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12.20 04:51
"리설주-장성택 염문설은 싸구려 소설"
북한 출신 피아니스트 김철웅(38) 백제예술대학 음악과 교수는 19일 조선일보의 뉴스스토리 사이트 ‘프리미엄조선(premium.chosun.com)’과 인터뷰에서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과는 어릴 적부터 친구로 자주 어울려 놀았다"며 "김정남은 북한말로는 '놀세' 즉, 놀기 좋아하는 친구로, 지도자 타입과는 거리가 먼 편이였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금 한국이 아니면 김정남을 보호해 줄 곳이 없을 것"이라면서 김정남의 한국 망명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교수는 이어 "장성택이 리설주를 통해 자기 영향력을 키우려고 했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며 “북한에서는 김씨 일가의 직계가 아닌 가족을 '곁가지'라고 부르면서 철저히 견제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리설주는 꼭두각시다. 한국에서 리설주의 공식 석상 출현 여부를 두고 설왕설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지금 한국이 아니면 김정남을 보호해 줄 곳이 없을 것"이라면서 김정남의 한국 망명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교수는 이어 "장성택이 리설주를 통해 자기 영향력을 키우려고 했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며 “북한에서는 김씨 일가의 직계가 아닌 가족을 '곁가지'라고 부르면서 철저히 견제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리설주는 꼭두각시다. 한국에서 리설주의 공식 석상 출현 여부를 두고 설왕설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 19일 정동에서 탈북자 김철웅씨가 최근 북한 정세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다 / 이명원 기자
김 교수는 지난 8월 기관총으로 공개 처형된 은하수관현악단 예술단원들과도 개인적 친분이 있다. 현재 은하수관현악단의 지휘자이자 부총장은 김 교수의 대학 동기다. 총살된 단원 중에는 김 교수와 잘 알고 지내던 8년 후배도 있다. 김 교수는 "은하수관현악단이 음란물을 제작하고 배포했다는 것은 조작된 얘기"라며 "북한에서는 음란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죄로, 신분이 좋은 단원들이 음란물을 제작하는 일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장성택 숙청 이후 관련 질문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장성택을 직접 만난 적이 있나?
"장성택은 TV에서 보는 것과 똑같다. 잘생겼다기보다는 카리스마가 있는 편이다. 80년대부터 북한 인민들 사이에서도 장성택의 인기는 대단했다. 장성택을 아는 사람들은 그가 호방하면서도 온화한 편이라고들 말한다. 장성택은 과거로 치면 암행어사 즉, 감찰반을 총괄하는 업무를 했었다. 전국민적으로 신망이 매우 두터웠다. 과거 김경희와 사귄다는 이유로 원산경제대학으로 쫓겨났을 때도 동아리를 결성해 오히려 원산경제대를 동아리 부문 1위 대학으로 올려놓을 만큼 능력도 뛰어났다. 내 여자친구의 아버지이자 장성택의 형님이셨던 장성우 전 인민군 차수 도 온화한 성격이었다."
―로열패밀리와 상당한 친분이 있었겠다.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과는 어릴적부터 친구였다. 고위층들이 사는 동네에서 자주 어울려 놀았다. 김정남의 성격을 표현하자면 호방한 편이다. 북한말로는 '놀세' 즉, 놀기 좋아하는 친구다. 지도자 타입은 아니다. 참고로 김정남 망명설이 돌고 있는데 지금 한국이 아니면 보호해 줄 곳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 김정남 일본TV아시히 인터뷰.
"그 말의 진원지가 어딘지 묻고 싶다. 소문이 또 다른 소문을 만드는 구조다. 예를 들어 얼마 전 장성택이 숙청되면서 정치범수용소에 들어가기 전에 김경희와 이혼했다는 기사를 봤다.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정치범수용소에 들어가기 전에 북한 당국은 이혼의사를 밝히도록 하는 서류를 제시한다. 거기 사인하면 바로 이혼이 된다. 아니면 같이 수용소에 가야 한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부부가 함께 수용소에 들어가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김경희가 그렇게 할 리도 없지 않나.
―장성택의 조카와도 사귄 것으로 안다.
