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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전기차, 내연기관 뛰어넘는 건 10년 뒤? 20년 뒤? [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鶴山 徐 仁 2021. 2. 13. 21:19

늘어나는 전기차, 내연기관 뛰어넘는 건 10년 뒤? 20년 뒤? [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김도형 기자 입력 2021-02-13 16:29수정 2021-02-13 16:39


요즘 차와 차 업계를 이야기하는 [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오늘은 전기차의 보급 속도를 거시적으로 살펴볼까 합니다.

 

연료·엔진 대신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전기차. 먼 미래처럼 보이더니 어느새 코앞의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전기차 신차가 줄줄이 출시되면서 금방이라도 주변의 내연기관차를 모두 대체할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사실 10년, 20년 안에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은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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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을 기반으로 하는 차량의 내부를 보여주는 그래픽. 동아일보DB

 


기존 자동차 시장이 워낙 거대한데다 자동차의 긴 수명을 감안하면 현재의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는데 상당히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충전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자원과 비용을 생각하면 전기차 보급은 지역별, 국가별 편차도 상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사 제목에 대한 답을 먼저 드리자면, 누적 기준이 아닌 연간 신규 판매를 기준으로 삼아도 10년 뒤의 전기차 판매는 내연기관차 판매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보다 10년이 지난 2040년쯤이면 전기차 판매가 전체 신차 판매의 절반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전기차 보급에 대한 예측 수치들을 차분하게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고가,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를 살펴본 지난 주 휴일차담에 보내주신 관심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 집값 3~4배 오를 때 가격 안 오른 ‘럭셔리카’도 시장 키우나 [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10206/105311845/1

▶ 김도형 기자의 휴일車담 전체 기사 보기
https://www.donga.com/news/Series/70010900000002

● 전기차는 ‘EV’ 혹은 ‘BEV’, 내연기관차는 ‘ICE’


전기차, 순수 전기차, 배터리 전기차…

국내·외의 여러 기관은 전기차를 조금씩 다르게 부르고 있는데요.

영어로는 EV(Electric Vehicle)를 많이 쓰지만 BEV(Battery Electric Vehicle)로 표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BEV로 표기하는 배경에는 ‘xEV’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EV 앞에 미지수 x를 앞에 붙여서 수소전기차(FC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쓰기도 하는 것입니다.

수소전기차는 수소와 연료전지를 활용하지만 결국 전기를 발생시키고 이 전기로 모터를 돌린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일종의 전기차일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의 엔진 없는 엔진룸. 수소전기차는 연료전지에서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면서 발생하는 전력을 이용한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을 갖고 있지만 배터리의 전기만으로도 일정한 거리를 달릴 수 있기 때문에 절반의 전기차입니다.

앞으로 명확한 용어 정리가 필요해 보이는 상황인데, 제가 할 일은 아닌 것 같고…

아무튼 전기차는 저런 식의 표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면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내연기관차는 ‘ICE’라고 표기합니다.

‘Internal Combustion Engine’, 말 그대로 내연기관을 줄인 말입니다.

휘발유를 쓰든 경유를 쓰든 LPG를 쓰든 간에, 엔진 안에서 폭발하는 힘을 이용하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으니 이 용어는 별로 헷갈릴 것이 없겠습니다.

● 전 세계 운행 자동차는 15억 대에 육박


‘EV’가 언제쯤 ‘ICE’를 뛰어넘을 것이냐, 는 주제로 돌아와서…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실제로 다 대체할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시간은 사실 ‘상당히 오래’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페라리 ‘스트라달레’의 8기통 엔진. 동아일보DB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세계에서 굴러다니는 자동차가 2019년 기준으로 14억9000만 대(상용차 포함)에 이릅니다.

거의 대부분 내연기관차인 이 15억 대의 자동차를 전기차로 완전히 대체하려면 전기차 생산을 아무리 가파르게 늘려도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한해 1000만 대의 전기차가 새롭게 판매되고 그 댓수만큼 기존의 내연기관차가 폐차된다고 가정해도 150년이 걸립니다.

최근 수년 동안 연간 세계 자동차 판매는 평균 9000만 대 안팎으로 집계됩니다.

지금 즉시 모든 판매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해도 내연기관차 완전 대체에는 1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인데요.

현대자동차가 최초로 자체 개발한 ‘알파 엔진’. 동아일보DB



최근 급격히 늘어난 것 같지만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170만 대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폭발적’으로 성장해서 올해 235만 대 수준의 전기차가 팔릴 것으로 예측됩니다. 올해 판매 신차를 9000만 대로 가정했을 때 2.6% 정도입니다.

