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의 내일을향해쏴라
'김현 사건'은 특권층과 공공기관이 합작한 '작은 세월호 참사'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입력 : 2014.09.29 08:13
필자는 지난 9월 1일부터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대표 자격으로 광화문 동아일보 앞에서 천막을 치고 세월호특별법 반대, 국회선진화법 폐기, 국회해산을 촉구하는 농성을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세월호 유족 측, 혹은 유족 비호세력으로 파악되는 무리들로부터 욕설 등 언어폭력과 물병, 심지어 돌멩이 투척 등의 물리적 폭력 위협에 시달려왔다.
개중 우리 측 천막과 스피커를 걷어차는 인물 한 명을 필자가 직접 잡고는 경찰에 즉각 신고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붙잡힌 혐의자의 말이 가관이었다.
“어차피 세월호 유족 측이라 하면 경찰에서는 그냥 다 보내준다.”
필자는 더 붙잡고 있다가는 쌍방폭행으로 몰릴 우려가 있어, 일단 사진을 찍은 뒤 그를 놔주었다. 그는 세월호 유족 측이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 쪽으로 유유히 걸어갔다. 필자가 1분쯤 뒤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게 그를 체포하라고 요청하자, 경찰 측은 “더 시끄러워질 수 있다”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런 사건을 겪은 필자 입장에서는 새정치연합의 김현 의원, 전 세월호 대책위 간부들이 저지른 대리기사 집단폭행 사건 소식을 듣자마자 “결국 올 것이 왔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일단 서울시민들의 여가생활을 위해 그 어떤 정치적 행사도 열 수 없는 광화문 광장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법에 대해서 서울시와 경찰 등 공기관 그 어디서도 문제를 삼지 않고 있다. 세월호 유족들이 불법의 경계선에 대한 인식이 흐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저들은 광화문에서와 마찬가지로 대리기사 좀 폭행했기로서니 경찰이 자신들을 체포할 수 없을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영등포경찰서는 현장 폭행범들을 저들의 기대대로 풀어주었다.
불법적 폭력에 대해서는 김현 의원도 단골손님이다. 김현 의원은 대선 직전 국정원 여직원의 집을 50여명의 당원들과 함께 불법적으로 감금한 혐의로 벌금 200만원에 약식 기소된 바 있다.
김현 의원은 또 강기정 의원이 국회에서 대통령 경호원을 폭행한 사건 때도 현장에 있었다. 당시 강기정 의원은 경찰경호대 버스를 보고 “야 이 새끼들, 너희들이 뭔데 여기다 차를 대놓는 거야. 차 안빼?” 라면서 발길질을 했다. 이에 경호원이 붙잡으며 항의하자 바로 김현 등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누가 함부로 국회의원을 잡고 그래, 안놔?” 등의 발언을 하고, 강기정 의원은 뒷머리로 경호원의 얼굴을 가격하며 상해를 입혔다. 이때 김현 의원은 상해당한 경호원을 향해 “너 깡패야!”라며 반말로 호통을 치기도 했다.
강기정과 김현 의원 등이 개입된 국회에서의 대통령 경호원 폭행사건이야말로 이번 대리기사 집단 폭행사건의 전초였다. 공무 수행 중인 대통령 경호원을 폭행하고도, 이들은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고, 법적 처벌도 받지 않았다. 공공기관 감사권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의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불법을 무마시킨 것이다.
문제는 새정치연합의 내부 구조이다. 최근 전북대 강준만 교수는 ‘싸가지 없는 진보’라는 책을 펴내면서 새정치연합 소속 정치인들의 싸가지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었다. 김현 의원과 같은 행태에 대해 오히려 더 잘 싸운다며 당내에서의 입지가 강화되는 기현상이 반복되면서, 새정치연합이 점점 더 중도층 유권자로부터 외면받는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새정치연합의 대표격인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까지 받은 김현 의원 건에 대해 아무런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반면 당의 온건노선을 강조하는 조경태 의원, 김영환 의원 등에 대해서만 수시로 경고성 발언을 남발한다.
더 나아가 새정치연합 소속 이석현 국회부의장, 최민희 의원 등은 오히려 김현 의원을 두둔하기 바쁘다. 그 이전 사건인 국정원 여직원 불법감금, 대통령 경호원 폭행 사건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러니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은 이미 다 드러났다. 국민의 안전은 안중에 없고 오직 자신들의 사익을 위해 불법적으로 과적 선박을 운영한 청해진해운, 이런 불법을 제대로 감시하고 단속하지 못한 공공기관의 나태함 혹은 유착이 맞물리면서 벌어진 참사였다.
세월호 유족들과 김현 의원은 이런 세월호 참사를 방지하기 위한 특별법을 논의한다며 야밤에 술을 마셨다. 그리곤 국회의원과 세월호 유족이라는 특권적 신분을 몰라본다며 평범한 대리기사를 야간 집단폭행 해버렸다. 이를 현장에서 체포하여 수사해야 할 영등포경찰서는 이들을 병원에 모셔다주며, 이른바 알아서 기었다. 바로 특권층이 사적인 욕망으로 불법을 저지르고, 이 불법을 알아서 모시는 공공기관의 유착, 바로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똑같다.
크고 작은 세월호 참사는 지금 이 시간에도 국회와 광화문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변희재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政治.社會 關係'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설]문희상, 세월호법 당론도 없이 ‘회담 쇼’ 하자는 건가/ 동아일보 (0) | 2014.09.29 |
---|---|
"한국, 미·중 균형외교 펴지만 결국 한·미동맹이 대세 될 것"/ 중앙일보 (0) | 2014.09.29 |
설훈 의원 보좌관, 음주측정 거부하고 경찰관에 욕설/ 프리미엄조선 (0) | 2014.09.29 |
비겁한 국민은 도태 된다! (0) | 2014.09.28 |
<논평>‘ '세월호특별법'을 '피해자보상법'과 '사고방지법'으로 이원화 하자!!(선개추) (0) | 2014.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