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사회 속에서 오랜 기간을 연연히 내려오는 말들 가운데는 좋은 말들도 많지만, 어쩐지 "이웃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은 "모로 가나 어디로 가나 서울로만 가면 된다."는 말과 더불어 자신이 아주 싫어하는 말들 가운데 한 가지입니다.
그런데 마침 오늘 고려대 김용준(金容駿) 명예교수가 소설가 춘원(春園) 이광수(李光洙)에 대해 “나를 충직한 황국신민으로부터 한국 사람으로 만들어준 장본인”이라고 쓴 본인의 글이 계간 ‘철학과 현실’ 의 가을호에 ‘나의 젊은 시절’이란 회고문 속에서, 춘원을 조금이라도 옹호하면 춘원보다 더 나쁜 친일파로 몰리기 십상인 시대에 75세의 老학자가 참 쓰기 어려운 글을 썼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이 글은 저에게도 역시 신선한 충격을 던져 주었기에 이렇게 한 자 넋두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자기 편의주의로 확고한 룰도 없이 흑백논리를 전개할 뿐만 아니라, 너무 남을 헐뜯는 일이 많아졌고, 좀 잘 나가는 분들에게는 노골적으로 악감을 서습치 않고 표현할 뿐만 아니라 돈 많고 지체가 높을수록 더 많은 화살을 맞아야 하는 현실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돈 없는 게 죄가 될 수 없는 것처럼 또한 돈이 많은 것이 죄가 될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국민의 돈을 부정한 방법으로 훔친 일부 소수의 정상모리배들은 제외 하고 말입니다.
한 동안 저는 개인적으로 저런 분들은 좀 더 우리사회가 포용력을 가지고 봐 주면 안될 까 하는 아쉬운 맘을 가지곤 했답니다.
근간에는 홍석현 주미대사가 국정원의 불법도청 녹음테이프 사건으로 물러난 것을 두고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대륙권역으로 돌아가면서 맡아오고 있는 유엔 사무총장의 차기 아시아권역의 후보로서 상당한 물망에 오르고 있었던 것을 자타가 인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죄가 있으면 물론 지위고하, 빈부격차를 무시하고 그 죄 값을 공정하게 물어야 하는 것이 마땅 하겠지만 국가적 위상을 제고하는 것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우리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죄라는 것도 그 자신이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횡령하거나 부당하게 취득한 것도아니고 우리의 어둡고 수준 낮은 정치꾼들에 의한 피해자의 한 사람이라는 측면도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대소의 차이는 있겠지만 공인으로 활동하는 사람들 가운데 털어서 먼지가 전연 나지 않을 사람이 과연 이 사회에 몇 사람이나 될까요?
전 IOC부위원장 김용운의 경우도 그가 그 동안 국제사회에서 우리 국가의 위상을 제고하는 데 얼마나 기여한 공로가 큰 가는 대다수 국민들이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차없이 매장시킨 조치들은 숨은 배경이야 말할 수도 잘 알지도 못하지만 못 내 아쉬운 감을 금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득실을 따져 볼 때도 그렇고, 법의 심판과정에서도 다른 정상모리배들과 비교하여 형평성에도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갖게 하였습니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제부터는 이웃 사촌이 논을 사도 배 아파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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