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한국의 무선 네트워크 사업에 진출한 데 대해 지난달 초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또 2008년 미국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화웨이가 한국 무선네트워크 사업에 진출할 경우 한·미 관계가 심하게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드러나 이 문제가 한·미 간 외교마찰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바이든 부통령은 지난달 6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정홍원 총리와 1시간15분간 면담한 자리에서 화웨이의 한국 진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으며, 정 총리는 이에 대해 “잘 알겠다”고 답변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이날 면담에서 바이든 부통령은 정 총리와 한·미 동맹의 발전 방향과 북핵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어 지난 2일에는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이 “중국 정부와 연루 의혹이 있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심각한 우려를 고려할 때 한국의 통신 인프라에서 화웨이가 큰 지분을 갖도록 한국 정부가 결정한다면 미국과 미 의회에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칠 것(go over very badly)”이라 밝혔다고 미국 인터넷신문인 데일리 비스트가 보도했다.
매케인 의원은 신문에 보낸 메시지에서 “한국은 미국의 단순한 맹방이 아니다. 미군 2만8500명이 한국 방어를 위해 전선에서 싸울 준비가 돼 있는 나라”라며 “미국의 국가안보 이해는 한국 정보 네트워크의 진실성(integrity)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신문도 바이든 부통령이 정 총리에게 화웨이의 한국 진출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서울에 우려를 표명하기 시작했으며,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는 미 정보기관들에 화웨이의 한국 진출이 미국 안보에 미칠 영향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로버트 메넨데즈(뉴저지·민주) 미 상원 외교위원장과 다이앤 파인스타인(캘리포니아·민주) 상원 정보위원장은 지난해 10월 27일 척 헤이글 국방장관과 존 케리 국무장관 등에게 서한을 보내 “화웨이의 한국 진출을 크게 우려한다”고 밝힌 바 있다. ▶8p에 계속
바이든 “中 화웨이 한국 진출 우려”
정홍원 총리에게 밝혀 … 매케인도 “한·미 관계 심하게 나빠질 것”
강찬호 기자 stoncold@joongang.co.kr | 제356호 | 2014010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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