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교육망국론

鶴山 徐 仁 2005. 8. 24. 06:41

 

교육망국론

 

김동길

200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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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 때 영국으로 유학을 가서 10년의 세월이 지나 몇몇 대학에 입학원서를 보내고 답을 기다리고 있는 한 젊은이와 점심을 함께 할 기회가 있었다. 시내 어떤 식당에 마주 앉아 그 젊은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 청년이 매우 훌륭한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에 감탄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 그 부모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나이에 조국을 떠난 이 젊은이가 우리말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연장자 앞에서의 말투나 태도가 국내에서 10년 학교에 다닌 어떤 젊은이보다도 뛰어났다고 느꼈다. 조국의 정치적 현실에 대한 그 나름의 견해도 훌륭했고 그가 진정 우려하는 바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의 부모가 열심히 벌어서 자기 자신들을 위하여 쓰지 않고 이 아들의 교육을 위해 희생한 보람은 확실히 있다고 느껴졌다. 국내에서 어려서부터 과외를 시켜가며 피나는 경쟁에 뛰어들게 한들 10년 뒤에 과연 훌륭한 식견과 교양을 갖춘 이만한 젊은이처럼 될 수 있었을까 생각하니 한국의 교육망국론이 새삼 실감이 난다. 새벽 일찍부터 밤늦게 까지 큰 돈 들여가며 과외를 시켜 대학엘 보냈으나 교양 면에 있어서 완전히 빵점인 한국의 젊은이들. 이 교육을 바로 잡지 아니하면 나라는 망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지 아니한가.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