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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잠 못 이루는 밤

鶴山 徐 仁 2025. 3. 15. 10:44

사회 아무튼, 주말

한국의 잠 못 이루는 밤

[아무튼, 주말]

[아무튼, 레터]

박돈규 기자

입력 2025.03.15. 00:40업데이트 2025.03.15. 10:01


불면

일터의 하루는 카페인(커피)으로 이륙하고 난기류에 좀 시달리다 저녁엔 알코올(술)과 함께 쿵 소리를 내며 착륙하곤 한다. 파김치가 된 몸을 침대에 눕히지만 잠이 들기까지 오래 뒤척여야 한다. ‘그분’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 오죽하면 마약 베개, 기절 베개, 요술 베개가 필요할까. 꿀잠을 약속한다는 상품들이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 아니라 ‘한국의 잠 못 이루는 밤’이다. 6시간 58분. 한국인 수면 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8% 부족하다. 대한수면연구학회가 세계 수면의 날을 앞두고 ‘2024년 수면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잠 부족’은 수면 장애로 인한 생산성 감소와 질병 부담,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인생의 3분의 1은 잠이다. 수면은 의식주 못지않게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누운 뒤 20분 내에 잠들어야 정상이라고 한다. 한국인이 수면의 질이나 양에 만족하는 비율은 세계 평균의 약 75%. 매일 숙면하는 비율은 7%로, 글로벌 평균(13%)의 절반이다. 수면 장애와 불면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0년 약 27만8000명에서 최근 약 67만8000명으로 늘었다.

기절 베개

남성은 ‘수면 시간 부족’을, 여성은 ‘수면 장애’를 호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 층에서는 수면 부족을, 고령층에선 수면 장애를 더 경험하고 있다. 특히 50~60대 상당수는 수면 장애가 있었다.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은 스트레스가 압도적 1위. 피로, 불완전한 신진대사, 층간 혹은 외부 소음 순이었다. 주중에 쌓인 ‘수면 부채’를 갚으려고 주말에 몰아 잔다는 사람도 많다.

‘컴컴해졌어, 컴컴해졌다고!’ 멜라토닌(수면 호르몬)은 이런 신호를 뇌와 몸에 보낸다. 그만 잠자리에 들라는 명령이다. 하지만 멜라토닌은 잠드는 것 자체엔 거의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과로와 번아웃 증상은 성공을 위해 치러야 할 대가라는 집단 환상이 문제다. 일할 시간이 부족하고 뭔가 줄여야 할 때, 잠이 가장 만만하기 때문이다. 네댓 시간만 자도 여덟 시간 잔 것만큼 일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너무 피곤해 빨리 자고 싶지만 바로 자기에는 하루가 너무 아깝다. 야심한 시각에 보는 드라마나 먹방은 ‘잠의 골든 타임’을 놓치게 한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 교수는 “밤 10시에 수면제 먹고 재미있는 드라마를 본다면 그 각성 효과가 수면제보다 크다”며 “낮에 커피, 밤에 술을 마신 뒤 TV 보다 누워서 스마트폰까지 보면 최악”이라고 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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