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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 매출 사상 첫 감소, 大혁신 없으면 '일본化' 피할 길 없다

鶴山 徐 仁 2015. 11. 26. 20:03

[사설] 기업 매출 사상 첫 감소, 大혁신 없으면 '일본化' 피할 길 없다

입력 : 2015.11.26 03:23

작년 우리나라 기업들의 매출이 사상 처음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2257조원을 기록했던 기업 매출이 작년 2231조원으로 26조원(1.2%) 줄었다고 한다. 기업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1.4%)은 물론 도·소매업(-5.1%), 숙박·음식점업(-3.0%), 부동산·임대업(-10.2%) 매출도 줄었다. 기업들의 마이너스 성장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이 부진했던 영향이 컸다고 한다. 경제의 엔진 역할을 해온 기업들의 성장이 뒷걸음질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기업 매출 감소를 이대로 방치했다간 경제규모 자체가 쪼그라드는 최악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대내외 경제 환경을 보면 불길한 신호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수출은 올해 2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세다. 전 세계 수요가 부진해 당분간 상황이 나아지지도 않을 것 같다. 유가 하락으로 생산자물가는 마이너스 3~4% 수준을 오가며 5년 만의 최저(最低) 수준이다. 수요가 적은데 중간 재료 값이 떨어져 제품가격이 내리면 기업 매출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생산가능인구는 내년 3600만명을 정점으로 줄어든다. 기업과 경제의 성장을 뒷받침할 인력마저 쪼그라드는 것이다. 정부 내에선 "올해 기업 매출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올해 2%대 성장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경제전문가들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다.

나라 경제가 한번 쪼그라들기 시작하면 되돌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일본을 보면 알 수 있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1995년 5조3339억달러에 달했다. 이후 불황에 인구감소까지 겹쳐 내리막에 접어들더니 지금까지 원래 수준에 돌아가지 못했다. 1990년대 제로금리와 무제한 돈 풀기, 2000년대 수도권·노동 규제 완화와 우체국 민영화 같은 별의별 정책을 다 동원했지만 초기 대응에 실패해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일본의 국내총생산은 글로벌 위기 이후인 2009~2012년 잠시 5조달러 선을 넘겼다가 다시 줄어 작년 4조1162억달러까지 떨어졌다.

기업의 매출 감소는 우리 경제가 일본처럼 돌이키기 힘든 내리막에 접어들려 한다는 중대한 경고음이다. 당장 기업 구조조정과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경제도 '일본화'의 길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기업들은 자발적인 사업 재편과 신산업 투자에 나서야 한다. 정부와 금융계는 8만개에 달하는 좀비기업 정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 조(兆)단위 적자를 낸 조선, 건설, 해양, 플랜트 업종의 한계기업들을 이대로 두고는 제조업의 재도약은 기대할 수 없다. 누구보다도 정치권이 기업 매출 감소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 국회는 더 이상 노동개혁법과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기업 구조조정 촉진법 같은 개혁법안 처리를 미뤄선 안 된다. 이제 더는 시간이 없다는 것을 정치권과 정부, 기업 모두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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