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스크랩] 『 거문도(巨文島) 』에서의 시간

鶴山 徐 仁 2005. 8. 31. 18:39
거문도는 고도, 동도, 서도의 3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예전에는

 "삼도(三島)라고도  불리웠다.

일찍부터 문장과 학문이 탁월한 인물이 많이 배출된 곳으로 유명하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거문도 서도의 수월산 아래 바다 속에

길이 30m 가량의 남근형 바위가 있어서 대유학자가 태어났다고 하며,

 이 바위를 "문필암"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 중국 청나라 제독 정여창이 이 섬에 들어와 김유라는
           대학자와 필담을 나누다가 그의 문장력에 탄복하여 거문도라 이름지었다는

일화도 전해온다.


           이곳은 동양 최대의 거문도 등대,

 수백 년 묵은 동백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수월산의 동백나무숲,

 남해안 최고의 절경에 속하는 백도 등 아름다운 관광지와
           영국군 묘지,조선시대 유학자로 유명하였던 귤은 김유를 기리는 거문사,

 그리고
           유학자 만해 김양록을 기리는 서산사 등의 역사 유적이 있다.

 또한 덕촌리 수월산 남쪽 끝에는 1905년 4월 우리나라 최초로 불을 밝힌 거문도등대가 있다.

 

(그런데 얼마 전 광주 일보에 거문도 등대를 폐쇄한다고 한다.

우리 나라 최초의 등대요, 동양에서 두 번째로 큰 등대인데..

진짜라면 정말 아쉽다..

초등학교 때 소풍은 항상 등대 였는데..)


           거문도 주변의 해역은 고기떼가  훤히 보일 정도로 물이 맑으며,

 특히 성어기에는 각지에서 고기잡이배들이 몰려와 불야성을 이룬다.

 거문도와 그 주변 섬들은
           갯바위낚시터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여름철이면 해수욕과 함께 낚시를

즐기려는 외지인들도 많다. 

 

 



           
           거문도에서 동쪽으로 28km쯤 떨어진 백도는,

 39개의 크고 작은 무인도로 이루어 졌다.

 깎아지른 듯한 바위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웅장하게 솟은 바위벽은
           세로로 골골이 파여 있어 오묘한 모습을 보여준다.

 크고 작은 여러 부속 섬들도
           갖가지의 기묘한 형상을 띄고 있어 바다에 잠긴 금강산처럼 풍광이 빼어나다.

           섬 안에는 천연기념물 제 215호인 흑비둘기를 비롯해 휘파람새, 팔색조 등

 뭍에서는 보기 힘든 30여 종의 조류와 120여 종의 희귀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소엽풍란, 눈향나무, 원추리 등 40여 종의 식물이 자생하며

 수중에는 붉은 산호가 무리 지어 자라고 있어서

 섬 전체가 가히 "생태계의 보고" 로 불릴 만하다.

  
           전설에 따르면

 일찍이 섬 전체의 봉우리가 백(百)개에서 하나가 모자라

 백도(白島)라는 지명이 붙었다고도 하고,

 멀리서 보면 섬 전체가 흰 빛을 띠고 있어

 백도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백도 일원은 명승지 제 7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생태계보존을 위해 일반인들의 상륙은 금지돼 있다.

 


 

[거문도에서 1일차]

 

거문도에 도착해서 특별히 한 게 없다.

집에 도착해서 부모님께 인사하고

곧바로 신선 바위로 향한다.

 

어릴적 초등학교 다닐적부터 매주 일요일 오후마다

올라갔던 신선이 놀다간 바위...신선 바위.

 

날 좋은 날이면 제주도가 보이고

바위 밑으로 새까만 바다가 보인다.

오래 동안 쳐다 보면 바다가 뛰어 들라고 손짓한다.

 

신선바위 꼭대기에 올라가 맘껏 소리치고

트래킹 하는 관광객에게 손흔들고

 

등대까지 가 보려 했지만

가기 싫어서 동생한테 오토바이 가져오라고 전화해서

오토바이로 해안가 도로 미친듯이 질주하니

내가 휴가왔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집에 오니 이미 어두워 진다.

저녁을 먹고 나니 어머님이 술상을 차린다.

 

"창재야. 돼지 고기 진짜 잘 사왔다.

느그 아부지가 얼마나 먹고 싶어 했는데.."

 

아버님이 술잔을 건넨다.

말없이 무릅꿇고 두손으로 받아든다.

왜 이리도 마음이 무거운지...

 

"창재야..오느라고 수고했다."

 

그말을 시작으로 해서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는 시작되었다.

 

한 소주 4잔을 마셨을 까?

 

갑자기 어머님이

"창재야, 나 술도 한잔 받아라." 하신다.

태어나서 첨이다.

항상 술상하고 한치 떨어져서 가만히 앉아계시던

어머니가 ...

어머님은 한 평생 살아오시면서 술 한잔 마시는걸 보지 못했다.

 

 

밤 11시가 되어서야 이야기가 모두 끝이 났다.

자식 앞에서 부모님은 어떤 존재인가?

마음 속으로 알 수 있는 수많은 생각들이 교차된다.

 

 

 

[거문도에서 2일차]

 

새벽에 블로그에 글 올리고

바로 밥을 먹고 트래킹을 위해 집을 나섰다.

 

벌써 아침해가 솟아 오른다.

해가 중천에 오르면 트래킹이 아니라

이건 땀빼기 작전이니 동트기 시작할 때의 시간이 트래킹은 항상 최고였다.

 

 



(지도상에 거문중학교가 있는 곳이 제가 사는 마을입니다. 이름하여 "덕촌리"

붉은 색으로 표시된 곳이 트래킹 코스로서

불탄봉 - 억새밭 - 기와집 몰랑 - 신선바위 - 보로봉 - 목넘어 까지이다.)

