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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평택 화재현장 인명 구했던 '美 여군의 죽음'

鶴山 徐 仁 2016. 7. 3. 10:31

[길] 평택 화재현장 인명 구했던 '美 여군의 죽음'


입력 : 2016.07.02 03:00 | 수정 : 2016.07.02 23:03


양팔·두 다리에 화상 입으면서 일가족 구해낸 로저스 하사
주한미군 마치고 본국 복귀했는데 화재 21일 뒤… 가슴 통증 사망
朴대통령 "애도"

시에라 로저스

주한 미군으로 근무할 때 화재 현장에 갇혀 있던 일가족 4명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화상을 입었던 미 여군 하사가 화재 발생 21일 뒤 미국에서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일 미군 기관지인 '성조지(Stars and Stripes)' 등 외신에 따르면 주한 미7공군에서 1년간 근무를 마치고 미 플로리다주 공군 기지로 전출된 시에라 로저스(Rogers·26·사진) 하사가 지난 5월 20일 가슴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숨졌다.

로저스 하사는 오산 기지에 근무하던 지난 4월 29일 오후 6시 20분쯤 경기 평택시 신장동 4층짜리 주상 복합 건물 화재 현장에서 4층에 갇혀 있던 나이지리아인 프레셔스 에니오코(여·30)씨와 1, 3, 4세 자녀 셋을 구했다. 그는 퇴근 후 이 부근을 지나다 불길이 치솟는 건물 안에서 비명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연기가 자욱한 계단으로 뛰어 올라갔다. 에니오코씨 집의 철제 현관문은 불에 시뻘겋게 달궈져 열 수 없는 상태였다. 그는 방범창을 발로 차 깨고 집 안으로 들어간 후 에니오코씨 가족을 데리고 베란다로 갔다.

그는 "먼저 내려가서 밑에서 받아줄 테니 뛰어내려라"고 한 후 베란다 너머에 걸려 있던 폐전선을 붙잡고 15m를 내려왔다. 로저스 하사는 이 과정에서 양팔과 두 다리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이를 본 다른 미군 10여 명과 시민들이 인근 상점에서 이불 30여 장과 베개 수십 개를 구해와 바닥에 추락용 쿠션을 만들었다. 에니오코씨는 아이들을 차례로 떨어뜨린 후 자신도 뛰어내렸다. 이 가족은 시민들이 설치한 쿠션 덕분에 다치지 않았다.

로저스 하사는 화재 직후인 5월 초 본토로 전출돼 일주일간 고향인 텍사스주에서 휴가를 보냈고, 플로리다 공군 기지로 귀대하는 도중 사망했다. 로저스 하사의 어머니는 미 방송 매체와 인터뷰에서 "딸이 온몸에 입은 화상 때문에 고 통스러워했다"며 "그러면서도 딸은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가도 창문을 걷어차고 (그들을) 도우러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지난달 24일 오산 기지에서 열린 로저스 하사 추념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이왕근 공군작전사령관(중장)을 통해 "로저스 하사와 유족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추념식에는 에니오코씨 가족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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