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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초상이 있는 시 - 세사람의 가족(박인환)

鶴山 徐 仁 2005. 8. 6. 13:55

    세사람의 가족 박인환 나와 나의 청순한 아내여름날 순백한 결혼식이 끝나고우리는 유행품으로 화려한상품의 쇼우 윈도우를 바라보며 걸었다전쟁이 머물고평온한 지평에서모두의 단편적인 기억이비둘기의 날개처럼 솟아나는 틈을 타서우리는 내성과 회환에의 여행을 떠났다평범한 수확의 가을겨울은 백합처럼 향기를 풍기고 온다죽은 사람들은 싸늘한 흙 속에 묻히고우리의 가족은 세 사람토르소의 그늘 밑에서나의 불운한 편력인 일기책이 떨고그 하나 하나의 지면은음울한 회상의 지대로 날아갔다.아 창백한 세상과 나의 생애에종말이 오기 전에나는 고독한 피로에서방화처럼 잠들은 지나간 세월을 위해시를 써본다그러나 창 밖암담한 상가고통과 구토가 동결된 밤의 쇼우 윈도우그 곁에는절망과 기아의 행렬이 밤을 세우고내일이 온다면이 정막의 거리에 폭풍이 분다

 

박인환

 

박인환 (朴寅煥)

1926년 강원도 인제 출생
1944년 황해도 재령 명신중학교 졸업. 관립 평양의학전문학교 3년제 입학
1945년 광복 후 학교를 중단하고 상경. 종로 3가 2번지 낙원동 입구에
          서점 마리서사를 개업
1946년 12월,『국제신보』에 《거리》라는 작품을 발표하여 시인으로 데뷔
1948년 입춘을 전후하여 마리서사를 폐업.
          김경린, 양병식, 김수영, 임호권, 김병욱 등과
          동인지 <신시론> 제1집을 발간. 자유신문사에 입사
1949년 김경린, 김수영, 임호권, 양병식 등과
          5인 합동시집《새로운 都市와 市民들의 合唱》발간.
          경향신문사에 입사. 동인 그룹 『후반기』 발족
1951년 경향신문사 본사가 있는 부산과 대구를 왕래 종군 기자로 활동
1952년 경향신문사를 그만두고 대한해운공사에 취직
1953년 환도 직전. 부산에서 『후반기』의 해산이 결정됨
1955년 화물선 남해호의 사무장으로 미국을 여행.
          귀국 후『조선일보』에 [19일간의 아메리카]를 기고.
          대한해운공사 퇴사. 《박인환 선시집》간행
1956년 심장마비로 자택에서 사망


 
가져온 곳: [북경이야기(北京故事)]  글쓴이: 지우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