 

간단하게 수건하고 밤새 얼려 놓은 물..그리고 사과 몇개.

아침 날씨는 아주 좋아 보인다.

바람도 불어주니 더없이 안성마춤이다.

바로 불탄봉으로 출발한다.

 

한 20분을 걸으니 어느 덧 불탄봉 중턱이다.

숨을 돌리며 산 아래를 바라보니

거문도항이 내 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수평선 너머로 태양이 솟아오르고 있다.

아름답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저리도 아름다운 걸

우리는 삶이라는 어깨 위의 무거운 짐을벗지도 못하도

뭐가 그리 바쁜지 저 아름다운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감상할 여유조차 없는건지....

 

담배 한 개비를 물고 길게 연기를 내뿜어 본다.

잠시 담배를 태우고 있는 동안에 사람들이

하나 둘 트래킹을 즐기기 위해 올라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나도 이제부터 가야지..

해가 중천에 뜨기 전에 또 다른 자연이 주는

혜택을 만킥하러 가야지..

 

아자  아자  아자~!

 

사람들이 하나 둘 올라가는 모습이 참 여유롭다.

나도 항상 저렇게 여유롭고 싶은데...

 

또 20여분을 걸어 올라가자

불탄봉 정상이다.

사람들이 언제 모였는지 열댓명은 되어 보인다.

관광객인 모양이다.

말투를 보니 서울 사람들인거 같다.

어떤 사람은 전화하면서 자랑하고

또 어떤 이는 준비 운동하고

어떤 사람은 무엇을 생각하는지 멍하니 바다만 바라보고 있다.

난 그 틈바구니에서 사람들 하나 하나의 표정을 구경하고

 

참 재미있다.

똑 같은 사람이고 똑같은 주어진 조건인데도

모두가 똑같지 아니하고 천태만상이다.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인듯 싶다.

 

나도 잠시 생각의 틀을 벗어나

나의 시야에 들어오는 우리 동네 보면서

음~~~ 우리 집이 저기군.

그리고 나서 거문도 항과 수평선을 응시한다.


 

역시 세월은 오는 게 아니라 가는 것이다.

 

라는 잠시의 생각을 접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열심히 자연을 느끼면서

그리고 땀을 흘리면서 걷자.

 

가자.산이 나를 부르는데 여기서 모하냐. 창재야.

앞서가는 사람들의 행렬이 보인다.

난 다리가 조금 기니까 저들보다 더 빠르게 가야지...흐흐~~

 

 

 


 

 


 






 

 
 
트래킹 코스를 쭉 걸어오면서
산이 주는 즐거움과
바다가 주는 즐거움을 동시에 맛보면서 오니 너무도 좋다.
오늘은 날씨가 너무도 좋아 보인다.
나도 돌담에 돌을 하나 더 올렸다.
다음에 오면 또 올려야지.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러한 모든게 내가 존재한다는 그런 목적이 아니겠는가?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신선 바위다.
하늘의 신선들이
이곳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놀고 갔다는 신선바위다.
 
이제는 시간만 나면 내가 가서 노는 그런 자리가 되었다.
일년에 두어번은 가니
많이 가는게 아니겠는가?
 


 

 
사진으로 보이는 곳이 바로
신선 바위이다.
 
저 정상이 나를 왜 그토록 매료시키는지 알 수 없다.
그냥 올라가서 두팔 벌려 하늘을 보고
저 멀리 수평선을 바라 보노라면
이 세상이 다 내것인듯한 착각 속에 빠져든다.
아마 직접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모르리라.
얼마나 좋은지....
 
신선바위에 무상무념(無想無念)의 마음으로
한 30분간 있다가 내려왔다.
 
오늘은 그냥 아무 생각말고 귓가에 스치는 바람과
피부에 와 닿는 느낌으로만 신선바위에 머물다 가고 싶었다.
 
올 설날에 왔다가 흔적남겨 놓은 나의 이름 석자가
뚜렷함은 빛을 바랬지만
그대로 남아있다.
 
반갑다. 배창재
 
혼자 웃음 짓고는 가기 전날 아침에 한번 더 오기로 마음먹었다.
 
 
이제 한 능선만 넘으면 된다.
그러면 이 트래킹 코스의 마지막인 목넘어가 나온다.
땀이 어느 새 다 식어 버렸다.
 

 
능선을 쉬지도 않고 걸어 오니 땀이 온 몸에 젖는다.
땀냄새가 이리도 좋은지.
새삼스럽다.
기분이 좋아서일까?
아니면 대자연이 주는 신선한 맛일까?
아마 사람들은 이런 맛으로 트래킹을 즐기겠지?
혼자만의 생각으로 되새겨 본다.
 

 
마지막 지점 목넘어로 향하는 데 멀리 등대가 보인다.
마음은 저기까지 가고 싶은데
마음은 수영을 더 원하고 있다.
 
아마 해수욕장이 날 기다리는 거 같다.
몸이 땀에 젖으니 보이는 바다에 뛰어들구 싶다.
 
사람의 생리는 어쩔수가 없다.
몸이 느끼는 자연스러운 욕구
그걸 충족하는 게 여기서는 너무도 쉽다.
쉬고 싶으면 쉬고 가고 싶으면 가고 먹고 싶으면 먹고....
또 헤엄치고 싶으면 헤엄치고....
아마 이러한 모든게 휴가라는 선물이 있어서 그러한가 보다.
 
난 이렇게 자연스러운게 좋은데..
 
이곳 거문도를 찾는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리라 믿는다.
 
 


 
 
 
 
 
 
 



Percy Faith - A Summer Place

 
가져온 곳: [현아사랑]  글쓴이: 배창재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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