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의 바람과 기대와는 달리 왕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는 네 말대로 속히 왕복과 말을 가져다가 대궐 문에 앉은 유다 사람 모르드개에게 행하되 무릇 네가 말한 것에서 조금도 빠짐이 없이 하라>(10절).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충격적인 명령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하만으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을 재앙 같은 일이 현실 속에서 벌어진 것입니다.
하만은 죽을 맛이었지만 자신이 건의하고 왕이 명령한 그대로 이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기가 왕복을 입고, 왕이 타는 말을 타고 온 성중을 누벼야 하는데 당장 나무에 높이 달아야 할 모르드개를 태우고 자기가 그 앞에서 모르드개의 영광을
소리 높여 외치며 다니게 된 것입니다(11절).
이 때 이미 하만은 자신의 파멸을 직감했는지도 모릅니다. <하만이 번뇌하며 머리를 싸고 급히 집으로 돌아가서>(12절).
자신의 바람과는 정반대의 상황 앞에서 하만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야말로 머리를 싸잡았습니다.
그리고 그 날의 그 치욕스런 경험을 아내와 친구들에게 <내가 오늘 이런 망신을 당했노라>고 진술한 겁니다.
그러자 그의 아내와 지혜로운 친구들이 말합니다. <... 모르드개가 과연 유다 사람의 후손이면 당신이 그 앞에서 굴욕을 당하기 시작하였으니 능히 그를
이기지 못하고 분명히 그 앞에 엎드러지리이다>(13절).
그가 누구든 지혜로운 사람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모르드개가 택하신 백성인 유다 사람이 맞다면 그 배후에는 하나님이 계시고 따라서 이 게임은
절대 당신이 이길 수 없고 결국은 패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 당신의 자녀들을 반드시 책임져 주십니다. 우리는 이 에스더서를 통해, 모르드개의 극적인 운명을 통해 그 점을
꼭 확인하고 배워야 합니다.
하나님은 그분의 놀라운 능력과 권능으로 우리의 위기에 찬 삶을 새롭게 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의 섭리와 역사와 기적과 주권을 믿고 기대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