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를 현재보다 천 배나 많게 하시며 너희에게 허락하신 것과 같이 너희에게 복 주시기를 원하노라>(11절).
모세가 이스라엘을 위해 복을 빌어준 대목인데 <현재보다 천 배나 더 많게>해 달라고 합니다.
지금도 2백만 대군인데 천 배나 더 많으면 얼마나 됩니까? 제대로 셈을 할 수 없을 만큼의 축복을 기도한 것입니다.
사실 모세는 이때 이미 생명의 촛불이 흔들리는 마지막 시각을 맞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육신의 기력만이 아니라 120세의 나이에도 망령 들지 않고 분별력도 여전했으며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어 가는 지도력 역시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노쇠한 심령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짐이 되는 존재가 아니라 도리어 미래를 이끌어가는 힘과 꿈의 원천이 되었으며 비록 자신은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지 못하지만 광야에서 태어나고 자란 제2세대들의 앞길을 미리 내다보며 격려하고 준비시키는 지도자 역할에 최선을 다 했습니다.
또한 하나님이 그에게 부여해 주신 사명과 권능을 행사하는 일에도 식지 않는 열정을 보이며 현재보다 천 배나 더 많은 복을 빌어줍니다.
돌이켜 보면 모세는 지난 40년간의 광야 행로에서 너무도 많은 마음고생과 몸 고생을 겪었습니다.
툭하면 비난하고 불만을 터뜨리고 공격의 대상이 되고 지도력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으로 때로는 궁지에 몰려 목숨마저 잃을 번 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험한 세월을 보낸 만큼 이제는 그 누구도 진심으로 사랑하지 못하고 총기 있는 분별력보다는 편견과 일그러진 오만으로 가득 찬 늙은이가 됐을 법도한대 그는 결코 그렇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활력과 미래에 대한 비전으로 가득 차 있었고 가나안을 목전에 두고도 모든 것을 자기 손으로 다 이루려는 욕심보다는 오히려 <나는 홀로 너희의 짐을 질 수 없다>(9절)며
각 지파별로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십부장, 조장을 뽑아 그들로 하여금 서로 일을 분담하고 협력하게 했습니다.
오늘 우리도 늘 남에 대한 평가로 이러쿵저러쿵 할 게 아니라 내 자신의 최종 평가가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 것인지를 늘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모세처럼 시간이 흘러도 결코 식지 않는 열정을 품고 담대하게 천 배의 축복을 기도하는 믿음으로 살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