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소장 미술품 -
/[박종*] |
도봉산록-천칠봉 (단칠) 作 천칠봉은 세밀한 붓터치로 대상을 묘사력 있게 표현하는 작가이다. 그는 동양적인 관조를 바탕으로 대상을 차분하고 섬세하게 파악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이 작품에는 도봉산의 모습이 지극히 아카데믹한 기법으로 재현되었는데 전경에는 계곡과 오솔길, 중경에는 나무 숲이 원경에는 뾰족한 도봉산 봉우리들이 중첩되어 있다. 녹음이 우거진 여름산 풍경을 사진처럼 정확하고 정교한 기법으로 그린 전형적인 아카데미풍의 그림이다 공방의노장들-김형근 作 김형근이 즐겨 다루는 소재는 토속적인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흔히 이러한 토속적인 소재에 그의 화면은 가장 도시적인 감성의 맑은 기운이 점철되고 있다. 이는 土俗的인 소재를 토속이라는 관념 속에 들어가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라는 감성의 눈으로서 추구하기 때문이다. 북을 만드는 공방에서 두 노인이 마주 앉아 있는 이 작품에는 화면 여기 저기에 잊어져 가는 유물이 흩어져 있어 향수를 자극한다. 한복 입은 노인과 북이라는 토속적인 소재뿐 아니라 희미하고 채도가 낮은 색채는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또 다른 요소이다. 畵室-김인승 作 1937년 제작한 이 작품은 대상 인물을 스케치하는 자신과 모델로 보이는 여인이 소파에 나란히 앉아 그가 그린 스케치를 들여다보는 모습을 그렸다. 추측컨대 동경미술학교 재학시절에 착상한 것으로 당시 화가 김인승을 알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작품이다. 두 사람의 자세는 대각선으로 처리되어 화면의 깊이를 조성하며, 여인 뒤쪽에 그려진 핑크색의 담요와 화가가 등에 대고 있는 빨간색 쿠션이 시선을 끌어 모은다. 그러나 이 작품의 가장 뛰어난 점은 화가가 갖고 있는 스케치북의 윤곽선을 백색으로 단번에 그려내듯이 정확하고 빠른 데생력이다. 법앞의 평등(理想鄕)-김형근 作 이상세계에서는 누구나 평등할 거라고 생각하는 작가는 법 앞의 평등이라는 주제로 이상향을 제시하고 있다. 즉 그가 꿈꾸는 세계, 이상향이란 다름 아닌 법 앞에서 만인이 평등한 세상이다. 그의 화면에는 천사들이 빨간색 말을 타기도 하고, 새처럼 생긴 동물을 타고 날아다니기도 한다.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초현실세계, 혹은 비현실적인 이러한 세상에 그는 벌거벗은 어린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는 모습을 그려넣어 그가 꿈꾸는, 즉 법 앞에서 평등한 세상이란 아이들과 같이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 법이 없어도 살 수 있는 세상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이상향을 다룬 다른 작품들이 파스텔톤으로 이루어졌던 데 비해 이 작품은 보다 강렬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듯 원색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유관순-김흥수 作 김흥수의 회화는 강렬한 원색을 바탕으로 화면을 추상과 구상으로 병렬시키면서 에로스와 나부 등을 등장시키는 조형 요소를 특징으로 한다. 프랑스와 미국 등지에서 얻은 체험과 한국적 감수성을 토대로 이루어 낸 그의 ^하모니즘(hamonism)^ 회화는 탁월한 색채감각과 철학적 사유의 깊이를 통해 다양하게 등장한다. 이 작품은 작가의 전형적인 특징이 나타나기 이전 시기의 것으로 한복 입은 인물의 목가적인 표현방식이나 원초적 감수성을 드러내는 색감을 통해 민중의 힘을 재현하고 있다. 서울시가-최덕휴 作 최덕휴는 1970-80년대 서울 풍경을 집중적으로 그리며 서울이라는 도시에 남다른 애착심을 보여주었다. 그것도 대작 위주의 연작을 통해 그는 일종의 서울 변천 기록자와 같은 역할을 하였다. 대상을 생동적인 붓놀림과 풍부한 색채로 표현한 최덕휴의 <서울시가>는 오늘날 국제적인 거대 도시로 발전한 서울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 도시의 바쁜 일상을 단순하고 회화적으로 묘사한 이 작품에는 무수히 들어선 온갖 형태의 고층 빌딩 숲의 시각적 감흥이 유감없이 강조되어 있으며 도시의 일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스한 시선이 느껴진다. 