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寒波 녹인 추모열기… 사랑하는 부하들 곁으로/ 조선일보

鶴山 徐 仁 2013. 11. 29. 11:00

寒波 녹인 추모열기… 사랑하는 부하들 곁으로

  •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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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11.29 03:02 | 수정 : 2013.11.29 10:28

    [故 채명신 초대 駐越 한국군 사령관, 국립서울현충원에 영면]

    故人 유언대로 병사 묘역에 안장, 참전용사·군인 500명 마지막 경례
    외아들 "아버지는 올곧았던 군인"

    "충!성! 사령관님, 편히 쉬십시오."

    사령관의 영정 앞에 헌화를 마친 부하들이 마지막 경례를 했다. 베트남전(戰) 초대 주월 사령관, 고(故) 채명신 장군은 "병사 묘역에 묻어달라"는 유언대로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제2묘역'에 잠들었다. 일반 병사들과 똑같이 화장을 하고, 유골만 안장됐다. 월남전 전사 병사들이 묻힌 제2묘역의 맨 앞열, 3.3㎡(1평) 남짓한 공간에 높이 76㎝의 화강암 비석만이 세워졌을 뿐이다.

    영하 5도의 한파에도 추모 열기는 뜨거웠다. 오전 10시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권오성 육군참모총장, 박승춘 보훈처장, 박세환 재향군인회 회장을 비롯해 500여명의 군인과 참전 용사들이 모여들었다. 권 육군참모총장은 조사(弔辭)를 통해 "불멸의 군인, 영원한 지휘관 채명신 장군님, 깊이 흠모합니다"라며 "장군님은 누란(累卵)의 위기에서 조국을 지켜낸 호국의 간성이셨고 혼돈의 시기에 올곧은 군인의 길을 걸어오신 참 군인이셨다"고 했다. 그는 "장군님이 몸소 보여주신 위대한 실천과 본(本)은 후배 장병들의 가슴 속에 영원한 가르침으로 기억될 것"이라면서 "장군님께서 물려주신 뜨거운 나라 사랑의 마음과 군인 정신을 잊지 않고 기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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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모 6·25 참전유공자회 회장은 추념사에서 "장군께서는 병상에서도 사랑하는 부하들 곁에 묻히고 싶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면서, "이 말씀이야말로 우리 장병들의 심금을 울리는 소리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말했다.

    유족 대표이며 채 장군의 외아들인 채경덕(54)씨는 "고인의 생전 뜻대로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박근혜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장관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아버지는 권세와 권력을 바라지 않으셨고 나라를 사랑하고 전우를 사랑하는 군인의 삶을 멋지게 사셨다. 다 전우들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고 했다. 국방부와 국립현충원 측은 원래 국립대전현충원 장군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었던 채 장군을 병사 묘역으로 옮기는 것에 난색을 표했지만 고인의 뜻을 존중해달라는 유가족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정양우 육군본부 예비역 협력과장(예비역 대령)은 "장군이 전역하신 지 40년이 지났는데 이렇게 많은 조문객이 온 것이 놀랍다"면서 "고인이 생전에 청렴함과 강직함을 갖춘 참 군인의 길을 걸었다는 증거 아니겠느냐"고 했다. 채 장군의 영전에서 경례한 무공수훈자회 회원 백종대(70)씨는 "사단장으로 계실 때 군에 복무했는데 군인 정신과 강개함이 대단하셨다"면서 "'병사 묘역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 존경할 수밖에 없는 분"이라고 말했다.

    채 장군은 1949년 육군사관학교(5기)를 졸업하고 6·25 전쟁에 소위로 참전했다. 육군 5사단장과 육군본부 작전참모부장을 거쳐 1965년 주월 사령관 겸 맹호부대장에 임명돼 1969년까지 베트남전 참전 한국군을 지휘했다. 이날 고인이 안장된 병사묘역은 1기당 넓이가 장군 묘역(26.4㎡)의 8분의 1 수준이다. 일반 병사들과 똑같이 봉분도, 제단도 만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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