"그 친구와 나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다. 장미래라고 한다. 덩치가 있고, 남성들과도 잘 어울리는 굉장히 털털한 성격이었다. 다른 남자들과는 툭툭 치면서 농담을 하는 친구였는데, 유독 나와는 말을 섞지 않았다. 이유를 몰랐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나를 좋아해서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4년간 러시아에 유학을 다녀왔다. 1999년에 평양에 다시 들어갔는데 그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만나기 시작했다. 약 3년간 사귀었다."
―탈북하면서 장성택 조카와 헤어졌나?
"특별히 헤어지고 한 것은 아니다. 그 친구에게는 미안하지만 말을 못하고 탈북했다. 사람들은 이기적이라고 하지만, 그 때는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은 북한 유명 배우와 결혼해서 살고 있다고 들었다. 참고로 여자친구의 오빠(장성택의 큰 조카인 장용철 말레이시아 대사. 현재 북한으로 소환된 상태다)가 있었는데, 오빠도 유명 여배우와 결혼했다. 장성택의 큰 집 자제들이 모두 한국으로 따지자면 연예인과 결혼한 셈이다."
―은하수관현악단 단원 중 숙청된 사람과 아는 사이라고 들었다.
"8년 후배인 여단원이 총살됐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어려서부터 잘 알던 사이라 당연히 마음이 좋지 않다. 동기 중에서는 현재 은하수관현악단의 부총장을 맡고 있는 김범수와 친구 사이다. 김범수는 대남방송 전문가로, 한국의 가요를 편곡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북한 체재를 선전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했었다."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지난 11월 9일 김정은과 함께 김일성 종합대학 교육자 살림집(주택)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 /조선중앙TV
"리설주는 꼭두각시다. 리설주는 김정은 없이는 아무 것도 아니다. 퍼스트레이디라고 해도 북한에서 여자가 알아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역대 퍼스트레이디 모두가 그랬다. 북한은 '곁가지 사건'과 비슷한 일이 생기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 김성애 사건 이후로 여자에게는 권력을 주지 않는다. 단순히 와이프일 뿐이다."(김성애는 북한의 여성정치가로 김일성의 두 번째 아내다. 김정일의 이복동생 김평일 폴란드 주재 북한대사의 생모이기도 하다. 김성애는 김일성 사후 김성애의 동생들이 세(勢)를 형성하다 적발되면서 숙청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은하수관현악단의 섹스 동영상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그 동영상의 실체를 본 사람이 있나? 관현악단이 야한 동영상을 보고 걸렸다면 그것은 말이 된다. 내가 학교에 다니던 시절 평양외대 남학생 4명과 여학생 2명이 섹스동영상을 보다가 걸린 것이 있다. 그 때 연루된 학생들이 평양의 대학생 전체가 모인 광장에 불려 나와 사상투쟁을 한 적은 있다. 하지만 직접 동영상을 만든다? 이것은 북한의 시스템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은하수관현악단 음란물은 없을 것이란 얘긴가?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앞서 밝혔던 것과 같이 음란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잘못으로 여겨지는 사회인데, 출신 성분이 좋은 사람들이 단체로 음란물을 찍어 이를 판매하거나 유통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은하수관현악단은 왜 숙청대상이 됐나?
"악단 소속 배우들은 대부분 음대 출신이다. 많은 학생이 어려서부터 음대에 입학해 교육을 받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훤할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친하다는 얘기다. 여기서 문제가 불거졌다. 북한은 퍼스트레이디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필요한데, 리설주와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악단 내에 많다 보니 리설주에 대한 시시콜콜한 얘기들이 술자리 등에서 불거져 나왔다. 이 중에서 다소 과장된 표현이 김정은의 심기를 건드렸을 것으로 추측한다. 결국 리설주의 우상화를 위해 없는 죄목을 뒤집어씌워 악단 관계자들을 숙청했을 가능성이 크다."
―은하수관현악단은 어떤 악단인가?
"은하수관현악단은 김정일이 김정은을 위해 김정은의 '은'을 따 만들어 준 악단이다. 그러나 김정은은 은하수관현악단의 밴드 풍의 공연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지금 북한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악단은 김정은이 직접 만든 '모란봉악단'이다. 모란봉악단은 중앙당 소속이다. 은하수악단은 최근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중앙당 소속에서 내각 소속으로 격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