바다-오지호 作 오지호(1905-1982)는 우리나라 근대 화단에서 인상주의 경향의 작품을 주도했던 화가이다. 한때는 좌익에 연루되어 심한 고초를 겪고 광주 무등산 기슭에 머물면서 인간사에 대한 자신의 황량한 심정을 청회색과 회갈색조의 풍경화 속에 담기도 했다. 짙푸른 남색을 사용한 이 작품은 형태가 불분명하여 마치 추상화를 보는 듯하다. 대담한 붓터치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본대학 전경-양인옥 作 바다를 끼고 있는 대학의 전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출 범을 앞두고 벌어지는 행사의 한 장면을 그린 듯 깃발을 든 다섯 명의 제복 입은 남자들과 그 뒤로 또 다른 제복을 입은 무리가 보인다. 그리고 이를 기록이라도 하듯 화면 앞에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전체적으로 차분하면서도 꼼꼼한 터치가 엿보인다. 풍경화-오지호 作 오지호는 인상파 화가로 출발하여 평생동안 일관된 화풍을 유지했다. 이러한 작가의 태도가 잘 드러나는 이 작품은 화면의 반은 노란색으로, 나머지 반은 초록색과 파란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양하게 구사된 노란색들과 초록색 산이 두터운 터치에 의해 효과적으로 구사되었다. 돌아온 그 날-하동균 作 하동균은 한국적인 돌을 그리는 작가다. 그 돌들은 수동인채로 정지되어 있는 듯 싶으나 역동성을 예비해 두고 있다. 그가 그린 세계는 쓸쓸함과 고요함이 베어있다. 위에서 내려다본 듯한 바위의 모습이 대각선으로 놓여있는 이 작품은 마치 돌(바위)이 사람처럼 의인화되어 있다. 그리고 의미심장한 제목 돌아온 그 날은 이 바위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궁금증을 유한다. 정물-손순영 作 1960, 70년대 국전에서 주류를 이루었던 여인좌상이나 정밀한 묘사력에 주력한 정물을 그리던 손순영의 이 작품은 국전을 무대로 활동한 작가답게 아카데믹한 화풍을 엿볼 수 있다. 전통적인 목가구와 그 위에 놓인 청자 등 한국 고유의 전통적인 소재를 매우 치밀하고도 조심스럽게 배열해 놓은 이 작품은 부드러운 터치와 꼼꼼하고 성실한 태도로 대상을 묘사해 놓았다. 초추-천칠봉 (단칠) 作 전형적인 아카데미풍의 이 작품은 전경부터 중경까지 맑은 계곡이 흐르고 그 옆으로는 오솔길이 펼쳐지고 있다. 깎아지른 듯 높은 산을 푸른색으로 칠해 아득히 멀리 있는 듯한 공간감이 느껴지며, 그 아래로 연두, 초록, 갈색 등으로 뒤섞인 나무들이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할 무렵의 가을산의 정취를 전해준다. 푸른 하늘과 얼음조각 같이 날카롭고 높은 산봉우리, 붉은 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나무 등이 지극히 아카데믹한 기법으로 재현되었다. 풀잎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는 정교한 기법으로 사진처럼 정확하고 객관적인 화면을 창조했다. 한라산의봄-오승우 作 오승우는 자연주의에서 출발하면서도 자연대상에 충실하기보다는 자연에서 오는 감동을 기조로 한 일종의 야수파적인 방법을 추구해온 화가이다. 밝고 화사한 빛과 색채에 의한 표현을 통해 자연에로 향한 열망을 나타내었다. 인상파가 추구한 분할적인 묘법과 순도 높은 색채의 감각을 한국의 자연에 적응시켜 이른바 인상파적 방법에 의한 한국 자연에 대한 독자적이고 심층적인 해석을 전해주고 있다. 회귀-김창열 作 김창열은 물방울을 그리는 화가로 유명하다. 그는 1970년대부터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물방울을 그려 화단에 충격을 주었다. 그의 그림 속에 나타나는 물방울은 때로 ^진짜 물방울 같다^ 고 감탄하게 하나, 사실은 하나의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 이 물방울은 관객들에게 일루젼(illusion)과 리얼리티(reality)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를 묻는 한편, 관람자가 그것에 빨려 들어가 그와 더불어 투명하게 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것이 바로 김창렬 작업의 핵심이며, 동양의 무아(無我), 혹은 ^자아소멸(自我消滅)^의 경험이라고 할수 있는 것이다. 제헌국회및제헌헌법공포-조덕현 作 조덕현(1957- )의 이 작품은 <20세기 추억>이라 명명된 연작의 연장선상에 있다. 