그리고 신차 대비가 아니라 전 세계에서 굴러다니고 있는 15억 대의 자동차를 기준으로 하면 매년 전기차 신차의 비중은 2020년 0.11%, 2021년 0.15%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전기차가 세계의 도로를 지배하려면 앞으로 상당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 “전기차, 2040년쯤 신차 판매에서 절반 넘어설 것”


물론, 전기차의 기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2025년 연간 850만 대의 전기차가 보급되고 2030년 연간 26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2025년에 세계 신차 판매의 10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2030년에는 4분의 1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그리고 2040년에는 5400만 대로 내다봅니다. 20년쯤 뒤에는 전기차가 신차 판매의 절반을 넘길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테슬라 ‘모델3’. 테슬라코리아 제공



이런 성장을 기반으로 BNEF는 2040년에 전기차의 비중이 전체 자동차 가운데서 31% 정도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0년 뒤에 3분의 1가량이 전기차라는 전망, 최근의 전기차 열풍을 생각했을 때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요.

국가별 편차는 크겠습니다만, 20년 뒤에도 여전히 세계의 도로 위를 지배하는 것은 내연기관차 아니냐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다른 기관의 전망은 어떨까요.

딜로이트는 전기차 시장이 앞으로 10년 동안 연평균 30%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30년 3110만 대, 신차 판매의 32%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 예측에서도 2030년 승용차 부문에서 내연기관차의 점유율이 70% 안팎일 것이라는 점 등은 BNEF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앞으로 10년 안에는 신차 판매에서 내연기관차가 계속 전기차를 앞설 것이고 그 이후 10년 사이의 어느 시점에 역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현재의 공통된 예측입니다.

내연기관차가 도로를 지배하는 시기가 앞으로도 상당히 길 것이라는 점에서도 두 기관의 예측에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보와 발전원이 걸림돌


딜로이트는 2030년 이후에 전기차 판매량의 증가세 자체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충전 인프라’입니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여러 측면에서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충전 인프라만큼은 장기적으로도 전기차 보급에 중요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딜로이트는 향후 10년 동안 일부 국가는 부유한 국가들이 보여주는 전기차 전환 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전기차는 충전 인프라에 들어가는 돈을 감당할 수 있는 나라를 중심으로, 충전 인프라가 받쳐주는 수준에서만 보급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서울 강동구에 구축한 ‘현대 EV 스테이션 강동’에서 초고속 충전설비 ‘하이차저’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앞으로 전기차 생산이 빠르게 늘어나면 가격이 더 떨어지고 안전성, 주행거리 등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충전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으면 보급될 수 없다는 점만큼은 분명합니다.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서는 ‘발전원’도 중요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하는 이 전기, 어떻게 만들었냐”는 이슈입니다.

충전 인프라가 일부 구축되더라도, 국가의 발전 기반이 석탄을 비롯한 화력발전이라면 친환경성에서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지역과 국가에 따라서는 연비를 향상 시킨 내연기관차 혹은 하이브리드차(HEV) 정도가 상당한 기간 동안 계속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수도 있겠습니다.

● “전기차, 단순한 내연기관차의 대체재 아니야”


“전기차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지만 지역·국가에 따라서 보급 속도는 꽤 편차를 보일 수 있고 10~20년 안에 내연기관차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

정도가 오늘 휴일차담의 요약이겠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가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면서 자동차 산업의 틀을 통째로 바꿔놓고 있는 큰 흐름 자체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입니다.

테슬라 ‘모델 Y’. 테슬라코리아 제공



장기간 축적한 기계적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공고하게 구축했던 성채를 전기차가 흔들고 있다는 점은 이런 변화의 핵심 가운데 하나입니다.

애플이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누구와 손을 잡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자동차 산업이 애플을 비롯한 테크 기업들이 뛰어드는 시장이 되는 것 자체가 전동화라는 흐름과 함께 이뤄지고 있습니다.

LG전자도 마그나와 손을 잡고 전기차 핵심 부품을 만들겠다고 나섰습니다.

차가 통신으로 연결되고 자율주행 기술이 적극 활용되면서 IT기계로 바뀌어가는 모습도 전장화와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전기차를 단순히 내연기관차의 대체재로 바라보지 않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이유입니다.

보급되는 전기차의 숫자는 숫자대로, 전기차로 인해 달라지는 자동차 그리고 자동차 산업의 모습은 그 모습대로 받아들이면 좋을 듯 합니다.

 

전기차에 대한 뜨거운 관심 속에 최근 테슬라는 국내에 ‘모델Y’를 정식 출시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를 비롯해 올해 줄줄이 출시될 전기차들이, 고객들에게 내연기관차와 다른 어떤 만족을 줄 수 있을지도, 앞으로 계속 살펴보겠습니다.

김도형 기자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