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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방어하니, LNG 코앞 왔다…무섭게 번지는 울진 산불 [영상]

鶴山 徐 仁 2022. 3. 5. 09:55

원전 방어하니, LNG 코앞 왔다…무섭게 번지는 울진 산불 [영상]

 

중앙일보 입력 2022.03.04 21:49 업데이트 2022.03.05 03:41


김준희 기자 김정석 기자 박진호 기자 구독

 

 

 

 

"한울원전 안전…방사능 누출 없어"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한울원자력발전소까지 번졌으나 원전 설비 피해나 방사능 누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불길이 강풍을 타고 강원 삼척까지 급속히 번지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를 위협하고 있다. 산불 영향권만 해도 약 3300ha로 최근 10년 내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오후 8시30분쯤 앞서 오전 11시17분쯤 경북 울진군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길이 약 2km의 산등성이를 불태우며 강원도 삼척시로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울원자력본부는 4일 "한울원전 5기(1∼5호기)는 원자로 정지 등 설비 손상 없이 안전한 상태이며 인명피해나 방사선 누출은 없다"고 밝혔다. 산림청 등에 따르면 울진 산불은 강풍을 타고 7번 국도를 넘어 해안에 있는 한울원전 경계선 안까지 확산했다.

한울원전은 산불이 번진 민가에서 약 3㎞, 최초 산불 발화 지점과 10㎞ 정도 떨어져 있다. 소방당국은 발전소 외부 변전소 인근에 고성능화학차를 비롯한 소방차 24대를 배치하며 화재 방어선을 구축했었다.

4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2시10분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일어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마을 쪽으로 번지자 '산불3단계'와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하고 진화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뉴스1

경북 울진 두천리 산불 확산.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文대통령 "조기 진화 전력 다하라" 

이날 오후 3시쯤 원전 구역 안에 불씨가 넘어와 잔디·수목 등에 옮겨붙었다. 소방당국은 헬기·소방차 등을 동원해 불을 껐다. 건물 피해는 없고, 직원들이 한때 대피했다가 복귀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원전 주변 산불은 진화된 상태다. 원전 측은 송전망에 문제가 생길 상황에 대비해 한울 1∼5호기 출력을 50%까지 낮췄다. 아울러 산불 상황을 주시하며 송전계통의 안전이 확보되면 출력을 회복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최우선적인 목표를 인명피해 방지에 두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조기 진화에 전력을 다하라"며 "한울원전 안전 조치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4일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북쪽인 강원 삼척까지 번지는 가운데 도 경계지점인 7번 국도 주변의 한 트럭이 불에 타는 피해가 났다. 연합뉴스

 

 

산림당국 "가스공사 삼척기지 보호 집중"

 

울진 산불은 현재 강풍을 타고 삼척 원덕읍 일대로 빠르게 북상 중이다. 경찰은 울진과 삼척을 잇는 7번 국도와 산업도로 등의 차량 통행을 금지했다.

도로 양옆 산과 주택, 자동차 일부가 불에 탔고, 고포터널과 월천터널 안은 짙은 연기로 뒤덮였다. 산불로 인해 울진과 삼척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이 났고, 휴대전화와 인터넷은 먹통이 됐다.

삼척시는 산불이 확산하자 오후 5시30분쯤 원덕읍 사곡·월천·기곡·노경·산양 등 5개 리 주민 122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시 공무원 108명도 현장에 배치했다. 삼척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현재 원덕읍에는 초속 1.9m의 남서풍이 불고 있고, 습도는 30%다.

불이 호산리 LNG 생산기지 인근까지 번지면서 소방당국은 대원 225명과 장비 85대를 투입해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울진에 배치할 예정이던 중앙119구조본부 대용량 방사포도 LNG 기지로 옮겼다. 이 장비는 1분에 7만5000L의 물을 130m까지 쏘는 능력을 갖췄다. 산림당국은 "한국가스공사 삼척기지를 보호하기 위해 방화선을 구축하는 등 집중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4일 경북 울진군 북면 야산에서 난 불이 주변으로 크게 번지면서 한울원전 구역 안에도 옮아붙자 산불진화헬기가 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

 

 

산불 영향 구역 '축구장 4620개' 규모  

산림당국은 산불 영향 구역을 약 3299ha(울진 3260ha, 삼척 59ha)로 추정했다. 축구장(0.714ha)의 4620개 규모다. 산불 발생 인근 주민 350여 명은 인근 초등학교와 마을회관·면사무소 등으로 대피했다. 산림당국은 "단 하루도 되지 않은 상황인데 산불 피해가 크다"며 "최근 10년 내 피해가 가장 큰 규모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산림청은 울진(오후 2시10분)에 이어 삼척에도 오후 7시를 기해 '산불 3단계'와 산불재난 국가 위기 경보 '심각'을 발령했다. 산림청은 "산불이 2개 시·도에 걸쳐 진행됨에 따라 산불 현장 통합 지위를 경북도지사(이철우)에서 산림청장(최병암)으로 이관했다"고 밝혔다.

4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강원 삼척까지 번지고 있다. 뉴스1

주민 4000명 대피…"주요 시설물 위협"

 

 

앞서 울진 산불은 이날 오전 11시17분쯤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발생했다. 경북도는 산불 피해 면적을 약 2000ha로 추정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주민 약 4000명이 대피했고, 주택 12채·창고 3동·비닐하우스 1동이 소실됐다.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현재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삼척 지역으로 확산해 주요 시설물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산림당국은 야간 산불 대응 체계로 전환하고 진화 자원을 총동원해 인명과 주요 시설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울진과 삼척 지역 주민들은 산림당국과 지자체에서 발표하는 재난방송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했다.

 

 

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울진=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삼척=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