오래된 다큐멘터리 사진처럼 흑백의 화면 속엔 대한민국의 헌법을 제정하고 이를 공포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망점과 오버랩되어 작가의 주제의식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하나 하나 무수한 점들이 모여 한 장의 사진을 만들어내듯 헌법의 제정으로 한 나라의 역사가 새롭게 엮어져 나가고, 무수한 개개인의 인권이 헌법으로 보장받을 수 있음을 이 작품은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항아리-도상봉 作 도상봉은 우리나라 근대 서양화가 중 대표적인 사실주의 화가이다. 도상봉의 작품세계에서 가장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정물이며, 정물 가운데서도 가장 두드러진 것이 바로 백자와 백자가 곁들여진 정물이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정물화가 갖는 다소곳하게 정지해 있는 상태, 바로 정태적인 특성을 지닌다. 정태적 요소와 함께 정확한 형태감각, 아카데미즘에 기초한 엄격한 조형미가 이 작품의 바탕이다. 형식적인 새로움보다는 예술의 본질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작가의 미의식이 반영되어 있으며 잔잔하게 덮인 색조와 안으로 스며드는 듯한 부드러운 톤의 다독거려진 터치와 색조의 포화가 오랜 세월을 거쳐 도달한 완숙한 경지를 보여준다. 추경-이종무 作 고희동에게 사사 받은 이종무는 구상적인 인물화와 풍경화에서 시작하여 1960년대에는 시대조류에 발맞추어 추상경향을 따르지만 다시 자신의 본래 관심사인 구상작업으로 돌아간다. 그는 1975년 이후 "산"시리즈를 제작하였는데 미술평론가 이경성은 이종무가 황갈색을 유난히 즐겨 쓰는 것은 향토를 사랑하는 마음이 표현된 것이라며 그가 미의 탐구자로서 한국인의 미의식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작품에서도 황갈색이 주조를 이루지만 붉게 물든 나무에서 가을산의 정취가 묻어나고 있다. 또한 다채로운 빛깔로 이루어진 산과 하늘에서 표현의 다양성을 엿볼 수 있다. 우리의 꿈-김형근 作 이 작품은 ‘우리의 꿈’이라는 제목처럼 상상의 세계 즉 작가가 꿈꾸는 유토피아를 그린 것이다. 이 작품에는 새처럼 생긴 날짐승과 물고기, 조선시대 민화에서 보는 것 같이 도식화된 나무와 용처럼 솟아오르는 괴이한 형상의 동물들이 일정한 영역을 차지하며 조화롭게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정황으로 보아 하늘과 땅과 바다가 뚜렷한 경계를 두지 않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며, 그 공간에 독특한 형상을 한 유기체들은 공중에 붕 떠 있듯이 부유하며 하나의 환상의 세계를 빚어내고 있다. 화사한 색채는 이러한 공간을 더욱 비현실적인, 환상적인 세계로 만들고 있다. 들장미-김인승 作 김인승은 정확한 데생을 바탕으로 한 여인상을 그린 작품으로 조선미전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1970년대 이후 장미를 주제로 한 작품을 집중적으로 제작하며 일반에게 장미의 화가로 알려져 있다. 김인승은 초기의 나부시대든 그 후의 풍경이든 정물이든 자연을 보는 정확한 관찰과 그것을 박진감 있게 다루는 기술에는 별반 차이가 없었다. 백장미가 탐스럽게 피어있는 모습을 그린 이 작품 역시 장미라는 물체를 꿰뚫는 정확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사물의 실재성에 핍진 하였다.> 여인-김형근 作 김형근의 일련의 정물화에서처럼 이 작품은 도시적인 감성의 맑은 기운이 점철되고 있다. 노란 꽃이 한아름 담긴 바구니를 이고 측면을 향하고 있는 여인을 그린 이 작품은 인물의 특징적인 묘사보다는 화면의 분위기나 색채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즉 노란 꽃과 여인의 목에 두른 보라색 스카프의 대조, 여인의 어깨 뒤로 그려진 배경, 여인의 손과 그 위에 놓인 새와의 기묘한 대조 등 세련된 색채와 도시적인 분위기 묘사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대상 하나 하나가 밀도 있게 처리되었으면서도 바닥은 극히 분방한 터치로서 마무리해 버리는 등 김형근의 정물에서 보이는 특징이 이 작품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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