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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2)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 때

鶴山 徐 仁 2005. 9. 19. 20:48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2>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 때
입력 : 2004.07.01 17:57 12'


▲ 영국시인 A.E. 하우스먼(1859~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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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 때

―A. E. 하우스먼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 때

어떤 현명한 사람이 내게 말했지요.

“크라운, 파운드, 기니는 다 주어도

네 마음만은 주지 말거라...”

허나 내 나이 스물하고도 하나였으니

전혀 소용없는 말.

“마음속의 사랑은

결코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지;

그것은 숱한 한숨과

끝없는 슬픔의 대가이지.”

지금 내 나이는 스물하고 둘

아, 그건, 그건 정말 진리입니다.

(부분)

When I Was one-And-Twenty

―A. E. Houseman

When I was one-and-twenty

I heard a wise man say

“Give crowns and pounds and guineas

But not your heart away”

But I was one-and-twenty.

No use to talk to me...

“The heart out of the bosom

Was never given in vain;

‘Tis paid with sighs a-plenty

And sold for endless rue.”

And I am Two-and-twenty

And oh, ‘tis true, ‘tis true.


사랑, 달콤해서 더 씁씁한…

아, 사랑은 달콤하지만 너무 아프다. 스물한 살 우리 조카가 사랑에 빠졌다. 말수가 줄어들고,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눈은 피안의 세계를 향한 듯 허공을 헤매고…. 맞다, 바로 짝사랑의 징후이다. 하우스먼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나이 스물한 살…. 성년이면서도 아직은 삶의 경험이 부족하고,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고뇌에 차 있는 역설적인 나이이다.

시인이 만난 현자는 ‘네가 갖고 있는 돈은 다 주어도 마음만은 주지 말거라, 결코 사랑을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사랑은 너무나 슬프고 아프기 때문이다.

하지만 준서야, 아파도 사랑해라. 사랑도 연습을 필요로 한다. 네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삶은 짝사랑의 연속일 것이다. 학문도, 사업도, 사람들도 모두, 안타깝게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문이다. 그 앞에서 끝없는 좌절감을 느끼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사랑하는 자만이 마침내 그 문을 열 수 있다. 하우스먼은 시(詩)란 ‘상처 받은 진주조개가 극심한 고통 속에서 분비 작용을 하여 진주를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사랑의 아픔을 겪고 나서야 너는 아름다운 삶의 진주를 만들 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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