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도시 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경찰차가 뒤따라 오더니 양쪽 헤드라이트를 번갈아 번쩍거렸다. 그게 차를 세우라는 신호라는 걸 모르고 차선을 비켰더니 다시 따라왔다. 영문을 몰라 다시 차선을 바꾸니까 경광등과 사이렌을 켜면서 "차를 길가에 대라"고 했다. 차를 세우고 백미러로 보니 카우보이 모자를 쓴 경관이 장총을 든 채 다가왔다. 그는 이것저것 묻더니 "오른쪽 브레이크등이 안 들어오니 고치라"고 한 뒤 사라졌다. 오싹한 경험이었다.
▶유튜브에는 미국 경찰이 지시 불이행자를 얼마나 가혹하게 다루는지 보여주는 영상이 수두룩하다. 지난 7월 오클라호마주 한 마을에서는 평범한 65세 여성이 경찰의 테이저건을 맞았다. 80달러짜리 벌금 고지서에 사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관은 이 여성에게 차에서 내리라고 했고 이를 거부하자 끌어내린 뒤 양손을 등 뒤로 하라는 지시도 거부하자 테이저건을 쏴 수갑을 채웠다. 이 여성은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경찰관 질문에 대답하지 않거나 거짓말을 해도 체포된다. 특히 경찰이 'right now(지금 당장)' 또는 'immediately(즉시)'라고 말했는데도 시키는 대로 안 하면 바로 쓰러뜨린다. 인권침해 논란이 일자 경찰관 몸에 초소형 카메라를 부착해 체포 당시 영상을 녹화하고 있다.
▶외국 대사관저 담을 무단으로 넘어가 시위를 벌이는데 경찰봉 하나 없이 거의 구경만 했던 경찰이 관련 단체 압수 수색을 갔다가 망신을 당했다. 이 사람들은 경찰을 '깡패' '양아치'라고 부르며 "너 이름 뭐야" "어디라고 큰소리를 쳐"라는 등 오히려 호통쳤다. 경찰은 제압하기는커녕 "욕은 하지 맙시다" "책임자와 대화하겠다"며 법 집행을 '구걸'했다. 이 단체는 이 장면을 페이스북으로 생중계까지 했다. 대한민국 법질서 농락 현장 중계다. 미국이었으면 전원 현행범 체포였을 것이다.
▶독재정권 시절 경찰은 인도 명상서적 '자기로부터의 혁명'을 '혁명 서적'이라며 압수할 정도였다. 이젠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김정은 위인 환영대회'를 열어도 검문조차 하지 않는다. 자유민주 국가에서 저 혼자서 김정은을 좋아하든 북한을 부러워하든 말릴 수 없다. 그러나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이 북한에서 행패를 당한 직후 대통령이 '남북 공동 올림픽 개최'를 말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친북 단체가 경찰에게 "깡패" "양아치"라고 눈을 부라릴 수 있는 것이 무엇 때문이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