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3.12 05:51
오보카타의 '만능세포' 논문 조작 의혹 불거지며 일파만파
공동 저자 "심각한 데이터 오류"
연구소 "논문 취소 검토 중"
올 들어 일본 과학계 화제의 인물은 단연 오보카타 하루코(小保方晴子·31·사진)다. 고베(神戶) 이화학연구소 오보카타 연구주임은 지난 1월 말 영국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스탭(STAP·Stimulus-Triggered Acquisition of Pluripotency·자극야기성 다성능 획득) 세포'라는 논문으로 스타가 됐다. 쥐의 림프구를 홍차 같은 약산성 용액에 30분 남짓 담갔다가 2∼3일간 배양, 체내 모든 조직이 될 수 있는 이른바 '만능세포'를 얻었다는 내용이다. 일본 언론은 "무명의 30대 미녀 과학자가 일궈낸 생명과학계의 쾌거" "줄기세포 치료 상용화를 앞당긴 노벨상급 성과"라며 열광했다.
그러나 한때 '영웅'이었던 그가 한 달여가 지난 지금 '비윤리 연구자'로 몰락할 위기에 처했다. "논문에 사진 조작 흔적이 있다" "만능세포로 만든 쥐의 태반 사진이 중복 사용됐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저명한 줄기세포 학자들이 오보카타의 연구 결과를 재현하는 데 실패했다는 보고도 나왔다.
지난달 중순 이화학연구소와 네이처가 진상 조사에 착수할 때까지만 해도 일본 내에서는 '설마'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 10일 논문 공동 저자인 와카야마 데루히코(若山照彦) 야마나시(山梨)대 교수가 양심선언을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가 NHK 인터뷰에서 "믿었던 연구 데이터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 우리 연구를 신뢰할 수 없다. 논문 철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일본 이화학연구소는 하루 만인 11일 "논문 취소를 포함해 대응책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오보카타는 어떤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