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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조국, 부끄러움을 모르는 건가 개념이 없는 건가

鶴山 徐 仁 2019. 8. 29. 11:23

[사설] 조국, 부끄러움을 모르는 건가  개념이 없는 건가

동아일보  입력 2019-08-29 00:00  수정 2019-08-29 08:08



혁중 sajinman@donga.com·박영대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어제 검찰이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한 데 대해 “당황스럽지만 저희 가족들은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물러날 뜻이 없음을 거듭 밝힌 것이다.

그동안 쏟아져 나온 조 후보자 일가를 둘러싼 각종 특혜 특권 특전에 실망했던 국민들은 조 후보자의 끝끝내 버티는 태도에 더 분노하고 있다. 그동안 숱한 인사검증 논란이 벌어졌지만 이번 경우처럼 산더미 같은 의혹이 쏟아지고 국민적 공분이 형성됐는데도 후보자가 고집스레 버티는 경우는 없었다. 조 후보자는 현재 자신으로 인해 벌어지는 논란과 분열,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 낭비가 눈에 보이지 않는가.

조 후보자 주변만 돌아봐도 가족은 물론 몸담았던 대학, 딸이 다녔던 대학, 대학원, 논문 특혜를 제공한 대학 등 수많은 기관이 논란에 휘말리고 상당수는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조 후보자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와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조 후보자의 5촌 조카 조모 씨를 포함해 의혹을 풀 핵심 인물 3명이 돌연 지난주 해외로 출국한 일까지 벌어졌다. 법 집행을 책임지는 장관의 친척 등이 도피성 출국 의혹을 받는 상황은 제3세계 정치 후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조 후보자의 정치적 기반인 범여권 진보진영도 곤혹스러운 지경에 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국 지키기’를 강조하고 있지만 당내에선 임명을 강행할 경우 민심 이반이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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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후보자의 버티기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장 큰 짐이 될 것이다. 한국리서치가 22, 23일 조 후보자의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부적합’이 48%로 ‘적합’(18%)의 2배가 넘었다. 일주일 전 같은 조사에서 조 후보자 지명 찬성(42%)이 반대(36%)보다 다소 많았던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이 같은 부정적 여론을 거스를 경우 정치적 부담은 청와대와 민주당의 몫이 된다. 

대한민국은 지금 안팎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런 시점에 장관 후보자 의혹을 둘러싸고 편 가르기와 진영 대결이 벌어지는 것은 이 정부에 부담이고 국력 낭비다. 조 후보자가 일부 지지자가 사이버 공간에 띄우는 ‘조국 힘내세요’ 등 격려 글에 고무돼 계속 버틴다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착시(錯視)현상이다. 명분도 실익도 없으며 소모적인 논란과 분열만 가중시키는 행위일 뿐이다. 이런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무조건 버틴다면 부끄러운 줄 모르는 것이고, 정말 모른다면 최소한의 정무적 개념도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