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넋두리
哀愁 인생여정에서 아주 우연한 만남이 40여년의 세월 속에서도 殘影으로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다는 게 참으로 오묘스레 느껴지기도 한다. 단지, 세 번의 만남이 있었을 뿐이었고, 그나마 첫 번째 만남은 대화도 없이 아내와 함께 한 경전선 열차 안에서 나 혼자서 동대구에서 진주까지 시종일관 뜨개질에 열중하고 있던 眉目秀麗한 女에게 觀察眼을 가졌을 뿐, 두 번째, 친구들과 자리를 함께 했을 때, 제대로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두 번째, 진주시내 한 식당에서, 그녀의 친구가 나의 동료 知人을 찾으려 수소문하고 자 부탁한 자리였기에 열차에서 우연하게 대면했던 여인, 未知의 그 여인을 다시 또,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 정말 우연하게 그녀 친구와 함께 만난 후 별로 사적인 대화는 못한 채 헤어졌다. 마음 속으로는 무척 아쉬웠지만 인연이 닿는다면 또 기회가 있겠지 하고, 미련없이 부대가 있던 사천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의 우연한 만남은 진주에서 나는 동대구로, 그녀는 서울로 나들이 길에 처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열차승강장에서 나는 미쳐 보질 못했으나 그녀가 열차가 출발 후 내 좌석을 찾았다. 꿈에서나 그렸을 법한 이상적인 여인을 비록, 유부남이 된 신혼의 자신이었지만 당시나 지금도 幻想에 執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만일 자신이 미혼이었다고 하면 아마 상황은 달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도 아내와는 몇년 후배이기는 하지만 서울의 명문대를 졸업한 재원이었으며, 오빠도 육사를 나온 현역 장교였고, 남친도 공사를 졸업하고 조종사로서 K-2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하였다. 나와 마지막으로 만났던 그날 나들이가 부모님의 권유에 의해 서울 S대에서 독문학교수로 재직 중인 분과 선을 보러 서울에 가는 길이었지만 남친과의 갈등이 마음에 찜찜한 상태여서 상담을 청했었다. 그녀의 남친은 공군에서 전투기조종사였고 나는 육군항공의 조종사로 근무 중이었으니 의논과 하소연 할 상대가 되지 않았나 싶다. 지금도 당시 그녀가 내게 했던 얘기들은 아직도 거의 다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그녀는 智와 德과 美를 고루게 갖추고 있는 나의 想像 가운데 참 理想型의 여인이었다. 그녀는 나의 마음 속에서 지워지지 않은 채, 내가 古稀이니, 그녀는 耳順의 중반일텐데. 가장 理想型의 여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