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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철수式 '새정치 실험' 실패가 남긴 것/ 조선닷컴

鶴山 徐 仁 2014. 8. 2. 10:35

[사설] 안철수式 '새정치 실험' 실패가 남긴 것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입력 : 2014.08.02 02:56 | 수정 : 2014.08.02 03:02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가 7·30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은 단순히 정치인 안철수의 진퇴(進退) 차원에서만 볼 일이 아니다. 그보다는 지난 2년 반 동안 한국 정치의 가장 중요한 화두였던 안철수발(發) '새 정치 실험'이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는 의미가 더 크다.

'새 정치'를 외친 사람은 안철수 개인이었지만 거기에는 정치 개혁을 바라는 상당수 국민의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부각된 '안철수 현상'은 지역주의에 매몰된 채 정파적 이익만 앞세워 갈등과 대립을 반복해 온 기성 정치권을 향해 국민이 꺼내 든 옐로카드였다. 그런 바람이 IT 기업 CEO 출신인 정치 신인 안철수에게 몰렸던 것이다.

그러나 정작 안 전 대표는 새 정치 구호만 열심히 외쳤을 뿐 그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한 번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국회의원 정수 축소' '의원 세비 삭감' '기초 선거 공천 폐지' 등 그가 내놓은 제안들은 정치 개혁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었다. 이 때문에 인기 영합주의라는 비판을 받았다.

안 전 대표는 더 나아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앞세워 '낡은 정치'와 손잡거나 타협했다.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당 창당이 여의치 않고 자신의 지지율도 하락세를 보이자 그간 '청산(淸算) 대상'으로 지목했던 구(舊)민주당과 합당한 게 결정판이었다. 그는 광주시장 선거와 광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자기 사람을 내리꽂는 '전략 공천'까지 했다. '지역주의 타파'를 새 정치의 제1 과제로 내세우고서도 정작 호남을 자신의 중심 지지 기반으로 묶어두기 위해 이런 무리수를 뒀다.

안 전 대표는 정치를 시작하면서 "극단적인 반여(反與) 대결 정치가 아닌 민생만을 바라보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었다. 그래놓고 제1 야당 대표가 된 뒤엔 진영(陣營)의 울타리 안에 자신을 가둬 버렸다. 세월호 참사 수습 같은 국가 중대사를 두고 말로만 '초당적 협조'를 약속했을 뿐 실제로 타협과 협상의 리더십을 보여준 적이 없다.

안철수 실험의 실패가 안 전 대표 개인의 잘못만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기성 정치권의 집요한 견제와 방해도 심각했다. 실제 기초선거 후보 불공천을 비롯해 안 전 대표가 '새 정치'의 명분으로 시도했던 조치들은 여야 모두로부터 거부당했다.

'안철수 실험'이 일단 실패로 막을 내렸다고 해서 정치 혁신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까지 함께 사그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국민은 지난 6월 지방선거와 이번 재보선을 통해 국민의 편에 서서 변화하지 않는 세력에게는 언제든 퇴장(退場) 카드를 들이댈 것임을 보여줬다. 여야는 2016년 4월 총선까지 어떤 전국 단위 선거 일정도 잡혀 있지 않은 앞으로 20개월 동안 정치 개혁에 관한 근본적 처방을 함께 찾아야 할 것이다. 정치가 살고 대한민국이 살려면 꼭 그렇게 해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