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가 연초 대비 17% 하락률을 기록하고 어제 폐장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0년 만에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이날 통계청은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종합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8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외환 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향후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6개월째 동반 하락해 경기 하강이 본격화될 것임을 말해주었다. 새해엔 더 어려워질 것이란 예고다.
올해 한국 경제는 각종 지표들이 1년 내내 '사상 최악·역대 최저' 풍년을 이뤘다. 중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부담을 못 이겨 직원 내보내고, 알바 줄이면서 실업률이 18년 만에 최악이 됐다. 실업자 수가 9개월 연속 100만명을 넘어 외환 위기 당시(10개월 연속)를 앞지를 뻔했고, 청년 실업률은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서는 해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최하위 20% 가구의 소득은 3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1분기 조사에서 -8%까지 기록,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상하위 20% 간 소득 격차도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문 닫는 공장이 늘어가면서 제조업 가동률은 72%대에 그쳐 20년 만의 최저였고, 기업 설비 투자는 외환 위기 이후 처음으로 6개월 연속 감소했다. 불황 때 늘어나는 생명보험 해약 환급금 규모가 23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주력 산업은 퇴조 기미가 뚜렷해졌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현대차 1.2%, 기아차 0.8%로 거의 한계기업 수준이다. 조선업은 7년 만에 수주 1위를 탈환했지만 호황기 대비 수주 실적이 20% 수준에 불과하고 거액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선 올 2분기 삼성전자의 수익이 중국 4대 제조사에 처음으로 추월당했다. 한국 경제의 거의 유일한 버팀목이라는 반도체의 출하량마저 11월에 전달보다 16% 줄어 10년 만에 최대 감소를 기록했다. 주력 산업은 내려앉는데 미래 먹거리인 신산업 분야에선 미국·중국 등에 한참 뒤졌다.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이 사업 거점을 미국으로 옮겼다는 등 신산업의 한국 탈출을 알리는 뉴스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여러 가
지 요인이 있지만 정부가 노동·공공 개혁, 규제 혁신은 거꾸로 하고 일자리 만든다고 54조원을 허공에 날리고도 세금 퍼붓기 소득 주도 성장만 밀어붙인 정책 실패가 주요 원인 중의 하나였다. 이루 헤아리기도 힘든 반(反)기업·반시장 정책이 사회 전반의 경제 심리를 위축시켰다. 그런데도 새해에도 변함없이 '소득 주도'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정말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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