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첫시간부터 미국의 역사를 시작할 텐데, 우선 '아메리카의 꿈'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왜 아메리카라는 나라가 성립되었는가에 대한 경위부터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얘기해야 할 것은 미국 역사도 역사이니까, 역사란 무엇인가 하는 주제를 놓고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갑자기 일어난 현상은 아니지만 과거 몇년 사이에 역사란 무엇이냐? 그런 질문이 많이 던져지고 있습니다.
특별히 젊은이들이 역사에 대하여 관심이 많아져서 전에는 대학 진학시에 역사학과에 지망하는 사람들이 적었는데 요즘에는 역사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는 사실도 역사에 관심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만일 내가 여러분을 향해서 미국의 역사를 공부하기에 앞서 역사란 무엇이냐? 이렇게 묻는다면 여러분은 뭐라고 대답을 하겠습니까? 그야 물론 조금은 알 테니까, '아는 것 같기는 한데 분명하게 대답하기는 어렵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사실 역사를 오래 가르치고 있는 나 자신도 역사를 한마디로 말할 수 있을 만큼 역사를 알지 못합니다. 그것은 역사라는 것이 너무 방대한 분야이기 때문에 안다고 자부할 수가 없습니다. 나뿐만 아니라 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을 것입니다.
도대체 인간의 역사라는 것이 시간과 공간이라는 무대 위에서 전개되는데, 사람이라는 것이 시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지 않습니까? 시간이 무엇이냐? 그것도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고, 공간이 무엇이냐? 그것 역시 알기 어려운 것이지요.
특별히 역사는 시간을 문제삼는데, 그 시간을 생각할 때 알 길이 없습니다. 언제부터 시간이 시작되어 오늘의 이 시점에 이르렀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영국의 역사가 토머스 칼라일은 역사뿐 아니라 철학도 하고 수학도 한 사람으로 유명한 '프랑스 혁명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그는 자기는 시간을 알 수가 없다고 하면서 시 한수를 읊었는데, 이것이 여러분에게 시간에 대한 어떤 암시를 줄 것입니다. 제목은 '투데이(Today), '오늘'입니다.
보라, 푸르른 새날이 밝아오누나. 그대 생각하여라. 이 하루를 헛되이 보낼 것인가? 영원에서부터 새 날은 탄생하여 영원속으로 밤이 되면 다시 돌아가리니……
그리고는 다시 되풀이하여 이렇게 읊고 있습니다.
그대 이 하루를 헛되이 보낼 것인가?
이렇게 칼라일은 젊은 후배들을 향해 시간에 대한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하고 있는데, 이 시간이라는 것 자체가 영원에서 나와서 영원으로 간다 하는 그런 말이 역사와는 거리가 먼 것 같지만, 그래도 역사에 대해서 어떤 의견을 가지려면 그만한 생각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간의 영원성을 전제하지 않는다면, 그러면 여러분은 현실의 어느 한 부분만을 가지고 역사를 이해한다고 하기는 어려운 일 아니겠어요?
여러분 자신의 존재라는 것도 생존의 기간은 얼마 되지 않지만 그 배후에 굉장한 시간이 있은 후에 우리의 지금이 있는 것 아닙니까? 또 여러분은 가지만 그 다음에 오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지구 위에서 살면서 역사를 꾸려나가야 하겠습니까? 그러니 이러한 문제들이 다 우리에게 역사라는 것이 굉장히 복잡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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