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22일 서울 모처에서 국민행동본부 정기총회가 열렸다. 서정갑 본부장을 비롯해서 조갑제 대표, 고영주 변호사, 김성욱 대표, 류석춘 교수 등등 애국 우파 인사들이 속속 모였다. 분위기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었다.
믿었던 이명박 정부는 종북좌익 세력에게 끌려 다녔다. 일종의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배신감이 저변에 깔려 있었다. 한나라당 역시 웰빙정당이라는 별명처럼 무기력했다. 이런 한나라당을 믿고 과연 2012년 대선에서 우파세력이 정권을 재창출 할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이 짚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래서 우파 이념이 확실한 대체정당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말도 오고 갈 정도였다.
서정갑 본부장은 국민행동본부의 차후 활동전개 방향을 설명하면서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민노당(현 통진당)해산을 위해 해산 청원서를 법무부에 제출하고 국민서명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냉랭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겉으로 말은 안하지만 얼굴 표정에는 “과연 민노당(현 통진당의 前身)을 일개 시민단체의 청원으로 해산시킬 수 있겠는가”하는 반신반의(半信半疑)하는 표정이었다.
서 본부장의 발언에 이어서 고영주 변호사(국가정상화위원회 위원장)는 민노당이 왜 위헌정당인가를 법률적으로 설명했다. 고영주 변호사의 해설이 진행되는 동안 참석자들의 표정은 ‘그것을 누가 모르나? 다 알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 아닌가’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윽고 자유발언 시간에 한 분이 일어나서 발언했다.
“취지는 다 알고 동감하지만 사실 민노당 해산이라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 보면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해도 안 되는 일에 힘을 빼는 것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이 말에 참석자들의 얼굴은 내심 동감하는 듯 했다. 또 다른 한분이 일어나서 발언했다.
“우파 집회에 나가보면 모두 나이 많으신 분들만 나오는데, 좌파 집회에 가보면 새파란 젊은이들이 모여 있는 것 보면 솔직히 부럽기도 합니다. 우리도 젊은이를 모으는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고 봐요.” 이 말에 일부는 동감하는 듯 맞장구도 치기도 했다.
이에 서 본부장은 “우파집회는 평일 낮 시간에 주로 열리는데 그 시간에 젊은이가 참여한다면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닙니까? 직장이 없는 백수가 아니라면 제대로 된 젊은이가 평일 낮 시간에 집회에 참여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닙니까?”라고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민행동본부의 2011년 8월 정기총회가 있은 지 만 2년이 지났다. 민노당의 후신인 통합진보당은 위헌정당으로 헌법재판소에 제소된 상태다. 불과 2년전 만 해도 이렇게 되리라고는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한 사름은 극히 드물었다. 통진당 해산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했는데 결국 계란이 바위를 깨트린 결과가 되었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은 초인(超人)이 아니면 바보라는 말이 있다. 초인은 선견지명으로 세상을 리드해가는 사람이다. 바보는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초지일관하는 사람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굳이 구분한다면 이승만 박사와 박정희대통령은 대한민국을 바꾼 초인에 속하고, 서정갑 본부장은 바보에 속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또 한명의 바보가 있다. 김성욱 대표다. 대한민국 주도의 통일은 필연이라는 확신 하에 김성욱 대표만이 “대한민국주도의 통일 당위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불과 2년 전 만해도 통진당 해산청구가 될 것을 몰랐듯이 통일도 어느 날 갑자기 올 수 있다. 그 통일을 준비하는 이가 김성욱 대표다. 통일에 관한한 초지일관하는 또 한명의 바보다.
2년 전과는 여러모로 사회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공중파 방송에서 차단되었던 젊은 우파의 목소리는 SNS를 거쳐서 이제 종편방송에서 퍼지고 있다. 변희재 대표, 김성욱 대표, 김필재 조갑제닷컴 기자, 황장수 대표, 배진영 기자가 바로 그들이다.
젊은 우파의 아이콘이 되었다. 불과 2년 전 우파집회에는 젊은이가 안 모인다는 푸념과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이다. 콘텐츠부분도 보면 불과 2년전 만 해도 조갑제 대표의 강연이 거의 유일한 콘텐츠였다. 그러나 지금은 정규재TV, TV조선의 저격수다, 김성욱 대표의 한국자유연합이 주도하는 우파논객 토크콘서트, 최홍재감독의 eRUN-TV(이런TV), 21세기청년아카데미 등 많은 우파 콘텐츠가 생겼다.
문제는 대한민국의 법조계다. 전교조 살려주는 재판부, 채동욱 같은 검사, 종북세력 편드는 변호사, 이들이야 말로 수구중의 수구세력이다.