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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95% 완성"… 소형 제작사도 쉽게 애니 만든다

鶴山 徐 仁 2025. 3. 12. 10:53

조선경제 테크

"AI가 95% 완성"… 소형 제작사도 쉽게 애니 만든다

'게임 체인저' 된 AI 콘텐츠

황규락 기자

입력 2025.03.12. 00:33업데이트 2025.03.12. 06:57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카카 크리에이션과 프런티어 웍스가 함께 제작하는 ‘트윈스 히나히마’가 이달 29일부터 일본 지상파 방송사 MBS에서 방영된다. 트윈스 히나히마는 제작의 95%를 생성형 AI(인공지능)로 만들었다. 생성형 AI로 만든 애니메이션이 일본 지상파에서 방영되는 것은 처음이다. 배경과 구도 등을 담은 간단한 콘티를 입력하면, AI가 선(線) 정리부터 채색은 물론 눈과 입 등 인물의 간단한 움직임까지 자동으로 구현한다. 이 밖에도 사람의 손동작을 영상으로 찍으면 AI가 이를 2D 캐릭터 움직임으로 변환하고, 실사 사진을 배경에 넣기만 해도 AI가 알아서 캐릭터와 어울리는 그림체로 바꿔주는 식으로 제작 과정을 단순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획과 연출을 제외한 제작에 드는 비용과 시간만 따졌을 때, AI로 60~70% 정도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AI가 콘텐츠 제작에 본격적으로 활용되면서 글로벌 애니메이션 업계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은 제작에 워낙 많은 인력이 투입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이 때문에 디즈니와 픽사 등 글로벌 대형 제작사들이 이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AI로 제작 비용·시간이 대폭 줄어들면 소형 제작사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 ‘트윈스 히나히마’를 만든 곳도 일본 내 중형 제작사다. 국내 문화 콘텐츠 투자사인 스마트스터디벤처스의 이현송 대표는 “애니메이션의 노동 집약적인 부분을 AI로 대체해 작품의 생산 속도를 높이는 것이 업계의 새로운 과제가 됐다”며 “2~3년 후 가능할 줄 알았던 기술들이 당장 다음 달에 구현될 정도로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다”고 했다.

그래픽=양진경

◇AI로 제작 시간·비용 단축

트윈스 히나히마 제작진은 애니메이션 제작에 AI를 도입한 이유에 대해 “전통적인 애니메이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기존에는 애니메이션 제작 비용과 시간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은 장면에서는 캐릭터의 움직임과 구도 등이 어색하거나 단순한 경우가 많았다. AI가 이러한 장면에 적용돼 캐릭터가 풍부한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도록 보정해 주는 등 기존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러한 기술은 한국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AI 스타트업 ‘시나몬’은 스토리를 입력하면 AI가 이를 3D 영상으로 구현하는 설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스토리에 따라 캐릭터의 연기와 조명, 구도, 배경 등을 원하는 대로 편집할 수도 있다. AI 스타트업 ‘라이언로켓’은 웹툰 제작을 도와주는 생성형 AI 설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작가가 캐릭터를 그리면 AI가 해당 작가의 화풍을 학습해 캐릭터의 다양한 포즈를 구도별로 생성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를 활용해 웹툰 제작 시간과 비용을 30% 정도 단축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래픽=양진경

중국도 콘텐츠의 단가를 낮추기 위해 AI를 만화 및 애니메이션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미디어그룹(CMG)’은 지난해 생성형 AI로 만든 애니메이션을 중국중앙TV(CCTV)에 방영했다. ‘천추시송(千秋詩頌)’이란 제목의 애니메이션은 AI로 캐릭터 디자인부터 음향 효과, 배경 등 모든 것을 구현했다. 중국 AI 스타트업 ‘미궈(Miguo) AI’는 작가의 밑그림에 AI가 색상과 음영 등 기타 효과를 넣을 수 있는 설루션을 개발해 올해 안에 만화 100편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미궈 AI 측은 “주간 만화를 만드는 데 기존에는 하루에 14명이 작업했다면, AI를 사용하면 5.5명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했다.

◇AI가 불붙인 ‘콘텐츠 경쟁’

AI가 애니메이션 제작에 활용되면서 규모에 따른 제작사 간 격차가 줄어드는 등 업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기존에는 30분 정도 길이의 애니메이션 12편을 제작하는 데 적어도 2년 정도의 시간이 들었지만, AI를 활용하면서 이 기간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배경을 전환하고, 말에 맞춰 입 모양을 바꾸는 등 일일이 손으로 만들던 작업들이 점차 AI로 자동화되면서 필요한 비용과 인력도 줄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제작사 등 소규모 창작자들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빠르게 선보이며 두각을 보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AI로 만든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은 여전히 남아있다. 트윈스 히나히마 방영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에서는 “AI로 만든 콘텐츠의 퀄리티가 의심된다” “업계 일자리를 줄여 파멸을 가져올 것”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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