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가 어디로 가는 걸까. 대통령은 외교적으로 미국 중국 일본 북한 같은 중요 상대로부터 완전 고립돼 있다. 지금 동남아 세 나라를 돌고 있다. 국내 여론이 어떻게 돌아가든 아랑곳없이 조국 후보자를 임명하는 수순에 돌입했다. 대통령은 이번 주말쯤 조국 씨를 법무장관에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는 마지막 경고등이 켜졌다. 마지막이다. 이다음은 없어 보인다. 8월 소비자물가가 건국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떨어지니 굿 뉴스 아니냐고 고개를 갸웃하는 분들도 있다. 절대 그렇지 않다. 물가가 떨어진다는 것은 국민들이 호주머니를 닫고 지갑 지퍼를 잠그고 있다는 뜻이다. 소비를 늦추거나 소비를 적극 줄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오로지 현금을 움켜쥐고 ‘현금 사재기’ ‘골드 바 사재기’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소비가 줄면 기업도 기계를 멈출 것이고, 어제 조선일보 경제섹션 톱 기사처럼, 공단에는 찬바람이 찬바람이 불게 될 것이다. 경기 선순환이 아니라 경기 악순환의 톱니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일본이 20년 장기불황에 들어갔을 때 한국의 이런 현상과 비슷했다. 이른바 ‘D의 공포’다. 디플레이션의 공포다. 소비자들은, 국민들은 왜 이렇게 나오고 있을까? 지금 정권의 경제 정책을 믿을 수 없다는 가장 강력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반일 캠페인 때문에 ‘금 모으기’가 아니라, 문 정권의 경제 정책 때문에‘금 모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은 유체이탈 화법으로 국민들을 상대하고 있다. 동남아 세 나라를 돌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한가해 보인다. 우리 안보와 직접 관련이 있는 일본과는 지소미아를 끊어버리고, 우리 안보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태국과 지소미아를 맺었다.
어제 자유한국당은 기자간담회를 했다. 주광덕 의원은 "(조국 딸)의 한영외고 시절 영어 작문 성적은 3년 간 6~8등급, 독해는 7등급 이하였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전체 9등급 중에 그런 실력이다. 뒤에서 세는 게 빠른 실력이다. 그런데도 단국대 장영표 교수는 조국 딸의 영어 실력이 뛰어나 논문 번역을 맡겼다고 했는데, 이 부분도 들여다봐야 한다. 이 논문은 한국연구재단에서 2천만원이 넘는 지원금을 받아 이루어진 연구다. 따라서 한국연구재단에 예산사용 내역을 보고하도록 돼 있다. 그 예산사용 보고서에 논문 번역료 지급 부분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
오늘 아침 세계일보는 "조국 펀드의 핵심 인물들이 필리핀에 함께 체류 중"이라고 보도했다. 조국 씨의 5촌 조카와 동업했던 사람을 인용한 이 보도는 "조국 씨의 5촌 조카, 조국 펀드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인 코링크 이상훈 대표, 코링크가 투자한 2차 전지 업체 WFM의 우모 전 대표, 자동차 부품 업체 ‘익성’의 이모 부사장 등과 함께 지난 17일 출국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가족과 함께 외국으로 나간 상태로 필리핀 마닐라를 거쳐 세부에 체류 중"이고, "곧 베트남 호찌민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 중 한 명이라도 붙잡힐 경우 (수사기관에) 뭔가 얘기해 버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동시에 출국한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검찰’은 조국 씨의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연구실을 압수 수색했다. 조국 씨는 아마 밤샘 마라톤 기자회견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 늦잠을 자고 있었을 것이다. 그 사이에 윤석열 검찰은 경북 영주에 수사팀을 급파해서 조국 아내 정경심 씨의 하드디스크를 확보했다. 조국 딸이 동양대 총장상을 받았다고 했는데, 이게 가짜라는 것이다. 부산대 의전원 입학 때 이 총장상을 기재했다고 한다. 그런데 동양대 최성해 총장은 이런 표창장을 준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그렇다면 명백한 가짜다. 엄마가 사문서 위조한 셈이다. 조국 의혹은 다 나온 게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조국 딸에게 병리학 논문 제1저자를 등재해줬던 단국대 장영표 교수를 소환해서 조사했다. 조국 딸이 응시했다 떨어진 서울대 의대, 그리고 조국 딸이 인턴생활을 했다던 한국국제협력단 KOICA도 압수수색했다. 웅동학원 전·현직 이사들, 웅동중학교 행정실장을 했고 조국 씨의 처남인 정모씨도 소환 조사했다. 조국 씨 가족 중에는 처음이다.
사람들은 오로지 한 가지 궁금증을 이야기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금 누구에게 칼끝을 겨누고 있는 것일까. 윤석열 검찰의 포위망은 지금 조국 씨 부부를 중심으로 서서히 좁혀 가고 있다. 조국 씨의 아내 정경심 씨의 컴퓨터까지 압수수색했다. 이제는 조국 씨 부부의 휴대폰만 남았다. 조국 씨 부부의 휴대폰을 압수수색하면 그 속에서 뭐가 나올까. 기자들의 판단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와대나 더불어민주당과 교감이 없는 상태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적어도 짜고 치는 고스톱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윤석열은 그냥 ‘검사’다. 윤석열 검찰의 칼끝은 조국 씨를 겨냥한 것 같지만, 사실은 문재인 정권을 찌르는 것일 수도 있다.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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