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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향기] 공병호 박사의 "멋진 인생, 오늘부터"

鶴山 徐 仁 2014. 9. 24. 11:09
멋진 인생, 오늘부터
공병호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서울대의 이상묵 교수가 어떤 언론기관과 한 인터뷰에서
“제가 서울대 교수가 되었을 때 한 후배가 ‘서울대 교수가 정년퇴직을 했을 때 그렇게 자신의 생에 대해서 크게 만족하는 사람이 드물다. 그런데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은퇴할 때가 되면 학자로 성공한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사회봉사를 많이 한 것 같지도 않고, 학생을 제대로 키운 것 같지도 않아서,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게 여긴다.’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여러분, 이 이야기를 한 이상묵 교수는 불의의 사고 때문에 전신 마비가 되었던 분이지요.
저는 이 인터뷰를 인상 깊게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영국의 평론가이자, 문필가이기도 한 찰스 핸디가
“은퇴할 때가 되어 나이를 많이 먹게 되면 무슨 생각이 들까?” 하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 적이 있는데,
“나는 과연 멋지게 살았다.”라고 회고할 수 있을지 한번 생각해 볼 것을 권하는 찰스 핸디의 이야기가 문득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찰스 핸디는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자유분방한 시대에서 좀 더 자유롭게 살지 못했고, 좀 더 일찍 경제관념에 관심을 가졌다면 돈을 더 많이 모을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고, 정치에도 나름 이점이 있기 때문에 그곳에 기웃거렸으면 관직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고, 또 궂은일에 손을 담글 수 있었다면 가난한 사람이나 실업자와 같은 사회의 외진 곳에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모든 일들을 생각해 볼 때 아쉬움뿐이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찰스 핸디는 한때 성직자가 되기 위해서 주교를 만나 대화를 나눈 부분을 이야기로 옮기기도 합니다.
“제가 성직자가 되면 어떠할까요?”라고 묻자,
주교가 “지금 있는 자리에서 지금 하는 일을 하게. 자네는 사제들이 결코 만나지 못하는 그런 사람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은가? 그런 위치를 활용해서 옳은 일을 하게나.”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이와 같은 내용을 보면서 우리가 한번 깨우칠 수 있는 것은 찰스 핸디가 이미 결론을 내린 부분입니다.
사람은 모든 일을 다 경험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라.”
이 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에우다이모니아’라는 단어에 대한 해석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유전자가 우리 자신을 어느 정도 규정하지요.
얼마나 예쁠지, 얼마나 똑똑할지, 얼마나 운동을 잘할지, 또 어떤 분야에서 적임자가 될지 같은 부분을 유전자가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찰스 핸디는 아주 재미나는 이야기를 합니다.
나이를 먹어 가면서 점점 머리카락이 빠지게 되지요. 그래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이발사에게 물어봅니다.
“어떻게 머리카락이 좀 빠지지 않는 방법이 없을까요?”
이발사가 아주 대단한 조언을 해 줍니다.
“태어나기 전에 부모님을 바꿨어야죠.”

여러분, 나이를 먹어 간다는 것은 점점 가능성의 문이 좁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지요.
우리는 모든 일을 다 선택할 수가 없습니다. 때로는 아쉬움이 들 때도 있지요.
그러나 그 아쉬움조차도 ‘우리 자신이 위안으로 삼아야 할 부분 가운데 하나이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살면서 때로는 ‘이런저런 일을 했더라면 더 나은 인생이 펼쳐졌을 것 같은데.’와 같은 아쉬움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시간을 ‘좀 더 충실하게, 좀 더 아름답게, 좀 더 재미있게, 좀 더 유익하게’ 보내는 것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라.”
이와 같은 조언은 스스로 매사를 다 잘할 수 없으며, 그와 같은 이유 때문에 포기하는 것도 불가피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내용이라고 봅니다.

여러분, 늘 은퇴하거나 노년이 되었을 때, 자신의 인생이 정말 멋진 인생이었다고 회고할 수 있도록 오늘 하루도 멋지게, 열심히 사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