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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治.社會 關係

노대통령 "한나라당에 권력 넘기겠다"...야"황당"-여권내 반응도 엇갈려

鶴山 徐 仁 2005. 7. 29. 04:58
노대통령 “한나라당에 권력 넘기겠다”…야“황당”―여권내 반응도 엇갈려


[정치부 1급 정보] ○… 노무현 대통령이 28일 한나라당 주도의 대연정(大聯政)을 한나라당에 제의했다. 노 대통령은 지역구도를 극복할 수 있는 (국회의원) 선거제도 변경에 합의한다면 권력을 한나라당에 넘기겠다고 선언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당 당원들에 보내는 '지역구도 등 정치구조개혁을 위한 제안'이라는 편지를 통해 "대연정이라면 당연히 한나라당이 주도하고 열린우리당이 참여하는 연정을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 연정은 대통령 권력하의 내각이 아니라 내각제 수준의 권력을 가지는 연정이라야 성립이 가능하다"면서 "대통령의 권력을 우리당에 이양하고,동시에 우리당은 다시 이 권력을 한나라당에 이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연정 전제조건과 관련,"권력을 이양하는 대신에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지역구도를 제도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선거제도를 고치자는 것"이라면서 "굳이 중대선거구제가 아니라도 지역구도만 해소할 수 있다면 합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합의만 이뤄지면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대연정을 구성하고,그 연정에 대통령의 권력을 이양하고,선거법은 여야가 힘을 합해 만들면 된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 일을 하자면 우리모두가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면서 "대통령과 우리당은 정권을 내놓고,한나라당은 지역주의라는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역주의 극복은 정권을 내놓고라도 반드시 성취해야할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서 "우리가 제안한 대연정은 실질적으로는 정권교체 제안"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간 노선 차이와 관련해 "당의 역사성과 정통성에 대한 인식차이는 대타협의 결단으로 극복하자"며 "실제로 양당의 구성을 보면 그 내부에 다양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을 포괄하고 있어서 실제 노선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연정에 대한) 우리 입장이야 다 말씀드린 것 아니냐"고 거부입장을 밝혔다.박주호 안의근기자 jhpark@kmib.co.kr

정치권 반응…여당 내부에서도 ‘극과 극’,야당은‘황당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28일 한나라당 주도의 대연정을 제안하자 여야 정치권은 또다시 어수선해졌다. 특히 여당내에서도 찬반 의견이 거의 '극과 극'으로 갈려 뒤숭숭한 분위기를 보였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준내각제 성격의 연정체계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뜻"이라며 "현행 헌법체계 상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개헌은 절대 아니다"고 적극 지지 입장을 밝혔다. 전병헌 대변인도 "대통령의 고뇌 어린 제안에 동감한다"고 공식논평했다.

그러나 수뇌부와는 달리 개혁 성향이 강한 의원들 상당수가 강한 거부감을 보여 당내 의견통일부터 지난할 것임을 예고했다. 구논회 의원은 "선거제도 개편이 꼭 대연정을 통해서만 해야하는 건지,지역구도 타파가 당의 정체성까지 흐리면서 추구해야할 지고지순의 가치인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대표적 친노 성향의 정청래 의원도 "한나라당에 대해 아무리 연정(戀情)을 품으려해도 연정이 생기지 않는다"며 "노 대통령 취지는 알겠지만,심정적으로는 한나라당에 권력을 넘겨줄 정도의 연정을 해야하는 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종석 의원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정리가 안된다"고 곤혹감을 보였다.

송영길 의원은 "한나라당은 연정의 대상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이라며 "예를 들어 대연정을 통해 한나라당 의원을 교육부 장관에 시켜놨는데,참여정부의 '3불 정책'에 반대하고 나선다면 그때 가서 어떻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우원식 의원도 "정통민주세력인 우리당은 군사정권의 맥을 잇는 한나라당과 분명히 다른 존재인데 노선이 큰 차이가 없다는 대통령 말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노 대통령의 연정구상 파트너인 야당들은 더욱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유승민 대표비서실장은 "그렇게 (대통령을) 하기 싫으면 깨끗이 그만두면 되지 않느냐"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직을 사임하겠다는 것인지,한나라당으로의 정권교체를 선언한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꼬았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원내수석부대표는 "노 대통령이 연정대상으로 거론한 한나라당은 지역주의 자체"라며 "연정이 아니라 부패·보수정당끼리 차라리 합당하는게 낫다"고 말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한나라당에 권력을 내놓겠다며 박근혜 대표에게 연정을 애원하는 노 대통령 모습이 매우 초라하다"고 혀를 찼다. 한민수 김호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