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8.18 05:44
- 이용수 정치부 기자
그러나 북한이 조화 전달을 이유로 들어 고인(故人) 측 인사들을 개성까지 불러들인 것은 상식이나 예법, 국민 정서에 비춰볼 때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 등의 행동이 적절했느냐는 점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북에서) 오란다고 장관까지 지낸 분들이 무작정 올라가면 북한이 우리를 어떻게 보겠느냐"고 했다.
비슷한 논란은 2년 전에도 있었다. 2012년 9월 통일교 문선명 총재가 사망하자 북한은 평양에 분향소를 차리고 통일교 측에 "조문받으러 오라"고 했다. 당시 상주(喪主)이자 장례위원장인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은 상가를 비워가며 방북해 김정은 명의의 조화를 받아와 뒷말이 나왔다.
박 의원이나 임 전 장관이 꽉 막힌 대북관계를 어떤 식으로든 풀어보겠다는 생각에서 방북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방법이 상식과 예법에 어느 정도 부합해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다.
우리가 북한의 이 같은 부적절한 요구에 끌려가면 앞으로 북한은 더 안하무인 격으로 나올 수 있다. 자기들이 떼쓰고 버티면 남측이 쌀도 주고 비료도 줄 것이라고 여길 것이다. 이미 북한을 바라보는 중국 등 국제사회의 시각은 싸늘한데 북한이 계속 이 같은 착각에 빠져 있도록 빌미를 줘선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