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무기 리포트> 한반도의 남-북-미 무인기 전쟁
유용원
금주 발매중인 주간조선 신무기 리포트에선 북한 소형 무인기 파문을 계기로 한반도의 남-북-미 무인기 전쟁을 다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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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남·북·미 무인기 전쟁
유용원 조선일보 논설위원·군사전문기자
지난 2009년12월 오산 미 공군기지에 가오리처럼 무인항공기 한대가 나타났다. 그때까지 외부에 존재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미국의 극비 스텔스 무인정찰기 RQ-170 ‘센티널’(Sentinel)이었다. 센티널은 그뒤 비밀리에 수개월 동안 오산기지를 뜨고 내리며 한반도에서 정찰 활동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센티널은 레이더에 잡히지 않도록 특수 스텔스 설계가 이뤄졌기 때문에 북한 지역 상공에서의 정찰작전도 실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센티널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전에 처음으로 투입됐지만 정체가 확인되지 않아 ‘칸다하르의 야수’라는 별명을 얻었던 극비 무기다.
제원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이 없다. 날개폭 12m 이상, 높이 1.5m 정도이고 GE(제너럴 일렉트릭)사의 터보팬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1년 5월 미국의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인 ‘제로니모 작전’ 때도 이 센티널이 투입돼 빈라덴 은신처 상공을 맴돌며 작전상황을 백악관 상황실에 실시간으로 전송했다고 한다.
하지만 2011년12월 이란에서 센티널은 최대의 위기를 맞는다. 이란이 자국 영공내에서 비행중이던 센티널을 추락시켰던 것. 이란은 확보한 센티널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는데 비교적 멀쩡한 모습으로 등장해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이에따라 이란이 센티널을 대공포 등으로 격추한 것이 아니라 미 본토에서의 원격조종 데이터 링크를 해킹해 강제 착륙시킨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미국측은 특히 센티넬의 첨단 기술이 이란을 통해 중국, 러시아 등에 알려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무인기(UAV)는 흔히 ‘드론(Drone)’으로 불리며 현대전의 총아로 각광받고 있다. 그만큼 미국·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 중소국에서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반도의 남북한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미 센티널 무인기의 오산기지 출현은 무인기 전쟁이 남북한간에만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은 센티널뿐 아니라 대표적인 장거리 고고도 전략 무인정찰기인 ‘글로벌 호크’ 도 괌기지에서 한반도 상공으로 종종 출동시켜 북한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 , 북한군 훈련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 ‘글로벌 호크’는 32시간 동안 비행하며 지상 30㎝ 크기의 물체도 식별할 수 있고 작전 반경이 3000㎞에 달한다. 우리나라도 8800억원의 예산으로 2019년까지 4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주한미군은 레이분과 쉐도우 중소형 무인기를 운용하며 최전방 지역 동향 등을 감시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최근 북한 무인기의 경기도 파주 및 백령도 추락사건으로 한반도에서의 무인기 전쟁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은 우리보다 전반적인 기술수준은 뒤지지만 1990년대 초반 이후 무인기 개발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여기엔 북한의 절박함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까지 소련이 건재했을 때엔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정찰위성 정보를 받듯이 북한도 소련으로부터 위성 사진을 제공받았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구 소련의 붕괴 이후 소련의 위성 사진 제공이 끊어져 북한군이 무인기 등을 통해 독자적으로 정보를 수집해야 할 처지가 됐을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은 중국 및 구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들로부터 설계도와 시제기(試製機) 등을 들여온 뒤 이를 개조해 무인기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운용중인 무인기중 러시아제로는 ‘프라체-1T’가 있다. 작전 반경 60㎞, 체공시간은 2시간이며 TV카메라를 장착할 수 있다. 별도의 궤도 발사대에서 발사되며 낙하산을 이용해 착륙한다. VR-3도 북한군이 쓰고 있는 러시아제 무인기인데 1990년대 말 중동 국가로부터 도입된 것이라고 한다. 5000m 높이까지 상승할 수 있고 90㎞까지 작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북한군이 가장 널리 사용하고 있는 무인 정찰기는 ‘방현-I·II’로 알려져 있다. ‘방현-I·II’는 중국의 무인기 ‘D-4’를 개조한 것으로 이번에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기는 방현-II를 개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무인기는 크기가 2~3m 이내여서 우리 군이 기존 레이더로 탐지하는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북한의 무인기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2012년 4월15일 김일성 100회 생일(태양절)을 맞아 평양에서 열린 대규모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무인 공격기(타격기)다. 원래 미국에서 만들어진 무인표적기 MQM-107D ‘스트리커’를 시리아를 통해 들여와 자폭형(自爆型) 무인 공격기로 발전시킨 것이다. ‘스트리커’는 동체 길이 5.5m, 날개 길이 5m로 제트엔진을 장착해 시속 400km로 날 수 있다. 북한은 무인 표적기에 소형 폭탄을 장착해 최대 600~800㎞ 떨어진 목표물에 자폭 공격을 감행할 수 있도록 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형 무인기에 비해 파괴력이 있지만 크기가 5m 이상이어서 레이더로 포착해 요격할 수 있는 것으로 군에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반해 현재 우리 군의 무인기는 현재 총 네가지다. 국내에서 개발한 ‘송골매(RQ-101)’와 이스라엘제 ‘서처(Searcher)’는 육군에, 미국제 ‘섀도 400’은 해군에서 사용 중이다. 3개 기종은 1990년대말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실전배치됐고, 현재 총 30여대가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1999년 이스라엘제 자폭형 무인기인 ‘하피’(Harpy)도 도입해 실전배치했다. 하피는 북한 레이더들의 레이더 전파를 추적해 공격하는 무인기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자폭형 무인 공격기인 ‘데블 킬러(Devil Killer)’를 개발했으나 본격적인 실전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산무기 개발의 총본산인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선 미국의 ‘프레데터’와 비슷한 중고도 무인기를 개발중이다. 군 당국은 특히 이 중고도 무인기를 토대로 각종 미사일과 폭탄을 장착할 수 있는 무인공격기도 2010년대 말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이와함께 미국·러시아·유럽·중국 등 일부 선진국에서만 개발중인 첨단 무인전투기(UCAV)도 2020년대 중반 이후를 목표로 개발중이다.
미 RQ-170 센티널 무인기-1.jpg
국산 군단급무인기 송골매.jpg
RQ-170 무인기-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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