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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는 4차 산업혁명, 우리는 殺氣 띤 과거 회귀

鶴山 徐 仁 2017. 1. 10. 18:21

[사설] 세계는 4차 산업혁명, 우리는 殺氣 띤 과거 회귀

입력 : 2017.01.10 03:14

정치가 막가고 있다. 들어본 적 없는 극언이 난무하고 상대를 향한 저주가 판친다. 대선 때마다 '죽기 살기' 싸움이 벌어졌지만 지금 이 정도는 아니었다. 오죽하면 소비가 위축되고 국민이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라는 소리마저 나온다. 여야 싸움만이 아니다. 여여끼리, 야야끼리도 무슨 원수들처럼 싸운다.

국민은 별 관심도 없는 새누리당은 매일 자기들끼리 치고받는다. 인적 청산, 악성 종양, 할복, 좌익 목사, × 싸놓고…등 주고받는 말들도 하나같이 독기를 품고 있다. 어제는 당내 최다선 의원이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고소했다. 전례 없는 일이다. 이 비대위원장은 의원들 수십 명에게서 '거취 위임장'이라는 것을 받았다. 자신의 탈당 여부를 알아서 하라고 맡기는 내용이라 한다. 우리 정당사에서 연판장은 많았지만 이렇게 개인의 당적을 놓고 줄을 세우는 위임장은 처음 본다. 아무리 쇠락해가는 당이라고 해도 최소한의 품위는 있어야 한다.

그제 박원순 서울시장은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기득권 대표 세력'이라며 '청산 대상'이라고 했다. 사람을 향해 좀처럼 하기 어려운 '청산'이란 말들이 이제 예사로 나온다. 문 전 대표 역시 '(법으로 안 되면) 혁명' '대청소'라는 등 섬뜩한 말들을 입에 달고 산다. 극성스럽기로 유명한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은 야권 내 경쟁자들에게 떼로 몰려다니며 문자로 욕설 폭탄을 날려 겁박한다. 이재명 성남시장 같은 이는 상식 밖 주장을 득표 수단으로 삼고 있다.

여야 모두에서 극단적 대결 정치, '너 죽고 나 살자' 정치가 득세하고 있고 이 흐름이 대선판으로 그대로 연결돼 더 증폭될 것이다. 이런 비타협적 자세, 살기(殺氣) 띤 공격, 분노에 찬 매도가 대중의 환호를 받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금 인터넷 포털 사이트나 SNS에서는 하루 종일 상대를 헐뜯는 욕설로 넘쳐난다. 차분한 의견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 좌우 다 마찬가지다. 야 3당이 새누리당을 '부역자'라고 공격했다가 지나치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부역자 공격'이 없어지지 않고 더 횡행하는 것도 이런 분위기 탓이다. 이제는 합리적인 주장은 아예 설 자리 자체가 없다. 원한에 찬 세 대결과 힘 대결이 어떤 폭력 사태를 부를지 모른다. 이미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는 4차 산업혁명으로 달려가고 있다. 이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에서 뒤처지면 미래를 송두리째 잃는다고 한다. 올라가느냐 탈락하느냐 경계선에 있는 나라의 유력 대선 주자가 가진 패러다임은 100~60년 전의 '친일' 논란이다. 정치권의 한쪽은 40년 된 낡은 통치를 하다 파국을 맞고, 다른 한쪽은 40년 전 운동권 사고방식을 들고 다시 권력을 잡으려 한다. 국민이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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