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서도 보이는 이 금빛 웅덩이…아마존의 재앙
[중앙일보] 입력 2021.02.08 00:02 |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우주비행사가 촬영한 페루 남동부 마드레데디오스주의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 금 채굴을 위해 판 수많은 웅덩이가 햇빛에 반사돼 빛나고 있다. [사진 NASA]
울창한 숲을 초토화한 수많은 금빛 웅덩이들. 웅덩이에서 뻗어나온 작은 물줄기들은 그 옆으로 흐르는 강으로 이어진다. 우주에서 바라본 아마존 열대우림의 모습이다.
NASA, 불법 금광 위성사진 공개
열대우림이 오염 호수로 탈바꿈
금 분리에 수은 사용 뒤 방류
아마존강 돌고래도 멸종 위기
미 항공우주국(NASA)은 페루 남동부 마드레데디오스주에서 불법 금 채굴로 심각하게 파괴된 아마존 열대우림의 위성사진을 7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24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탑승한 우주비행사가 촬영한 사진이다.
이 웅덩이들은 독립 광부들이 금을 채굴하기 위해 나무를 잘라내고 판 불법 채굴장이다. 금광석을 찾기 위해 3~4m가량 구덩이를 판 뒤 물을 채우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수많은 웅덩이가 햇빛에 반사되면서 눈부시게 빛나는 것이다.
불법 금 채굴로 초토화된 페루 아마존 열대우림. [EPA=연합뉴스]
페루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은 양의 금을 생산한다. 마드레데디오스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금 채굴 산업의 본거지로 꼽힌다.
이 지역에서만 수만 명이 이런 무허가 광산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소규모로 이뤄지는 불법 금 채굴은 울창한 열대우림을 흙탕물로 뒤덮인 연못과 호수로 바꿔놨다. 페루 정부는 불법 금광을 없애기 위해 군과 경찰을 동원해 소탕 작전을 펼쳐왔지만, 범죄조직과 지역 주민이 결탁하면서 서로 정보를 흘려주는 탓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불법 채굴이 아마존 산림 벌채의 주요 원인일 뿐 아니라 금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수은 오염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페루의 광부가 대야와 수은을 사용해 금을 채취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소규모 불법 채굴장에서는 금을 분리하기 위해 금광석에 수은을 뿌린다. 이후 수은이 포함된 물을 별도의 정화 과정 없이 흘려보낸다. 이 때문에 아마존 지역은 지속적으로 숲이 파괴되고, 수은을 비롯한 여러 화학물질에 오염돼왔다.
미 듀크대 재클린 거스 연구팀은 1985년부터 2018년까지 마드레데디오스주의 경관 변화 분석과 함께 호수와 강에서 물과 침전물 샘플을 채취해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무허가 광산이 밀집된 지역의 인공호수 면적이 33년 사이에 6.7배로 증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불법 채굴로 인한 수질 오염의 영향으로 아마존강 일대에 서식하는 투쿠시 돌고래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 아마존강 유역에 사는 돌고래는 모두 3만 마리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연합뉴스]
연구팀은 “(금 채굴로 만들어진) 호수의 물에서는 강보다 5~7배 높은 비율로 수은이 인체에 해로운 메틸수은으로 변환한다”며 “소규모 금 광산이 사람과 야생동물의 수은 노출 위험을 매우 증가시키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수질 오염으로 인해 아마존강에 서식하는 민물 돌고래들의 멸종 위기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아마존강에 사는 돌고래 중 ‘꼬마돌고래’로 알려진 투쿠시 돌고래는 지난해 12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종 목록에서 ‘취약(Vulnerable)’에서 ‘위기(Endangered)’ 단계로 올라섰다. 야생에서 매우 높은 절멸 위기에 처했다는 뜻이다.
페루
콜롬비아 환경단체인 오마차 재단은 무허가 금광으로 인한 수질 오염, 수력발전소 건설 등이 투쿠시의 생태를 위협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아마존강에 서식하는 분홍색 돌고래도 2년 전에 IUCN의 ‘위기’종으로 지정됐다. 아마존강 유역에 사는 돌고래는 모두 3만 마리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마차 재단의 생물학자 페르난도 트루히요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의 크기를 고려할 때 적은 개체 수”라며 “조치를 하지 않으면 20∼30년 안에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우주서도 보이는 이 금빛 웅덩이…아마존의 재앙
'科學. 硏究分野'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늘어나는 전기차, 내연기관 뛰어넘는 건 10년 뒤? 20년 뒤? [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0) | 2021.02.13 |
---|---|
연료비제로, 탄소제로, 햇빛온수기 (0) | 2021.02.08 |
서울~대전 고속도로 좌우 1㎞씩 태양광 다 채운다 해봐야... (0) | 2021.01.27 |
이란, 이성 상실했나? 니미츠항모 옆에 탄도탄 쐈다! (0) | 2021.01.19 |
"월성원전 방사능 피폭? 멸치 1g 정도" 카이스트 교수 일침 (0) | 2021.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