국민들에게도 경각심을 크게 일깨워 줘서 이같은 어처구니 없고 부끄러운 사고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